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특별 대담] 이상봉 디자이너 - “패션은 시대를 초월한 인류의 영원한 동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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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대한민국 글로벌화 원년 “패션, 문화 예술적 승화 발전해야”

입문 30주년 “이상봉의 패션 대장정은 아직 진행형…”
4월 러시아서 ‘한글’ 선풍 재현…‘아트북’등 서적 출간도


디자이너는 ‘물’과 ‘바람’ 같아야 합니다. ‘물’은 거슬러 올라가는 법이 없어요. 자연스럽게 흐르면서 정화됩니다. 또 흘러 흘러서 융화되고 강을 이루고 바다를 이룹니다. 또한 디자이너는 ‘바람’처럼 자유로운 영혼으로 변신할 수 있어야 합니다. 무게를 두고 고집에 얽매이면 새로운 문화를 받아들일 수도, 변화할 수도 없어요.

‘물과 바람같이 살자’ 이것은 제가 디자이너로서 항상 염원하는 철학이기도 합니다.새해에는 ‘물과 바람같이’ 모두가 화합하고 한국이 패션강국으로 우뚝 서는 초석을 마련하기를 염원합니다.

2010년은 대한민국 글로벌화의 원년이 될 것입니다. 디자이너는 열심히 일하고 정부와 업계가 ‘패션하는 사람’을 인정하고 많이 사랑해주는 해가 되었으면 합니다. 서로가 인정하고 화합하는 풍토를 만들어 “패션은 시대를 뛰어넘어 인류와 함께 영원하다”는 대명제를 잊지 말고 정진해야 할 것입니다.

디자이너 최고 영예 대통령상 수상
한국을 대표하는 디자이너이자 패션문화의 전도사로 불리우는 이상봉. 2010년은 그가 디자이너로서의 길을 걸은 지 30주년이 되고 브랜드를 런칭한지 25주년이 되는 의미심장한 해이다.

2009년 12월, 이상봉 디자이너는 제 2회 코리아패션대상 최고의 영예인 대통령표창을 수상했다. “내가 받을 자격이 되는지를 심각하게 고민하다가 뜻 깊은 해를 앞두고 패션업계 발전에 더욱 기여하라고 좋은 에너지를 주신다고 생각하며 감사히 수상했다”고 소감을 밝혔다.

지난 한해 대한민국에서 제일 바쁜 디자이너이자 ‘패션과 문화’의 ‘접목’과 ‘발전’을 위해 큰 공헌을 한 대표적인 인물로 손꼽히는 이상봉. 지난해 10월부터 연말까지 패션쇼만 5번을 진행했고 오는 1월18일부터 시작될 컬렉션 준비와 함께 최근에는 뮤지컬 ‘선덕여왕’의 무대의상을 맡아 한 숨 돌릴 겨를이 없을 만큼 분주하다.

한국 패션문화 전도사
“최근 드라마 ‘선덕여왕’이 인기였다는데 사실 TV를 시청할 시간이 없어 보지 못했어요. 그런데 뮤지컬 제작 관련자분들은 오히려 TV로 시청하지 못했던 것이 고정관념을 배제한 작업을 할 수 있어 좋다고 해요.” 뮤지컬 ‘선덕여왕’은 스케일도 클 뿐만 아니라 등장인물들의 캐릭터도 다양하고 강해서 의상연출이 중요하다. 전체 극과 배역을 이해하는 것이 우선이어서 오히려 드라마를 시청하지 않은 편이 큰 도움이 되고 있다고 한다.

이상봉 디자이너는 발레와 한국전통극과 창작무대까지 두루 의상작업을 해왔지만 대형 뮤지컬은 이번이 처음이어서 새로운 장르로 도전하는 기회가 됐다며 의미를 부여했다.

‘한글’ 미학 세계전파 지속
사실 이상봉 디자이너는 한국보다 해외에서 우리 ‘한글’을 패션문화로 승화시켜 널리 알린 애국자다. 혹자는 이상봉 디자이너의 한글 패션쇼나 전시회 한번이 수십만 권의 한글교본을 펴내 해외에 홍보하는 효과에 버금간다고 평가한다.

2002년부터 파리 프레타포르테에 참가해 한글을 응용한 패션미학으로 세계무대에서 주목받았다. 2006년 한국-프랑스 수교 120주년때 한글 패션쇼를 열어 현지 언론의 찬사를 이끌어 냈다. 오히려 한국보다 프랑스가 먼저 인정한 ‘한글패션’은 현지에서 대서특필되면서 45명의 디자이너에게 한글상품을 만들게 하는 프로젝트로 진행됐으며 대규모 초청 전시회까지 열게 됐다.

그것은 바로 프랑스가 오늘날 패션문화 선진국이 될수 있었던 ‘타문화에 대한 존중과 호기심’을 잘 보여주는 일면이기도 하다. 한불 수교 120주년뿐만 아니라 오래전 인도와의 수교 30주년에서도 한글패션 디자인을 선보여 호평을 얻었었다. 오는 4월 이상봉 디자이너는 한국과 러시아 수교 20주년을 기념해 모스코바에서 열리는 문화예술 행사에서 또 다시 패션쇼를 진행할 예정이다.

“예전에 모스코바에서 패션쇼를 개최한 적이 있었는데 한글과 패션이 어우러진 미학에 대해 대단한 관심이 표출됐었습니다. 이번에는 한글과 러시아 문자의 어울림을 시도해 볼 작정입니다. 예를 들면 김소월과 푸쉬킨, 윤동주와 푸쉬킨의 문학과 문자를 패션으로 승화하는 작업이 될 수도 있을 것입니다.”

윤동주의 ‘별 헤는 밤’이나 김소월의 ‘님과 벗’등이 푸쉬킨의 ‘삶이 그대를 속일지라도’와 어우러져 패션으로 무대에 올려질 날이 기대되기도 한다.

이상봉스토리·아트북 추진

오는 6월경에는 이상봉 디자이너의 아트북이 출간될 예정이다. 교보문고가 이상봉 디자이너와 마찬가지로 30주년을 맞아 그의 패션세계와 이미지를 다룬 ‘이상봉의 아트북’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기 때문이다.

“연말에는 30주년의 의미를 담아 디자이너의 철학이 담긴 삶의 스토리에 관한 책을 낼까 해요. 그동안 써 온 컬럼과 화보, 컬렉션과 활동 등을 담은 책이 될 것입니다.”

지난해 세계적인 유명 출판사인 스페인의 마오마오社가 출판한 ‘2009년 세계 혁신디자이너 60인’에 선정돼 한국인으로서는 처음으로 이름을 올린 이상봉 디자이너는 아름다운 한글의 캘리그래피패션을 최초로 디자인한 아티스트로 명성을 날렸다.

해외에 이어 한국에서도 경인년 아트북 등 서적 출간을 통해 우리 패션문화의 우수성을 대중과 호흡하고 즐길 계기를 마련하게 된 것이다. 그동안 서울시 홍보대사, 디자인올림픽, 청주공예비엔날레 등의 홍보대사로 지대한 공헌을 많이 했다. 바쁜 와중에 ‘패션문화가 사회에 미칠 수 있는 긍정적 영향’을 널리 알리고 기여하는데 큰 의미를 두고 있기 때문이다.

서울시 홍보대사는 “내가 서울시민이니까 당연히…”라고 말하고 디자인올림픽홍보대사는 “내가 디자인하는 사람이니까 당연히…”라고 응수한다. “청주공예비엔날레는 제가 오히려 영감을 많이 얻고 도움이 됐다”고 강조한다. 생색을 내기 보다 “한글 패션으로 받은 사랑을 대중과 밀착하면서 돌려주기 위한 것”에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패션의 문화적 이해 절실
“패션은 문화적 측면에서 이해하고 예술과 연계해 승화, 발전시켜야 합니다.” 이상봉 디자이너는 우리 문화의 소중함을 너무 쉽게 잃어버리는 현 세태를 안타깝게 여기고 있다.

“대한민국은 섬유, 패션에서 발전의 토대를 마련하고 일어 선 나라입니다. 그 기반을 너무 쉽게 놓아버리려 하는 것은 아닌지 우려됩니다. 밀라노처럼 활용하고 발전시켜야 합니다” 라고 거듭 강조한다.

최근에는 국가도 브랜드화 하는 시기를 맞이했다. 기업이나 디자이너 브랜드의 부상은 당연한 것이지만 패션과 문화의 발전은 곧 그 나라의 발전 척도나 마찬가지임을 예로 든다.

“여성의 지위향상, 정치, 문화, 사회적 여건 성숙, 예술의 발전 등은 곧 국가브랜드를 높이는 중요한 요소입니다. 똑같은 제품이라도 메이드인 차이나이냐 코리아냐가 제품의 가치를 평가하는 기준이 됩니다. 이제 나라도 도시도 브랜드화로 가치를 따집니다. 우리나라 국가 브랜드는 경제순위 13위에도 불구하고 33위에 그치고 있습니다. 그러니 앞으로 국가브랜드 위상제고를 위해선 패션의 문화예술적 승화와 발전이 그 어느때보다 절실한 시점이라고 강조하고 싶습니다.”

이상봉 디자이너는 지난해 파리 컬렉션을 국립 현대 미술관에서 개최해 화제를 불러모았다. 당시 수억에서 수십억짜리를 호가하는 세계 유명작가의 작품들이 많았는데도 미술관측에서 밤을 새워 옮기고 패션쇼를 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 주는데 동참했다고 한다. 그것은 패션을 하나의 문화예술적 장르로 인정하고 중요시하는 마인드에서 비롯된 것으로 평가한다. 또한 이러한 풍토가 곧 한국에서도 확산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서울컬렉션 세계화 염원
서울컬렉션에 대한 그의 애정도 크다. 서울컬렉션의 세계화를 위해 가능한 기회가 주어지는데로 어떠한 형태든 꼭 참여하려한다는 의지를 강조했다. 지난해 추계 컬렉션에서는 파리에서 서둘러 귀국해 ‘프레젠테이션쇼’를 개최했다.

파티 형식으로 즐길수 있는 패션쇼로 클럽‘에덴’에서 열린 이상봉의 ‘프레젠테이션쇼’는 해외바이어와 국내관계자, 해외언론들로부터 호응을 이끌어냈다.

“어떤 형식이든 최선을 다해 ‘과연 이상봉 답다’고 각인시켜야죠” 이상봉 디자이너는 “사실상 ‘프레젠테이션쇼’였지만 일반 컬렉션과 비용은 거의 같았어요<웃음>”라고 귀띔했다. 서울컬렉션이 신뢰와 글로벌화 되려면 사실 ‘화합’이 필요함을 강조했다.

“서울컬렉션의 세계화를 위해선 선,후배간의 양보도 필요합니다. 1세대 패션디자이너인 선배들은 한국패션의 발전에 많은 공로가 있는 분들임에는 틀림없어요. 인정하고 서로 상처없이 대화합하는 것에서부터 세계화를 향한 발걸음이 시작돼야 한다고 봅니다.”

패션은 혼자 완주하는 마라톤
이상봉 디자이너의 가족들은 ‘옷과 대화’한다. 부인과는 함께 디자인 작업을 하고 있으며 딸은 뉴욕에서 패션마케팅을, 아들은 런던에서 남성복 디자인을 하고 있다. ‘가족들이 정신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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