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별전, 불경기 속 가뭄의 단비?
가격대비 가치, 그것이 인기 비결
지난해부터 부도나 브랜드 접기가 줄 이으면서 브랜드 고별전이 불경기에 브랜드사와 고객 모두에게 가뭄의 단비같다.
고급 브랜드의 신상품을 50%에 살 수 있다는 소식은 백화점 입점 고객의 발길을 모아 때로는 대박에 가까울 정도로 인기있다.
트렌드도 뒤처지지 않고 퀄리티도 상급이고 가격은 현재 동일 존의 타 매장에 비해 50% 저렴하니 소비자 입장에서는 반가운 소식일 수 있다.
요즘은 브랜드를 선택하는 것보다는 상품을 선택하는 시대다 보니 거의 비슷한 상품을 팔고 있는 각각의 매장에서 가장 저렴한 가격은 분명 최대의 선택 요건이다.
그러나 단순히 가격적인 측면으로만 고별전 문전성시를 해석한다면 오판이다.
이는 바꿔 말하면 옷 가격이 비싸서 불경기라는 오답을 내게 된다.
브랜드를 접는다는 발표와 함께 공식적인 행사로 들어가는 고별전은 아직 그 브랜드의 가치가 따끈따끈 할 때에 이뤄진다.
즉 50% 가격인하가 그 브랜드의 가치가 여전히 온기로 남아있는 상태여서 더 인기인 것이다.
신상품이 50% 라는 것이 메리트인 것이다.
애초부터 출시하자마자 곧 50%로 꺾을 요량으로 전개되는 특판 브랜드가 아니라 고감도 고급 브랜드의 위용을 과시하던 유명 일류 브랜드가, 더군다나 재고도 아닌 신상품이 50% 라니 얼마나 매력적인가?
그 50% 가격인하는 처음부터 계산되지 않았기에 상품에 들어간 가치는 그 이상으로 보인다.
그러나 만약 가격을 50%로 하향시키는 계산이 처음부터 들어가 있었다면 상품의 퀄리티나 내재 가치는 분명 저하될 수 밖에 없다.
배수의 정책이 바뀌어야하고 원가 개념이 달라져야하기 때문이다.
고별전이 인기있다는 점을 가격적인 측면서 접근하고 해석한다면 패션상품은 모두 가격이 비싸 불경기를 더 뼈저리게 체감한다는 단순 논리에 빠진다.
그렇다면 올들어 연중세일이라는 백화점의 역신장은 어떻게 가능한가?
음성적인 10% 상시 세일은 물론이고 거의 매달 세일 이벤트를 만들어 전 브랜드를 동참시키고 있는 상황서 회복세를 보이는 브랜드가 몇이나 되는가?
세일력폭이 적어서라면 고별전처럼 50% 세일을 지속시킬수는 없는 노릇이다.
2년만에 접는 브랜드의 고별전을 보면 매장에 발디딜 틈도 없고 점원들도 정신없이 바쁘다.
2년 정도면 브랜드의 인지도도 어느 정도 알려졌고 상품력도 안정됐고 매니아층도 어느 정도 확보할 기간이다.
이 상태에서 고별전은 브랜드 탄생에서 최고의 주가를 올린 순간에 이뤄지기도 한다.
브랜드사의 내부야 곪아 썩어지든 어쨌든 소비자의 입장에서는 유명브랜드로 인지한다는 사실이다.
향후 2, 3년을 더 버텨야 한다는 사실에 브랜드사들은 투자를 접고 브랜드를 포기한다.
그리고는 고별전이 이어진다.
모든 브랜드가 고별전처럼 연중 50% 세일을 할 수도, 가격의 마지노선을 더 이상 붕괴시킬 수도 없다.
명품도 세일하고 중가도 초저가 기획전으로 1, 2위의 매출을 올리는 시기다.
특히나 고별전에 고객이 몰리는 이유는 50% 라는 가격 대비 가치가 높기 때문이다.
고가 브랜드의 상품력, 브랜드 로열티, 인지도가 경쟁브랜드사들의 그것과 비슷하거나 높거나 다소 낮거나 한 상태에서 50% 가격인하는 큰 메리트다.
가격대비 가치의 부분이 바로 고별전이 인기있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