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업계의 중·고가(價) 열풍이 거세지고 있다. 아울렛과 쇼핑몰 등 백화점을 제외한 유통망에서도 기존 값싼 이미지를 탈피하기 위한 바람이 불고 있는 것. 소비자의 취향 변화로 기존 저가 전략이 부진하자 유통업계는 저가 라인을 축소하고 중·고가제품으로 MD구성을 변화시키고 있다.
동대문 쇼핑몰은 ‘두타’를 중심으로 이러한 추세가 두드러지고 있다. ‘두타’는 이미 디자이너 라인과 브랜드를 입점 시키며 저가상품은 포기했다.
품질이 높아진 만큼 가격대가 상승했지만 고품질을 요구하는 고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다. 특히 잡화부문은 수제화만 고집하며 구매력 강한 고소득층 20~30대를 끌어들이는데 성공했다.
두타에서 구두매장을 운영하는 한 상인은 “저가상품을 과감히 포기해 고객이 더 늘었다”며 “디자인에서 앞서는 수제화가 고가지만 고객들은 예쁜 것에 돈을 아끼지 않는다”라고 설명했다. ‘두타’ 수제화매장들은 11만원대 이상의 가격을 보이고 있다.
중·고가를 선호하는 소비자 구매경향에 신규 오픈하거나 리뉴얼한 쇼핑몰들도 ‘두타’의 MD구성을 벤치마킹하고 있다. 리뉴얼 오픈한 ‘청대문’은 직수입라인을 늘이고 병행수입제품을 강화시켰다.
‘밀리오레’와 ‘에이피엠’도 지하에 병행수입명품 매장과 국내에서 접하기 힘든 수입 브랜드 상인을 확대시켰다.
이들 병행수입 제품들은 중·고가이지만 인기상품은 물량이 없어 즐거운 비명을 지르고 있다.
명동상권 내 쇼핑몰들도 중·고가상품 확대에 나섰다. ‘하이해리엇’은 명품 라인을 확대시켜 고객들의 구매를 자극하고 있다. ‘하이해리엇’매장 전반에 걸쳐 매출상승 정체된 상황에서도 명품라인은 꾸준한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다.
‘밀리오레’도 잡화부문에서 수제화를 강화하고 브랜드력을 갖춘 병행수입품 매장을 늘리고 있다.
아울렛 내 매출순위도 중·고가의 브랜드들이 상위권에 랭크되며 인기를 끌고 있다.
아울렛 선두업체인 ‘마리오’의 경우 폴로·타임·폴햄 등 중·고가 브랜드가 상위 매출을 이끌면서 전체매출 상승을 이끌고 있다.
이들 브랜드는 아울렛 매장에서 고가에도 소비자의 선호도가 높아 고객을 모으며 타 브랜드 매출 상승 등 시너지 효과를 내고 있다.
‘패션아일랜드’는 브랜드 인지도가 높은 ‘슈페리어’와 캐주얼의 ‘폴햄’ 여성복의 ‘마인’이 매출을 상승을 주도하며 중·고가 브랜드의 파워가 아울렛 전체매출에 상당한 영향력이 있음을 입증했다. 한 아울렛 관계자는 “소비자들은 싼 제품보다 디자인과 품질을 중요시하며 가격은 차후문제”라고 전했다.
브랜드업체 관계자는 “소비자의 성향에 맞춰 중·고가 고품질 상품에 주목하고 있다. 신규 브랜드가 런칭 한다면 중·고가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