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오롱인더스트리가 듀폰과 1조 원대의 소송에서 패했다. 코오롱은 즉각 항소할 방침을 밝혔다. 미국 시간으로 지난 14일 버지니아 리치몬드 배심원은 코오롱인더스트리에 대해 미국 듀폰의 케블라 아라미드 섬유에 관한 영업 비밀 및 기밀 정보들을 훔친 혐의로 9억1990만 달러의 손실이 인정된다고 판결했다.

듀폰의 토마스 새이거(Thomas L Sager) 부사장은 “이번 보상금 규모는 비즈니스 프로세스와 기술 보호에 관한 사례들 중 가장 큰 규모 중 하나”라며 “지적 재산권의 잠재적 탈취자들에게 연구 개발과 기밀 정보들을 보호하기 위해 모든 법적 조치를 강구할 것이라는 메시지를 보내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듀폰은 연방 법원 판사에게 듀폰의 기밀 정보를 반환하고 그 정보로부터 만들어지는 상품에 관한 제조와 판매를 멈출 것을 요구하는 금지명령구제(injective relief)를 요청할 예정이다. 코오롱측은 “미 연방법원 배심원단 평결은 아라미스 섬유 시장에서 듀폰이 코오롱을 배제하기 위해 다년간 진행한 행위”라며 항소할 방침을 밝혔다.

또 “우리가 고용한 컨설턴트가 그런 정보를 제공하리라 기대한 적이 없고 듀폰이 영업 기밀이라고 주장하는 상당 부분은 이미 일반에 공개된 정보”라고 반박했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이 컨설턴트는 마이클 미첼(Michael Mitchell)이란 사람으로 알려졌다. 마이클은 듀폰에서 24년간 일한 이 분야 전문가로 2006년 퇴사한 후 섬유관련 사업을 해 왔다. 듀폰은 마이클을 통해 코오롱이 케블라와 관련된 일급 기밀 정보들을 입수했다고 주장했다.

코오롱인더스트리 내부 관계자들은 이번 결정이 어이없다는 분위기인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는 문제가 된 아라미드 섬유 자체가 최신 소재도 아닐 뿐더러 시장 규모가 크지 않은데 보상금이 지나치게 무거운 것 아니냐는 의견도 대두되고 있다.

법정에 제출된 서류에 따르면 듀폰은 미국 파라계 아라미드 섬유 시장의 70% 이상을 점유하고 있다. 한편 패소 소식이 전해진 지난 15일 코오롱인더스트리 주가는 하한가까지 떨어졌다.

정기창 기자 다른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