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경기바닥으로 ‘도루묵’
미국 경기침체가 한국산 직물류의 대미수출에 발목을 잡았다. 올 들어 중국으로 건너갔던 화섬직물류 상당수 아이템이 국내로 U턴하는 현상을 보이고 있으나 서브프라임 사태 직격탄을 맞아 국내 수출업체들이 수출호재의 기회를 놓치고 있는 것.
최근 수년간 한국산 화섬직물류 수출경쟁력은 중국에 밀려 고전을 면치 못했으나 지난해부터 품질과 딜리버리 양 부문에서 불만을 보여 왔던 미국 바이어들이 한국으로 구매선을 전환시키는 추세다. 게다가 가격경쟁력 메리트 역시 올 들어 증치세 환급율 감소, 위안화 절상, 신노동법 실시에 따른 중국내 생산비용 급상승으로 상실하자 미국 바이어 대부분이 중국이탈에 나서고 있다.
이 같은 호재가 한국산 직물류의 수출활기로 이어질 것으로 기대됐지만 미국내 경기가 바닥으로 깊숙이 빠져들면서 바이어들의 구매의욕을 꺾고 있다. 뿐만 아니라 달러화 약세 현상도 바이어들의 구매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는 격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
국내 직물류 수출업체 한 관계자는 “당장 미국수출로 이어지지 못해 다소 아쉬운 감이 없지 않으나 우선 바이어들이 한국산 제품으로 눈을 돌린 것은 다행스러운 일”이라며 “미국 경기가 바닥을 탈출할 경우 바이어들의 한국산 구매로 연계될 가능성이 높다”고 기대를 높였다. 이 관계자는 또 “한미 FTA가 발효될 경우 한국한 직물류의 대미수출은 날개를 달아주는 격이 될 수 있다”며 “앞으로 가격경쟁보다 품질에 초점을 맞춘 제품생산과 마케팅에 전 업체의 공동노력이 요구 된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업체관계자는 “지난 10년간 대구산지를 중심으로 설비개체가 거의 이뤄지지 않아 생산성 면에서 경쟁력 약화가 우려되지만 차별화·기능성 위주의 다품종·소로트 방향으로 생산시스템이 정착된 상황에서 최근 경쟁력이 강화된 업체를 중심으로 설비개체 바람이 불고 있는 것은 앞으로 대미직물류 수출에 청신호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를 반증하듯 대구산지 화섬직물류 수출은 최근 중남미, 러시아를 비롯한 중앙아시아 지역, 이태리 등 신흥지역으로 급증하는 추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