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증시가 프로그램 매매에 따라 춤을 춘다.
지난 주말부터 6일 연속 오르면서도 불안함을 드러냈다.
전강후약의 형태로 5개의 음봉을 만들어낸 끝에 28일 1700억원이 넘는 프로그램 매물에 밀려 13포인트나 빠졌다.
29일에는 1700억원의 프로그램 매수세가 코스피 지수를 11.21% 끌어올렸다.
코스피지수 1450선을 둘러싼 치열한 공방의 한가운데에 프로그램 매매가 자리잡고 있는 것이다.
하방 경직성이 강화되고 있는 가운데 위로는 1457포인트 돌파가 관건인 셈이다.
돌파하면 전고점(1470선)을 깰수도 있을 상승세, 그렇지 못하면 내림세로 돌아서게 될 것이다.
매수와 매도중 힘의 우위가 결정되지 않아 박스권 상단인 1457포인트와 하단인 1435포인트 사이에서 왔다갔다 하고 있다.
30일 장초반 1459.69를 찍어 1460선 돌파를 시도했다. 1457포인트를 돌파하며 강한 상승세를 보였으나 프로그램 매물이 300억원 넘게 나오면서 전강후약으로 역시 음봉을 만들고 말았다.
전문가들은 1500선 돌파가 초읽기에 들어갔다는 측과 그렇지 못하다는 편으로 나뉘고 있다.
박스권에서 오르락 내리락 하며 한달정도는 시일을 끌 것이라는 견해가 우세한 편이다.
문제는 모맨텀 부재가 오도가도 못하게 발목을 잡고 있다.
미국은 여전히 불안하다. 역시 오르고 내리고를 반복하고 있다.
버냉키 연준의장이 인플레 우려와 서브프라임 모기지 불안 등 금융문제가 경기위축을 가져올 수도 있다는 견해를 내놨다.
그렇게 되면 뉴욕증시는 떨어져야 되는데 그렇지 않았다. 간밤에 미국은 지난해 4분기 GDP(국내총생산) 확정치의 상향, 신규실업수당 청구건수가 2개월 최저치로 떨어진 점을 재료로 상승마감했다.
국내 증시는 전반적으로 양호한 편이다.
재료가 없고 특별히 뒷받침될 실적이 없는데도 오름세다.
굳이 좋은 흐름의 배경을 둔다면 프로그램 매수 잔고가 4조4천억원 규모에서 3조원 미만으로 줄었다는 점. 딱히 매도 주체가 없다는 점. 올해 들어 외국인 누적매수가 2000억원으로 매도 보다 매수 쪽으로 돌아섰다는 점 등이다.
앤케리 트레이드, 미국 쪽의 불안한 소식 등은 노출된 자료이므로 주가의 발목을 잡지는 못할 듯 싶다.
주목해야 할 점은 유가가 오른다는 점과 금리 문제, 그리고 이미 글로벌 경제의 큰 축을 형성한 중국쪽의 흐름이다.
4월이 되면 어닝시즌이 시작된다.
다음주부터 시작되는 어닝시즌에 기업실적이 좋고 특별한 악재만 없다면 4월중 1500선 돌파를 기대할 수 도 있을 것이다.
그렇지 못하다면 1400선이 무너지고 1300선 중반까지 가는 홍역을 치를 수도 있다.
100포인트 짜리 폭탄을 안고 상승을 시도하는 한국 증시의 가장 큰 약점은 기초체력이 약한 점이다.
지난해 6월이후 3조2000억원 가량의 연기금 투입이 없었다면 국내시장은 어떤 모습을 보였을지 모른다.
기업자사주 매입도 한 몫 했다. 2조7000억 규모의 순매수가 큰 힘이 된 것이다.
중국은 9일째 오르며 연일 최고치를 갈아치우고 있다. 개미 군단의 위력이다.
개인들의 투기가 아닌 장기투자에 나서서 1인 10주씩만 묻어두어도 좋은 결과가 나올듯 싶다.
한편 주말 업계(섬유·의복)의 지수는 185.90으로 마감, 올들어 최고치를 기록했다.
연초의 171.96포인트에 비하면 11포인트나 뛰었다.
업계의 대장주인 제일모직, FnC코오롱은 각각 50원씩 하락했고 패션 라이벌인 한섬은 250원, 베이직하우스는 450원 올랐다.
그동안 잘 올랐던 마담포라가 320원 하락했고 VGX 인터는 340원 올랐다.
아가방은 250원 떨어졌고 보령메디앙스는 20원이 올라 대조를 이뤘다.
나산은 한동안의 오름세로 18100원까지 갔으나 15800원으로 마감, 주춤한 상태다.
쌈지는 엔터테인먼트 진출 소식 이후 3490원까지 갔으나 2640원까지 떨어져 조정을 받는 상태다.
F&F는 4410원까지 올라 올들어 최고치를 기록했으나 장막판 매물이 나와 4355원으로 마감했다.
업계의 차트는 1/4분기 실적에 따라 4월중 크게 요동칠 것으로 보인다. <韓>