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합섬과 HK가 끝내 파산위기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5일 대구지방법원에서 한국합섬과 채권단 관계자가 참석한 가운데 최종 관계인 집회가 열렸으나 회생계획 및 경영정상화 합의 도출에 실패했다.
이에따라 한국합섬과 HK가 지난해 5월23일 ‘통합도산법’에 의거 모색해 왔던 회생노력은 9개월여만에 수포로 끝났다. 이제 수순은 대구지법의 파산선고에 이어 정리절차만 남겨뒀다.
올해 창업 20주년을 맞는 한국합섬과 HK가 파산 절차를 밟게 됐다. 지난 1월29일 대구지방법원은 관계인 집회에서 채권단의 부동의에도 불구 2월5일까지 마지막시한으로 노사간의 진전된 ‘고통분담서’ 제출을 주문하는 등 회생의 끈을 놓지 않았으나 결국 무산됐다.
이날 한국합섬과 HK는 2월1일 전직원을 대상으로 ‘비상경영설명회’를 통해 임금동결 및 무분규 선언 등 경영정상화를 위한 자구노력의지를 담은 노사합의서를 제출했다.
그러나 채권단 중 산업은행은 신규자금 투입을 원천적으로 반대했으며 삼성석유화학은 부동의로 일관해 파산을 면치 못했다. 반면 신한은행은 한국합섬과 HK가 제출한 합의서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내 한국합섬 노사가 경영정상화에 일찌감치 한목소리를 냈으면 파산은 면했을 것이라는 지적도 나왔다.
한국합섬과 HK가 결국 회생의 벽을 넘지 못한 것은 △PEF시장의 악화 △채권단의 신규자금 지원 반대 △노의 무분규 선언 등 첩첩한 과제를 뚫지 못한게 원인이다.
그러나 노사가 자구책마련을 위해 좀더 적극적으로 움직였더라면하는 아쉬움과 함께 노조의 자승자박 파업은 결국 기업의 파멸이라는 큰 교훈을 남기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