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신인들 ‘전통’을 맘껏 주무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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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문화로 새롭게 ‘멋 짓다’ 성료

에스모드서울, 한국전통문화 패션작품전시회 갈채

1 최우수상을 수상한 김재우 씨가 고구려 개마무사의 철제 갑옷에서 영감을 얻어 제작한 코트를 설명하고 있다.
2 우수상 수상자 김세란 씨는 무사 갑옷에서 보이는 연결법을 적용한 서스펜더, 스커트, 볼레로, 슈즈의 네 가지 아이템을 제작했다. 스킨 톤의 소가죽에 양털을 매치했으며 한국 전통 가방 장식과 가구에서 보이는 경첩을 디테일로 사용한 것이 포인트다.
3 여성 제화 브랜드 ‘세라’ 상을 수상한 최한결 씨의 작품. 패션 아이템에 전통 공예의 모티브와 기술을 도입한 슈즈로, 민속공예의 현대화와 패션 상품화의 가능성을 보여줬다.

에스모드 서울(이사장 박윤정)이 한국전통문화를 소재로 한 패션작품 전시회 <멋·짓다>를 개최했다. 에스모드 서울은 지난 10월27·28일 양일간 강남 신사동 에스모드 서울 아르누보 홀에서 한국 전통 문화 패션 작품 전시회를 열고, 2학년 학생들이 창작한 의류와 액세서리 2백 여 점을 선보였다.

이번 전시 작품들은 디자인 감성의 우리말 표현 ‘멋’과 손으로 창조적인 행위를 한다는 동사 ‘짓다’를 결합한 의미의 전시명 만큼이나 ‘멋졌다’. 건축, 도예, 무용 등 전통문화의 모티브를 현 시대 라이프스타일에 녹여낸 의복에서는 참신함이, 수백 오라기의 끈을 손수 얽고 죄어 만든 매듭이나 정교한 자수와 아플리케에서는 열정이 느껴졌다.

한옥 건축 기법을 응용한 구조적인 형태의 자켓, 칠보와 투각기법을 연구해 디자인한 란제리는 전통 의상의 재현에 그치지 않고 새로운 시도를 하기 위해 고민한 흔적이 역력했다. 또한 후드 티셔츠, 스포츠 웨어 등 학생들의 스트리트 감성을 접목시켜 전통을 참신하게 해석한 작품들도 눈길을 끌었다.

전시에 앞서 10월 27일 오전에는 워크샵 심사가 열렸다. 이상봉 디자이너, 루비나 디자이너, 태진인터내셔널 전용준 대표, 세라아카데미 조명숙 원장 등 8명의 외부 심사위원들이 작품 한 점씩을 선정해 시상했다. 또한 내부 심사를 거쳐 선정된 에스모드 서울 장려상 3명과 우수상 2명, 최우수상 1명에게 상이 수여됐다.

이상봉 디자이너는 “한국적인 패션 전시회를 준비한다는 소식을 듣고 몇 달 전부터 기대했다”며 “한국적 모티프를 갖고 오래 전부터 컬렉션을 하고 있는 나조차 시도하지 못했던 다양한 주제의 의상이 많았고, 특히 공예적 테크닉이 가미된 작품들의 수준이 높아 한국 디자이너의 미래를 본 듯해 기쁘다”고 말했다.

최정심 한국공예디자인문화진흥원장은 “보통 사람이 집을 그릴 땐 지붕부터 그리지만 목수는 주춧돌을 그린 다음 기둥, 들보, 서까래, 지붕의 순으로 그린다”며 “전통문화를 주제로 직접 작품을 만들어본 학생들은 특별한 가치를 지닌 한국적인 패션디자이너가 되리라 생각한다”고 학생들을 격려했다.

에스모드 서울은 학생들이 한국의 고유한 미적 특성과 현대 패션을 접목하기 전에, 전통문화에 대한 깊이 있는 이해에 중점을 뒀다. 미술·역사·복식·문양·소재 등 전통문화 각 분야의 전문가 특강을 수강했고, 국립민속박물관, 짚풀생활사박물관, 쇳대박물관 등 대표적인 전통문화 박물관을 관람하고 공예기법을 실습 교육 받았다.

칠기, 자수, 목공 등 전통공예의 교육과 전승자가 부족하고 상업화와 현대화가 필요한 시점이어서 이번 전시회는 더욱 뜻 깊은 행사가 됐다.

전시가 열린 아르누보 홀에서 박윤정 이사장은 에스모드 서울 출신 김선호 디자이너의 한지사 소재 의상을 입고 관람객들을 맞았다. 전시 첫 날 박이사장은 문화유산 디자인 개선과 전통문화의 현대화를 위한 인재육성에 기여한 공로가 인정돼 문화재청장 감사패를 받기도 했다.

김찬 문화재청장은 “우리 문화가 과거에 머물지 않고 이어지게 하기 위해선 전통 기법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하는 과정이 필요하다”며 “유형이건 무형이건 여러 방면의 우리 문화 유산을 패션학도들이 접할 통로를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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