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바탕 구조조정을 치르면서 힘겹게 고부가산업으로 턴어라운드를 추진 중인 화섬업계가 이젠 과감한 R&D 투자만이 경쟁력 확보에 힘을 실어줄 것이라 보고 있다.
동업계 관계자들은 “범용사는 선발국과 후발국간의 품질격차를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비슷한 수준에 이르렀다”면서 “한국산 제품에 메리트를 부여하기 위해서는 다기능성 복합소재 및 산업용, 특수의류용 섬유를 개발하는 것이 가장 유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덧붙여 최근 몇 년간 화섬업계에 대해 이같은 대응방안을 꾸준히 제시해왔으나, 실질적으로 국내 화섬메이커 가운데 R&D 투자에 매출대비 1%이상 하는 곳은 거의 없다고 지적했다.
일본 화섬산업의 예를 들어, 총매출의 4-5%대가 연구개발비에지출되고 있으며 이는 지난 80년대부터 현재까지 이어져 놀랄 만큼 기술력이 발달, 화섬 선진국으로서의 면모를 갖췄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다.
또 최근에는 나노기술까지 적용해 한 단계 업그레이드된 제품출시가 활발히 진행되며 산업용도 자동차 에어백, 선박용 로프, 안전복, 메디컬 섬유까지 다양한 분야에 개발되고 있는 것도 주목해야 할 부분이다.
국내 화섬업계는 2000년대 초반까지 외형위주의 성장을 핵심목표로 삼았다면 내년에는 반드시 기술력 확보, 첨단산업으로의 발전 등 질적성장을 과제로 삼아야 한다는 것이 업계 중론이다.
IMF 때 부채부담을 안고 새한, 고합, 동국합섬(현 동국무역) 등이 워크아웃에 들어갔으며 대하화섬은 문을 닫고, 한일합섬은 법정관리, 금강화섬은 화의신청을 하는 등 시련을 겪었다. 그러나 현재 새한, 동국무역 등은 실적호조로 정상화에 근접하게 다가서고 있다는 평가다.
올해는 원자재가 상승, 범용사 판매 부진 등의 악재가 겹치면서 휴비스와 코오롱 등은 과감한 생산량 축소, 인력감축 등 구조조정을 감행하기도 했다.
이같이 여러 차례 고비를 넘기면서 명맥을 유지해온 국내 화섬업계는 앞으로 연구·개발에 매진, 장기적인 안목에서 발전을 거듭해야 할 것으로 관계자들은 입을 모으고 있다.
화섬업계, 다기능성·산업용·특수의류·메디컬까지 ‘질적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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