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백화점 제화 부문 MD 개편이 서서히 진행되고 있어 제화업계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2000년 들어 매출이 최저치를 기록하며 고전을 면치 못한 백화점 3사가 부진 타개책을 강구하고 변화의 조짐을 보이고 있다.

백화점 업계에 따르면 제화업계가 고질적으로 ‘만행’을 저질러 온 디자인 카피문제에 대한 제재를 가하고 자사 브랜드에 대한 고유 컨셉을 유지, 강화토록 하기 위한 방편을 마련 중이다.

또한 욕구가 다양해진 고객들의 만족도를 높이고 유입을 강화하기 위해 제화 부문의 브랜드별 ‘특화존’을 형성키로 하고 캐릭터, 캐주얼, 드레스, 라이센스, 내셔널, 직수입 브랜드 등 다양하고 차별화된 브랜드들을 선보인다는 전략이다.

백화점 관계자는 “장기화된 불황기에 외형적인 몸집불리기에만 급급한 제화 업체들이 타사의 히트 아이템만을 슬쩍 카피하는 상황이 되풀이되는 악순환이 이어지고 있다”며 “이는 결국엔 유통업체와 제화업계 모두에게 불이익을 가져다 주는 원인이 되므로 명확한 브랜드 컨셉을 제시하지 못하거나 차별화 전략을 강구하지 않는 업체는 도태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외에도 지방백화점의 몸집을 불리기 위해 지방백화점에서 선점을 하고 있는 내셔널브랜드의 입지를 키운다는 전략이다.

금강제화를 비롯한 내셔널브랜드는 우선 유통망을 대거 확보해 놓은 장점이 있고, 서울에서뿐만 아니라 브랜드 인지도 값을 톡톡히 해내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판단된다. 또 중국 생산 아웃소싱 등으로 최근 상품권보다는 현금으로 대체할 수 있는 조건이 마련돼 있어 백화점측에서는 반기는 기색이다.

제화 업계 관계자는 “백화점의 부분 개편 의지가 엿보여 반갑기는 하나 일시적인 현상에 그칠 것으로 우려된다”며 “내셔널, 직수입, 라이센스 브랜드에 비해 살롱화 업계는 현실적인 한계가 많아 설 자리가 점점 더 어려워졌다”고 안타까움을 표현했다.
백화점측의 차별화 정책이 백화점과 제화 업계 모두에게 새로운 도화선이 될 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정선효 다른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