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하락·유가인상·원자재가 상승·오더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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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유산업 “그래도 희망은 있다”

기능성·산업용섬유 수요 급증세
아라미드·세라믹얀 개발 청신호


“한국에서 섬유생산 활동은 더 이상 의미가 없는 것 아닙니까” “위기는 오히려 기회가 되지요. 길은 찾으면 보이기 마련입니다. 문제는 길을 찾기 위한 수순이예요. 업ㆍ미들 스트림업계가 합심해서 윈윈 게임을 펼치면 한국섬유산업의 미래는 밝습니다”
환율하락ㆍ유가 고공비행ㆍ원자재가 인상ㆍ오더난 등 4大 악재가 연초부터 섬유산업을 강타하면서 섬유업계가 크게 술렁이고 있다. 악재만 가중되는 산업환경에서 섬유산업에 대한 업계인의 시각도 회의론과 기대론이 맞물리고 있기 때문이다.


섬유는 성장산업이라는 대명제에도 불구 현재 국내섬유업계를 강타한 4大 악재는 한국섬유산업의 명운을 가늠할 척도로 급부상했다. 섬유산업의 기반인 원사, 직ㆍ편물, 염색 등 주력산업 대부분이 4大악재 앞에서 옴짝달싹 못하고 있다. 게다가 지난 20여년간 설비 증강에 따른 볼륨생산에 길들여진 탓에 중국과 인도 등 후발섬유강국의 발호에 된서리를 맞은 무와 배추처럼 축 늘어졌다.


지난 해 쿼터폐지 이후 중국ㆍ인도ㆍ인니ㆍ베트남 등 후발국들의 한국시장 침탈이 가속화되고 있는 가운데 올들어 설상가상으로 환율하락과 유가상승이 맞물리면서 섬유인의 기를 쏙 빼놓고 있다.
서울 무역업체나 대구경북 섬유산지 섬유인 모두 어디부터 손을 써야 할지 그냥 막막한 상태다. 연초부터 환율하락 속도가 터무니없이 빨라졌기 때문이다. 대부분 섬유업체들은 올 환율을 1000원에서 1050원 범위에서 박스권을 형성할 것으로 기대했으나 이는 산산조각 났다.


고부가 PET직물 수출업체인 ㅎ사의 경우 지난해 12월 1일(1달러=1035.50) 올 1월말 딜리버리로 30만달러어치(마진 5%) 오더를 받았다. 오더 물건을 선적한 후 지난 1월 31일자(1달러=970.00)로 네고한 결과 단 2개월만에 마진이 948.8달러 감소했다. 환율이 오더계약 당시와 변동이 없었다면 1만5000달러정도 마진이었으나 급락한 환율 때문에 앉아서 마진감소를 당했다. 그나마 ㅎ사는 형편이 좋은 편이다. 마진없이 수출한 섬유업체의 경우 모두 적자수출을 기록했다.


이같은 현상은 국내 섬유수출업체 80% 이상이 지난 2개월동안 맛 본 상황이다. 섬유산업에 대한 회의론이 나올 수밖에 없게 됐다. 게다가 지난해 섬유수출환경 역시 좋았던 것은 아니었다. 어려운 가운데서도 가까스로 회사를 끌고 왔는데 지금처럼 악재만 되풀이된다면 더 이상 회사를 운영할 방도가 없다는 것이다.


회의론이 난무하는 가운데서도 올해만 견디고 내년 하반기 이후부터 섬유산업에 희망적인 기대를 높이는 업체도 많다. 의류용 위주생산에서 기능성섬유ㆍ산업용섬유로 품목을 전환한 업체들이 주인공이다.
특히 기능성섬유 생산업체들의 경우 고어텍스나 심파텍스 등 외산에 잠식당한 아웃도어용 기능성섬유 시장을 국산으로 대체하자며 의욕을 드높이고 있다. 뿐만 아니라 지오텍스타일 등 토목섬유용 소재를 비롯 돕다이드 탄소섬유나 나노를 접목한 세라믹섬유를 이용한 산업용섬유 개발이 그것이다. 이를 위해 원사업체들이 폴리머 단계에서 상업화로 이어질 수 있도록 생산방향 전환이 촉구됐다.


듀폰이 생산하는 케블라의 경우 중국에서는 물건이 없어 팔지 못하는 상황이다. 중국내의 토목사업과 다리 등 건설공사 활기로 고강력사 수요가 급증하고 있기 때문이다. 수요가 공급을 초과하다보니 중국판매가격이 급등하고 있다. 듀폰한국지사의 경우 국내 공급물량을 중국 판매로 돌렸다.


산업용섬유나 토목용섬유 수요가 급증세를 보이고 있는 글로벌 시장환경은 부가가치가 높은데도 국내 화섬업체들이나 화학관련업체들은 의류용 원료생산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소재가 없기 때문에 고부가가치 섬유시장을 목전에서 뺏기는 셈이다.
최근 코오롱이 아라미드 섬유개발에 나서고 요업기술원이 나노기술을 접목 쇠보다 강한 세라믹얀 개발에 성공한 것은 한국섬유산업의 미래를 밝게 하는 청신호라는 평가로 이어지고 있다. 소재개발이 선행되는 한 섬유산업의 희망 역시 밝다는 것이다. 희망론을 주창하는 섬유업체들을 중심으로 “사양기업은 있으나 사양산업은 없다”는 공감대가 확산되면서 “현상황이 섬유산업 발전에 걸림돌이 될 수 없다”는 여론도 위기돌파의 강력한 아젠다로 힘을 보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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