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과 문화에 민감한 사람들이 찾아온다는 신사동 가로수길. 이곳에는 예술을 좋아하는 소호 거리처럼 아트적인 감성을 가진 사람들의 발길이 이어진다. 디자이너 샵과 카페, 인테리어 소품점, 와인전문점 등이 자리 잡고 있다. 하지만 대형화 상권이 이루어지면서 젊고 톡톡 튀는 디자이너 숍과 독특한 분위기의 앤틱 매장들의 개성이 사라지고 있다.
최근 가로수길은 패션을 대표하는 로드샵과 대형 프랜차이즈점이 들어서면서 ‘고급화·대형화’되고 있다.
가로수길은 미니멀, 이국정취, 앤틱스타일이 공존하는 트렌드거리로 우리나라에서 쉽게 찾을 수 없는 독특한 분위기를 만들어내고 있다. 그만큼 소비자에게 어필할 수 있는 자체 경쟁력을 갖췄다고 할 수 있다. 디자이너 샵과 카페, 인테리어 소품점, 와인전문점 등이 자리 잡고 있다. 이는 ‘신사동 가로수길’이라는 이름만으로 찾고 싶어지는 거리가 되었기 때문이다.
가로수길은 유일하게 강남에서 아트적이고 합리적인 가격대의 거리이다. 삼청동처럼 골목골목이 발달된 예술거리이다. 작업실, 쇼륨, 스튜디오, 가구, 패브릭 등의 아이디어 매장들이 가득하다. 30대가 주로 이용하는 이 거리는 아트적인 감성을 지닌 사람들이 자주 찾는다. 1년 사이 마니아들이 생기면서 많은 상점들은 높은 임대료에도 불구하고 가로수길 진입을 추진하고 있다. ‘커피빈’과 최근 오픈한 ‘스타벅스’ 까지 대형 매장들을 차례로 볼 수 있다.
이 거리의 특징은 디자이너 매장과 편집매장들의 강세이다. 골목길에는 입구부터 색다른 매장들이 눈길을 끌기에 충분하다. 약 50여개에 달하는 매장들은 디자이너만의 고유한 아이덴티티를 고집 하며 다양한 디자인을 진열하고 있다.
영동호텔 맞은편 가로수길로 들어서면 분위기 좋은 카페들이 줄지어 있고, ‘소영희·곽현주’ 디자이너 매장이 있다. 조금더 들어가면 젊은 층을 위한 저렴한 가격대의 보세매장이 있다. ‘A&H·103·카라멜’ 등 가로수길 오른쪽에 위치하고 있다. 그 반대편에는 많은 디자이너 브랜드의 매장이 그들만의 특징을 갖는다. 마니아적 성향이 뚜렷한 매장들이 자기만의 스타일을 찾는 고객들에게 어필하고 있 다. 매장 곳곳에는 가구·홈패션·패브릭·카페 등의 매장이 있어 쇼핑과 문화를 동시에 즐기는 여유 있는 쇼핑거리를 보여준다.
가로수길 골목에 작업실·카페를 운영하고 있는 쇼핑칼럼리스트 배정현씨는 “비슷한 또래의 예술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아트적인 감성을 느끼는 거리”라며 “특이하고 자기만의 것을 찾는 사람들로 대형브랜드의 입점은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가로수길의 부동산 값도 천정부지로 치솟았다. 가로수길에 위치한 공인중개사 관계자는 “명소로 소문난 후 1년 사이 임차료가 크게 올라 현재 10평 월 350만원이 평균”이라고 전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기존 가로수길에서 골목으로 옮기는 가게도 많다. 이들이 떠난 가로수길은 많은 대형 커피숍들이 차지하고 있다.
모자 편집매장 ‘모굴’을 운영하고 있는 고훈 사장은 “1년 사이에 가로수길의 분위기가 바뀌었다. 좋은 아이디어 매장과 셀렉트샵들로 예술문화를 대표하던 길이 상업적으로 변하고 있다”며 높은 임대료와 상권 상업화에 대한 아쉬움을 표현했다.
이충희 기자 [email protected]
김효진 기자 [email protected]
■WGXP 이미경 매니저
힙업 성형 효과 청바지 시선 집중
가로수길에 위치한 ‘WGXP’매장에는 힙업 효과를 위한 독특한 보정 기능성 청바지가 있다.
지난 10월1일 오픈한 ‘WGXP’의 청바지는 허벅지 윗부분을 타이트하게 조여 엉덩이를 받쳐준다. 또한 여성이 가슴을 위해 브래지어를 착용하는 것에 착안, 보정 이너웨어를 개발해 특허를 출원했다. 이너웨어는 청바지 안쪽에 부착돼 8mm와 11mm 패드 중 하나를 삽입해 힙을 성형한 것 같은 풍부한 볼륨감을 연출한다.
일본과 터키산 수입원단을 고집하는 청바지 전문 매장은 66.616㎡(옛 20평) 규모로 주 고객층은 20대 중반이며 50대 고객까지 매장을 찾을 정도로 보정기능 청바지에 대한 관심이 높다. 가격은 39만~64만원대.
‘WGXP’는 ‘우리는 긍지와 자부심을 준다(We Give Excellent Pride)’란 마인드로 고객들의 니즈를 만족시킨다. 또한 외국어에 능한 친절한 전문 매니저 때문에 외국 손님까지 자주 방문한다.
이미경 매니저는 “일반인 대상으로 다리의 라인을 연구한 결과를 토대로 최적의 아름다운 실루엣을 고집 한다”며 “블루핏 데님 시장에서 차별화된 상품으로 여성들의 엉덩이를 아름답게 보이게 만들겠다”고 말했다.
☎ 02-514-5972
■모굴 고훈 실장
개성 넘치는 모자로 꾸준한 사랑
‘모굴’ 매장은 앤틱 소품으로 빈티지를 연출한 외관이 소비자의 눈길을 끈다.
디자이너 샵인 이 매장은 2005년 9월에 오픈해 다양한 매체에서 취재하고 촬영장소로 섭외될 만큼 모자들의 개성이 넘치는 곳이다.
모자 디자이너가 직접 제작한 스타일과 미국과 일본 브랜드를 33.058㎡(옛 10평) 정도의 매장에 모아 트렌드 세터들이 자주 찾는 곳. 주 고객층은 20대 후반에서 30대이고 홈페이지를 통해 마일리지 적립으로 고객 관리를 한다.
다양한 디자인과 개성 넘치는 상품들이 디스플레이 되어 있고 주문 받아 제작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가격대는 3만~20만원, 고가상품은 60만원대이다.
고훈 실장은 “예전 가로수길에는 가구와 홈패션이 주류를 이루고 해외 유명 편집샵들이 많았으나 요즘은 상권이 상업화 하는 경향이 있다”며 “2년 사이에 주변이 많이 변했어도 ‘모굴’의 첫 모토인 ‘자신을 표현하는 강렬한 코드’는 계속 지킬 것”이라고 말했다.
☎ 02-3445-6264
■일레븐스트리스 최경진 매니저
세트코디아이템 추천 고객 만족
‘일레븐스트리스(11st)’ 매장은 차별화 전략의 일환으로 고객들에게 단품을 권하는 것에서 벗어나 세트 코디를 보여주고 마음껏 입을 수 있어 소비자들의 만족도가 높다. 지난 10일 오픈한 이 매장은 압구정동 1호점에 이은 2호점이다. 매장면적은 39.6696㎡(옛 12평) 정도이며 내부와 외관에 조명을 많이 설치해 주변 매장보다 눈에 띈다.
주 고객층은 모던하면서 자신만의 스타일을 추구하는 20대에서 30대이고 40대 고객들이 방문해 구입할 정도로 폭넓은 소비자가 유입된다. 매장 영업시간이 끝나는 시점에도 고객들이 구매하고 평일·주말 구분 없이 동일 수준의 방문객을 유지하고 있다.
클래식하고 모던한 디자이너 브랜드는 소수만 제작해 백화점에서 70만~80만원에 구입해야 되지만 이 매장에서는 26만~39만원으로 판매되고 있다.
‘일레븐스트리스’ 최경진 매니저는 “오픈한지 얼마 안 되었지만 압구정동과 비교해 에이지 타겟이 낮고 유입고객도 많다”며 “앞으로 고객 만족을 최우선으로 매장을 키워나가겠다”고 말했다.
☎ 02-540-80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