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남미, 亞에서 아프리카대륙까지 진출하는 韓 섬유산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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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의류 봉제 업체들이 값싼 인건비를 찾아 중남미에서 동남아를 거쳐 최후의 미개척지로 남아 있는 아프리카 대륙을 비롯, 동남아의 미얀마, 중남미 아이티 등으로 세력을 확대하고 있다.

최근 들어 아프리카는 에너지 자원을 확보하고자 하는 세계 열강들의 각축장이 되고 있지만 우리나라는 저개발국가들 산업 구조에 맞는 노동집약형 섬유산업을 시작으로 점차 경제 협력을 강화해 나가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미얀마는 세계 경제 제재로 수출에 한계가 있어 주목을 받지 못했으나 이 지역 정치적 이해관계가 얽히면서 미국이 주축이 돼 경제 제재 조치를 해제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중남미에서 마지막으로 남은 아이티 역시 세아상역이 글로벌 섬유 단지 조성에 나서 對美 의류 수출의 새로운 중추로 떠오르고 있다. <사진은 지난달 29일 열린 아이티 섬유단지 착공식>

[미얀마] 경제 제재 해제 對美 수출 기대감
과열 경쟁·인력 수급 문제

힐러리 클린턴 미 국무장관의 미얀마 방문으로 국제사회의 경제 제재 빗장이 풀릴 것이라는 기대감이 고조되고 있다. 이 경우 미얀마에 진출한 우리 섬유봉제 기업들의 對美 수출길이 열려 제3의 봉제 생산기지로 각광 받을 것으로 기대된다.

미얀마에 진출한 우리 기업은 대우인터내셔널이 대표적 케이스. 대우는 작년 7월 더베이직하우스와 합작으로 9개 공장 라인을 돌린 데 이어 일본 업체와 이와 유사한 3각 협력 방식으로 6개 자켓 라인을 운영하고 있다.

현지 업체 관계자는 “클린턴 장관의 미얀마 방문을 계기로 對美 수출 봉쇄가 풀릴 것이라는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며 “앞으로 미얀마 공장을 선점하기 위한 업체들 경쟁이 치열해 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이 같은 해빙 무드에 기대어 해외 바이어들도 조심스런 전망을 내 놓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지 사정에 정통한 소식통에 따르면 외국 바이어들은 이미 큰 방향은 경제 제재가 풀리는 쪽으로 결론 짓는 분위기며 이들은 앞으로 6개월에서 1년 내 단계적으로 제재 조치가 해제되지 않겠느냐는 전망을 내놓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그러나 갑작스런 미얀마행 러시가 이뤄질 경우 우리업체들간 지나친 경쟁으로 시장이 흐려질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2000년대 들어 의류가 미얀마 최대 수출 산업으로 떠오르긴 했지만 아직도 봉제 공장이나 사회 인프라가 부족해 당장 이익을 낼 수 있는 상황이 아니므로 지나친 경쟁은 지양 돼야 한다는 것.

여기에 봉제 산업이 급격히 성장하자 근로자 부족으로 인한 공장들간 인력 수급 경쟁이 인건비 상승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문제가 있다. 또 미얀마는 5700만 명 인구에도 불구하고 대부분 노동력이 지방 또는 농촌 지역에 확산 분포돼 있어 양곤에 집중된 봉제공장 인력을 충당하기에는 수도권 인구만으로는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아이티] 관세면제·낮은 인건비·지리적 장점
중남미 최후 의류 봉제 생산 기지

아이티가 의류 봉제 수출 기지로 각광받는 첫번째 요인은 관세 면제 혜택이다. 미국 정부는 아이티 지원을 위해 이곳에서 생산되는 섬유 제품에 대해 2018년까지 관세 면제 혜택을 주고 있다.

미국은 신사복 같은 울 제품에는 18%의 관세를 부과하고 폴리 계통의 의류에 대해서는 29%를 책정하고 있다. 저렴한 인건비도 빼놓을 수 없다. 최근 임금 인상이 이뤄지고 있긴 하지만 복리후생비와 퇴직금 등을 포함해도 통상적인 근로자 월급은 110~120달러 선으로 매우 낮다.

이는 인근 도미니카 공장 인건비의 40%에 불과해 중남미 지역의 마지막 봉제 생산 기지로 주목받고 있다. 여기에 아이티 수도인 포르토프랭스는 미국 워싱턴까지 비행기로 3시간 가량 걸리는 거리에 있어 배를 이용해 제품을 실어 내도 일주일 남짓이면 미국 동부 지역에 도착 가능한 지리적 이점이 있다. 단납기(fast delivery)가 최근 봉제 의류 수출의 중요한 추세로 자리 잡으면서 절대 무시할 수 없는 장점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번에 조성되는 아이티 북쪽 해안은 기존 섬유단지가 위치한 수도 포르토프랭스 지역과 떨어져 새롭게 개발되는 곳으로 이후 추가적인 섬유 업체들 진출이 예상돼 아이티 경제 재건의 촉매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세아상역 김웅기 회장은 지난 1월 본 계약식 연설을 통해 “한국 기업인 세아상역의 투자로 향후 8년 내 아이티 의류 수출은 두 배 규모로 성장할 수 있을 것”이라며 “아이티에서 성공적인 섬유기업의 본보기가 되기를 희망한다”고 말한바 있다.

김웅기 회장은 아이티를 세계 의류 제조 사업에서 국제적 플레이어가 되도록 돕기 위해 수 차례 ‘아이티 원조 비전’ 구상을 밝혀왔다. 이에 따라 다양한 원조 사업도 준비 중에 있다. 세아는 최근 20여 명의 아이티 인재들을 선발해 산업직무 및 한국어, 영어, 일어 실려 갖춘 관리자로 훈련 시키고 있다.

뿐만 아니라 내년 9월까지 시범학교를 지어 재건 및 빈곤 퇴치, 보건의식 향상 등을 목표로 유아부터 초중등, 성인기초 교육을 1년 내내 제공할 예정이다.

[에티오피아] 봉제→방적·방직→면화경작 순차 협력
섬유기반 산업발전 마스터 플랜

한국이 의류 봉제 생산 기지를 아프리카 대륙까지 확대한다. 지식경제부는 지난달 29일 워커힐 호텔에서 ‘에티오피아 투자 설명회 및 제2차 아프리카 무역·무자 포럼’을 개최하고 양국간 섬유산업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이날 지경부 김정관 차관은 “한국 정부는 對에티오피아 ODA 지원을 확대하는 한편 ‘섬유산업 발전 전략’ 수립, 인적 자본 육성, 기술이전 및 산업 육성 경험 공유 등을 통해 에티오피아 자생적 발전을 위해 협력할 계획”이라며 적극적 의지를 표명했다.

에티오피아의 섬유산업은 2010년 기준 전체 GDP의 1.6%, 산업 생산의 12.4%를 차지하고 연간 생산액은 4억7000만 달러 수준.83개사 약 3만 명의 인원이 종사하고 있으며 수출액은 2320만 달러로 유럽 수출이 75%, 미국 6%, 기타 지역 19%로 이뤄져 있다. 국제 표준에 부합하는 직물 생산 능력이 부족해 수출이 미미한 것으로 분석되며 합성섬유 및 부자재, 캐미컬, 기계류는 전량 수입에 의존하는 형편이다.

반면 보유 가축 숫자는 아프리카 지역 1위이자 세계 10위 수준으로 피혁산업 가능성은 매우 큰 것으로 평가된다. 총 64개 업체가 피혁가공 및 신발, 가죽제품 생산업에 종사하고 있다.

정부는 이번에 섬유기반 산업발전 모델(Master Plan)을 마련하고 양국 정부 및 민간차원의 활성화 계획을 마련했다. ‘선 봉제, 후 방적·제직, 면화경작’ 투자 순으로 에티오피아 섬유산업 발전에 기여한다는 계획이다.

봉제가 활성화되면 직물이나 방적은 자연히 함께 발전하고 후속으로 면화경작 수요가 증가해 선순환이 이뤄진다는 복안이다. 피혁 부문은 ‘섬유·피혁 기술협력 시범사업’을 추진해 생산기술을 이전하고 기능인력과 고급 섬유전문 기술가를 양성한다는 플랜을 짰다.

이에 앞서 정부는 지난 9월 최초로 섬유 분야 민관 합동 에티오피아 투자조사단을 파견해 에티오피아 투자 환경을 조사하고 양국간 경제협력 방안을 협의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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