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쇼핑, 해외 ‘명품’ 유치 발벗고 나섰다
홈쇼핑, 해외 ‘명품’ 유치 발벗고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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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객 눈높이 맞춰 고감도 브랜드 발굴 주력
가격 경쟁력 확보·할부 등 접근성 유리

월급 150만 원을 받으며 중소기업 업체에 갓 입사한 김양희(25) 씨는 독특하고 흔하지 않은 명품 브랜드 백을 구입하기 위해 백화점, 인터넷, 중고명품시장까지 샅샅이 뒤졌다. 그러나 자신의 구미에 맞는 제품들은 한 달 월급으로는 턱없이 부족한 높은 가격이 붙어있어 쓸쓸히 발길을 돌려야 했다. 또 많은 사람들이 들고 다니는 L 브랜드, C 브랜드, P 브랜드를 사려고 하니 높은 투자비용에 비해 자신만의 특색이 없는 것 같아 구매욕구가 일어나지 않았다. 명품 시장이 점차 넓어지면서 흔한 명품 브랜드보다 희귀하고 개성 있는 고 퀄리티 제품을 구매하고자 하는 소비자들이 늘어나고 있는 요즘, 홈쇼핑 시장은 각 사의 상품 차별화 전략 방안으로 독특한 명품 발굴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GS샵, CJ오쇼핑, 현대홈쇼핑, 롯데홈쇼핑 등 각 4개 업체는 명품 시장 파이 확대에 따라 홈쇼핑을 통한 명품 판매 역시 늘어날 것으로 전망, 다양한 방송 프로그램을 통해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저가 판매 인식 탈피

GS샵(대표 허태수)은 ‘리얼스토리 with 유난희’를 통해 ‘구찌·에트로·셀린느·미쏘니’ 등 비교적 잘 알려진 명품 브랜드의 잡화를 소개하고 있다. 또 국내에 잘 알려지지 않은 매스티지 상품이나 해외 라이센스 브랜드 소개도 점차 늘리고 있다.

특히 프랑스 브랜드 ‘모르간(Morgan)’이나 미국 백화점 노드스트롬(Nordstrom), LA 편집샵 디아볼리나(Diavolina) 등에 입점한 슈즈 디자이너 ‘지니킴’, 엔트리 명품 브랜드 ‘세이트 스코트 런던’, ‘시슬리’ 등이 대표적이다. GS샵 토탈패션팀 백정희 부장은 “홈쇼핑 초창기에는 저가 상품만 판매한다는 선입견을 탈피하기 위해 각 사가 앞다퉈 명품 판매를 확대했다”며 “최근 홈쇼핑에 대한 인식 개선으로 고객들의 눈높이가 높아지면서 품질과 상표는 명품 이미지를 갖추돼 합리적 가격에 대량 생산되는 매스티지 상품 판매를 확대하며 상품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CJ오쇼핑(대표 이해선)은 2009년 명품 방송 판매 실적이 예상외 호조세를 나타내며 잠재 수요가 상당하다고 보고 지난해 상반기부터 ‘세크레토(SecretO)’라는 프로그램을 통해 월 1회 이상 정기 방송을 실시하고 있다. 이 프로그램은 ‘구찌·발렌시아가·가이거·펜디’ 등 럭셔리 브랜드의 가방을 주로 방송했으며 89~149만 원 대의 명품 시계도 새롭게 선보여 시계 판매로만 총 7억 원 이상의 매출을 올리기도 했다. 올해 들어서는 방송 1회당 매출이 평균 5억 원을 넘어서면서 전년 대비 25% 가량 매출이 늘어났다. 또 지난해 9월 ‘쟝 뤽 암슬러(Jean Luc Amsler)’와 세컨 브랜드 ‘럭스 앤 버그’의 온라인 독점 판매권을 확보해 명품 브랜드 발굴에도 앞장서고 있다. 이 브랜드는 유럽의 떠오르는 신세대 디자이너 쟝 뤽 암슬러의 가방 라인으로 프랑스 현지와 국내 오프라인 편집샵을 통해 소개된 브랜드다. 이탈리안 램(Lamb), 천연 악어가죽 등 최고급 원피를 사용하고 세밀한 부분까지 핸드크래프트(handcraft) 방식으로 만드는 명품으로 가격도 70~450만 원대에 이른다.

감도·브랜드력 O.K·반품율 낮아

CJ오쇼핑 관계자는 “명품 상품이 저가 패션 잡화에 비해 오히려 반품율이 낮은 것으로 나타나면서 고객들의 만족도도 높은 것으로 분석된다”며 “점차 커져가는 명품 시장과 함께 홈쇼핑을 통한 명품 판매 역시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고 전했다.

명품을 홈쇼핑에 처음 선보였던 현대홈쇼핑(대표 민형동)은 ‘제옥스·헤리티지·비비안웨스트우드·에트로’ 등을 방송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최근 국내에 잘 알려지지 않은 영국 캐시미어 전문 브랜드 ‘헤리티지’의 에스닉 스카프를 선보인 현대홈쇼핑은 개당 23만8000원의 고가임에도 분당 25개의 판매율을 기록해 홈쇼핑 명품 시장의 성공 가능성을 증명했다. 뷰티팀 김정훈 책임MD는 “‘헤리티지’는 매년 20% 이상 신장하며 꾸준히 고객몰이를 하고 있다”며 “여름 시즌이 다가오면서 ‘비비안웨스트우드·에트로’ 선글라스 판매율도 높아져 전년 대비 30% 이상 증가했다”고 전했다. 현대홈쇼핑은 명품에 대한 이 같은 고객 반응에 따라 향후 스위스 명품시계 ‘테크호이어’, 판도라백으로 다시 상승세를 타기 시작한 ‘지방시’, 이태리 잡화브랜드 ‘시크릿폰폰’ 등을 새롭게 런칭해 고객들의 니즈를 맞춰나갈 계획이다.

‘더 럭셔리’와 ‘더 셀렉티브’를 통해 명품 브랜드를 판매하고 있는 롯데홈쇼핑(대표 신헌)은 잘 알려지지 않은 해외 브랜드 발굴에 적극 나서고 있다. ‘더 럭셔리’에서는 고가 명품 브랜드의 핸드백, 선글라스 등 2~3가지의 상품군만을 선보이는 반면 ‘더 셀렉티브’를 통해서는 주얼리, 시계, 의류 등 상품 폭을 넓혀 고객들의 접근성을 높였다.

롯데홈쇼핑에서 단독으로 판매하고 있는 명품 브랜드는 ‘아이그너·겐조·페라가모’ 등이다. 특히 ‘더 럭셔리’는 런칭 후 두 달만에 ‘아이그너 핸드백’ 판매로 분당 평균 1000만 원의 매출을 올리며 선전했다. ‘아이그너’는 지난해 20억 원 이상의 매출을 기록했으며 올해도 벌써 매출 10억 원을 넘기며 순항 중이다. 또 지난해 10월 런칭한 ‘겐조’는 56분 방송 동안 총 주문금액이 5억8000만 원에 이를 정도로 폭발적인 반응을 얻었으며 올해도 3억 원 이상의 매출을 기록하고 있다.

‘트렌디 상품’ 역발상 마케팅

롯데홈쇼핑은 명품에 대한 높은 반응을 고려해 오는 7월 ‘구찌·아르마니·캘빈클라인’ 시계를 런칭할 예정이며 해외 유명 명품 브랜드와 유럽 신진 디자이너 브랜드들을 중심으로 적극 소개하며 명품 판매에 주력할 계획이다.

명품 담당 패션잡화팀 김재홍 팀장은 “3년 동안 꾸준히 명품 전문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명품 판매에 대한 노하우를 충분히 쌓았다”며 “앞으로 수준 높고 차별화된 상품을 지속적으로 발굴해 고객들에게 소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홈쇼핑 시장을 통해 명품 수요가 급증하고 있는 이유에 대해 업계 관계자는 “백화점보다 10~ 20% 저렴한 가격과 무이자 할부로 명품 매장의 벽을 높게 느꼈던 ‘명품 초보’들도 부담 없이 저렴한 가격에 구입할 수 있게 도운 것 같다”며 “기존 홈쇼핑이 소품종 다량 판매라는 인식을 깨고 다품종 소량 판매로 시중에서 쉽게 만나볼 수 없는 최신 트렌드 상품을 선보인 역발상 마케팅이 효과를 발휘한 것도 한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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