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기획-좌담회] 지금 동대문 디자이너들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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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시아 의류·패션 메카로 ‘한목소리’
저가집산지·카피천국 이미지 빨리 벗어나야

마케팅·신인교육 부재… 총체적 재인식 절실
봉제는 디자인 알리는 창조적인 지식 산업
해외 쇼룸 설치 등 정부의 마케팅 지원이 관건
소량·단 납기 시스템 활성화 등 자기변신 요구돼


동아시아를 넘어 세계 의류·패션 메카로 거듭날 수 있을 것인가?
1905년 광장시장 설립과 함께 시작된 지난 100년은 동대문을 동아시아 의류·패션 중심으로 우뚝 서게 한 자랑스런 역사다. 그러나 IMF외환위기 이후 국내소비시장이 위축되면서 동대문은 깊은 침체의 늪에 빠져있다.
가격경쟁력을 앞세워 동대문패션클러스터의 가장 큰 경쟁자로 대두되고 있는 중국. 그리고 지난 100년 역사가 누적해 온 그릇된 관행은 새로운 도약을 준비해야 하는 동대문에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다.

‘저가의류집산지 동대문’은 이미 그 생명이 끝났다. 값싸고 숙련된 노동력을 무기로 무섭게 추격해 오는 중국과 동남아 국가들의 저가공세를 이겨낼 마땅한 방법이 없기 때문이다. 동대문이 동아시아 의류·패션 메카로 재도약하기 위해서는 ‘저가의류집산지’라는 기존 이미지를 버려야 한다. ‘새로운 디자인’·‘신속한 생산’·‘합리적 유통구조’를 통해 발전의 기틀을 마련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우리 안에 도사리고 있는 도약의 장애를 제거해야 한다.

신진디자이너의 의욕을 앗아가는 카피·도용의 문제, ‘메이드 인 코리아’에 대한 국가인증제도 도입, 봉제에 대한 새로운 인식과 정책적 지원, 디자이너에 대한 재교육기관의 필요성 등은 시급하다.
시장 현실이 반영되지 않은 과세기준 완화, 신진디자이너를 위한 해외쇼룸설치 지원 등 정부의 역할이 필요하다.
또한 대정부 업무를 효율적으로 수행할 수 있는 합리적인 소통창구 마련도 시급하다.


[참 석 자]
▶명유석 : 밀앤아이 대표, 여성복 전문, 동대문 경력 12년
“‘나눔과 실천’이 밤잠을 새우며 일하는 이유죠.”
▶허진만 : 진마니 대표, 데님 전문, 동대문 경력 7년
“디자인은 나를 표현하는 또 다른 방법이다.”
▶오병재 : 자이옷 대표, 남성복 전문, 동대문 경력 10년
“패션은 문화다. 수출을 통해 문화를 팔고 싶다.”
▶진행 : 송윤창 기자

- 사회= 지난 수십 년간 동아시아 의류·패션메카로 존재했던 동대문이 중국의 저가공세와 브랜드사의 공격적 마케팅 등 국내외적 요인들로 그 아성이 위협받고 있다. 최근 신진디자이너의 역할이 새롭게 조명 받고 있지만 카피·도용 등 시급히 해결되어야 할 고질적인 문제가 산적해 있다. 동대문을 지키는 전문인들로서 현실을 어떻게 느끼고 있는가?

▶명유석 대표(이하 명 대표) = 그렇다. 동대문은 지난 100년 간 국내 의류·패션산업의 메카로 그 자리를 지켜왔다. 하지만 최근 중국의 저가공세와 브랜드업체의 공격적 마케팅 등 어려움이 많다. 특히 중국은 패션산업에 대한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 아래 무서운 속도로 우리를 추격하고 있다. 거기에 국내 대규모 브랜드업체들이 OEM생산방식을 통한 가격경쟁력을 무기로 저가의류 중심의 동대문 상권을 위협하고 있다. 목전에 드러난 문제들을 타개하기 위해 ‘저가상품 집적지’라는 동대문의 이미지를 바꿔야 한다. 가격으로 승부하는 시장이 아닌 새로운 패션을 만들어내는 시장으로 말이다.

이를 위해 신진디자이너의 유입이 용이하도록 시스템을 개선하고 새로운 디자인으로 국내 패션트렌드를 선도하도록 해야 한다. 그러나 쉽지 않다. 현재 10년 이상 동대문에서 의류사업을 하신 분들이 타성에 빠져 변화에 적절히 대응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 문제다. 새로운 디자인 개발보다는 아이템 카피를 통해 저가에 유통시키려고만 한다. 때문에 동대문만의 특색이 사라지는 것이 가장 큰 문제다. 디자인 카피와 도용으로 자신만의 색깔을 보여줄 수 없는 곳에서 어떤 디자이너가 긍지를 갖고 최선을 다 하겠는가?

▶허진만 대표(이하 허 대표) = 우리 회사는 디자이너 3명이 매일 2개 이상의 새로운 디자인을 생산한다. 새로운 디자인 하나를 만들기 위해 며칠씩 밤잠을 설쳐가며 회의하고 샘플링 작업을 하는 경우도 있다. 각고의 노력으로 생산한 디자인을 매장에 전시할 때 기쁨은 느껴보지 않고 모른다.

그런데 자신의 피땀을 바쳐 만든 디자인이 시장출시 채 일주일도 되지 않아 여기저기 카피돼 유통되는 것이 현실이다. 이 경우 허탈감은 말로 표현할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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