탄핵정국 속 치러진 이번 총선은 보수세력 대 진보세력 간의 다툼으로 번지면서 40-50대의 유권자를 잡느냐, 20-30대 젊은층을 확보하느냐가 주요관건이었다.
이 같은 정치 사회적 흐름을 반영하듯 최근 속옷업계에도 ‘보수 VS 개혁’으로 브랜드간 경쟁이 심화되고 있다.
이는 40-50년 이상 국내 속옷업계를 장악하고 있던 로컬브랜드에 대한 개혁파의 도전이며 더 이상 국내제품만으로는 니즈 충족을 할 수 없다는 소비층이 발생하면서 자연스럽게 일어나는 시대적 추세이기도 하다.
따라서 현재 속옷업계에는 그 동안 정통브랜드에 익숙해져 있는 40-50대 소비층 외에 20-30대 표심을 얻기 위한 유세전략이 치열하게 펼쳐지고 있는 것.
여성 속옷업계의 보수파라 한다면 거대 마켓쉐어를 확보하고 있는 비비안, 비너스가 가장 대표적이며 개혁파는 캘빈클라인 언더웨어, 프린세스탐탐를 비롯한 직수입 인너 멀티샵 르바디, 비바치타 정도로 정의할 수 있을 것이다.
아직까지 동업계에 내셔널브랜드와 직수입브랜드가 맞대결 할 만큼 개혁세력이 성장하지는 못 했지만 백화점의 수입조닝 확대, 소비자의 인식변화 등이 이들의 성장가능성을 뒷받침해주고 있다.
해외브랜드를 전개하고 있는 관계자들은 “빠르게 급변하는 패션시장과 비교해볼 때 속옷의 변화는 느린 편”이라면서 “소비자 수준이 업그레이드된 만큼 다양한 제품과 브랜드는 필요하다”고 말한다.
한편 수년간 국내속옷업계를 이끌어오던 관계자들은 “타 패션복종과 달리 속옷은 그 나라의 문화를 담고 있다”면서 “아무리 체형이 서구화되고 있다 해도 아직까지 사이즈 차이는 존재하며 디자인도 소화하기 힘든 부분이 상당부분 있다”고 입을 모은다.
그러나 업계 전반적으로 내다봤을 때 소비자들 선택의 폭이 넓어진 점에 대해서는 긍정적 입장이 우세하다.
또한 이 같은 개혁의 목소리가 커진 것도 속옷이 패션 아이템의 하나로 정착하면서 단순한 인너웨어 개념에서 벗어나 패션성 및 브랜드 밸류 등이 속옷본연의 역할만큼이나 중요해졌음을 시사하고 있다.
앞으로 속옷업계는 국내브랜드의 세력이 계속되리라는 보장도 없고 그렇다고 직수입브랜드가 독식할 수 있는 유통구조가 될 수도 없을 것이다.
그렇다면 서로 공존하는 가운데 선의의 경쟁은 불가피해지고 누가 더 여성의 마음을 잘 읽을 수 있느냐에 최대 변수로 작용하게 될 것이다.
따라서 업계에서는 정치판에서 벌어지듯 상대방을 비방, 우위에 올라서는 것이 아니라 서로를 배려하는 가운데 소비자로부터 냉정한 판단을 받을 수 있는 자세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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