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여 브랜드 ‘혈전’ 매년 20% 이상 성장
신규 브랜드 대거 출시…공급과잉 현상 우려
단순한 카피는 곧 ‘퇴보’…아이덴티티 지켜야 ‘롱런’
국내 전체 패션시장의 지속적인 경기 침체에도 불구하고, 고군분투하며 선전하고 있는 복종 이 바로 아웃도어다.
주 5일 근무제가 본격 도입된 2005년 1조원에 육박하는 규모를 형성하면서 주목받기 시작한 이 시장은 작년 1조5천억원에 이어, 웰빙 및 로하스 열풍과 함께 올해 40여개 브랜드들의 혈전 속 1조9천억원대 규모가 전망되면서 매년 20% 이상 급격한 성장률을 보이고 있다.
또한 등산인구 1000만 명 시대와 함께 다양한 아웃도어라이프를 즐기는 레저 활동인구가 해마다 비약적으로 증가하고 있고, 등산복을 등산 시에만 입는 것이 아닌 일상복처럼 착용하는 트렌드로 가파를 성장 곡선을 그리고 있다. 뿐만 아니라 여성 산악 인구도 급증하는 추세여서, 내년이면 아웃도어 시장규모가 2조원을 넘어설 것이란 전망이다.
현재 ‘노스페이스’ ‘코오롱스포츠’ ‘K2’ ‘블랙야크’ ‘컬럼비아스포츠웨어’가 5强 구도를 형성하며 전체 시장규모의 60% 이상을 선점하고 있고, ‘밀레’ ‘라푸마’가 이들의 아성에 도전하고 있다. 특히 올해는 예년과 달리 8개의 신규브랜드가 새로운 황금맥을 캐기 위해 런칭하면서, 향후 업체별 마켓쉐어를 위한 생존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전쟁터를 방불케 하듯 이미 과포화 현상을 보이고 있는 국내 아웃도어 시장에서 더 이상의 양적 성장보다는 브랜드별 고유의 정체성을 고수하면서 제품력 향상과 고객응대 서비스 및 다양한 사회공헌활동 등의 질적 성장에 주력해야 한다는 우려 섞인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양적 성장이 지속된다면 공급과잉 현상과 브랜드 별 비정상적 과열경쟁 구도가 빚어져 성장률 둔화를 초래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넬슨스포츠코리아 정호진 대표는 “최근 복종의 경계를 허물면서까지 너나 할 것 없이 아웃도어 시장에 뛰어들어 공급과잉 현상이 빚어지고 있다”며 “아웃도어는 그렇게 무분별하게 전개해선 안 되는 비즈니스다. 몇몇 브랜드들을 보면 고유의 정체성을 상실한 채 창의적인 면에서 퇴보해 가고 있는 느낌이다. 단순한 카피로 탄생한 브랜드는 머지않아 도태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실제 몇몇 브랜드들의 경우 고유 아이덴티티를 외면한 채 눈앞의 매출을 위해 디자인 카 피에 급급해하며 명확한 컨셉을 제안하지 못하고 있다. 이는 자연스럽게 매출 부진으로 이어져 R&D 재투자가 어려워지고, 품질저하 및 제품력 상실과 함께 생존 경쟁에서 도태돼 브랜드를 접는 현상까지 발생하고 있다.
케이투코리아 지철종 이사는 “업체별 질적 성장을 도모하기 위해서는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확보한 제품의 품질 향상과 소비자들 니즈에 부합한 다양하고 일상생활에 접목 가능한 아이템 개발을 지속적으로 추구해야할 것”이라며 “소비자의 선택은 결국 품질이 바탕이 된 상품력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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