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구매자 줄어 판매 부진
[서울] 올해 유독 날씨영향을 많이 받은 서울 상권은 울상이다. 장마로 춘하제품의 판매가 부진했고 일찍 찾아온 추위로 패딩점퍼류 생산을 대폭 늘렸으나 이상고온 현상이 지속되며 큰 성과를 보지 못했다. 또한 연말 시즌에 매출을 올리고자 세일 기간을 늘렸으나 큰 효과가 없었다.
명동의 상권 관계자는 “이벤트 기간은 늘었지만 별소득 없었다. 수요자는 끊임없이 많지만 실구매자가 줄어들어 매출이 부진하다. 내년에도 크게 다르지 않으리라고 예상하고 있다”라며 힘든 점을 호소했다.
한편 패션문화의 거리인 압구정 로데오는 경기침체를 심각히 겪고 있다. 압구정의 상권 관계자는 “압구정 거리는 인적자체가 드물다. 어느 매장을 보면 하루에 20~30명의 손님을 받는 곳도 있다”라며 “요즘은 압구정보다 신사동 가로수 길이 2030대 젊은 층들이 몰리며 인적이 붐비는 것 같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최근 가로수길에는 대기업 계열 브랜드가 입점되면서 이런 현상은 높아지는 것 같다”라고 설명했다. 계자는 압구정도 내년 분당선 개통으로 전철역이 생기면서 침체에서 벗어나 빠르게 상권의 활력을 찾을 것을 기대하고 있다.
대형 유통사 전쟁 ‘몸살’
[경기] 올 한해 경기 상권은 각 지역에서 대형 유통사들의 전쟁이 심화되며 몸살을 치뤘다. 특히 이슈가 되고 있는 파주와 여주 등지의 대형 아울렛들이 주변 상권을 흡수하면서 일대 로드샵 점주들은 존폐기로에 놓였다. 안성, 평택 등 경기 남부 상권 역시 지난해 12월 갤러리아 천안점과 신세계 충청점 오픈 등의 영향으로 상권 유입 고객이 분산돼 버렸다.
대형 마트들도 구석구석 들어서게 되면서 점주들의 시름은 더 깊어진 상황. 매장 효율도 전년에 비해 많이 떨어져 대형 몰 인근 소규모 도시 가두 상권들은 올 겨울을 기점으로 매장 철수가 본격 가시화될 전망이다.
상권 관계자는 “패션 브랜드 매장들이 속속 대형 유통망으로 들어가 버려 로드샵들은 점점 휴대폰 매장이나 화장품 가게들로 넘쳐나고 있다”며 “내수 경기까지 점점 나빠지면서 올 한 해 유난히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경기 지역은 아웃도어 열풍이 올해도 휘몰아쳤다. 상권 곳곳에 아웃도어 매장들이 진입, 캐주얼·남성복 등 타 복종 매장들이 점차 사라지고 있는 추세다.
상권 관계자는 “날씨 때문에 매출이 그다지 좋지 않은 한 해였지만 아웃도어는 그나마 찾는 고객이 꾸준해 매출이 나온 편이었다. 이 때문에 점주들이 아웃도어에 더 관심을 갖고 매장을 오픈하려 한 것 같다”고 밝혔다.
가두상권 쇄신안 모색
[충청] 충청 지역은 연말 들어 갈수록 상황이 어려워졌다. 상반기까지 전년대비 소폭 신장으로 꾸려갔던 매출이 하반기 “바닥을 쳤다”는 반응이다. 남성복 매장들은 작년 추동 활발했던 코트 상품 재고 확보에 총력을 기울였지만 올 들어 판매율이 저조해 난항을 겪었다.
주요 상권이 남성복 매장 관계자는 “이미 12월 초순부터 캐릭터 남성복 브랜드들이 일제히 세일을 진행했다”라며 “가두라는 유통 자체의 매출이 하락세를 보이고 있고 앞으로 대형 패션몰로 많이 치우치게 될 것 같다”는 의견이다.
대형 유통의 등쌀도 앞으로 점차 심화될 전망이다. 충청권 백화점과 대형마트 매출이 고공행진을 기록하고 있다는 이 지역 언론에 가두 분위기가 의기소침해졌다. 충남 지역 로드샵 점주는 “갤러리아와 신세계백화점은 지난 10월 한 달 516억 원의 매출을 달성했는데 전년 255억6500만 원에 비해 260억3500만 원 증가한 101.8%의 초고속 성장”이라며 “쾌적한 환경에서 원스톱 쇼핑을 즐기고 싶어하는 고객들이 대형유통에 쏠림에 따라 가두만의 특장점을 살릴 수 있는 엔터테인먼트 시설 확보와 적극적인 홍보 마케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날씨 변덕’으로 매출 하락
[강원] 날씨 변덕이 유난히 심했던 2011년은 강원 상권에도 많은 피해를 줬다. 올 초에는 잦은 폭설과 기나긴 꽃샘추위의 여파로 봄 신상품 판매가 부진했고, 신학기 특수도 잘 누리지 못했다. 브랜드세일을 앞당겨 실시했음에도 매출 올리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여름 역시 기나긴 장마 영향으로 기획 상품의 판매가 부진해 로드샵 분위기는 침울했다. 또 하반기에는 이상고온 현상이 지속되며 겨울 아우터들이 팔리지 않아 강원 상권 내 브랜드들은 “올 한해를 넘기기 너무 힘들다”며 토로했다.
대형마트 입점이 점차 이뤄지며 상권 내 유입 고객도 현저히 줄었다. 강릉 금학동 상권 관계자는 “올 초 홈플러스가 생기며 고객들이 몰려 주변 상권이 많이 침체됐다”고 전했다.
춘천 명동은 올 초 경춘선 복선화의 영향으로 관광객 유입이 늘면서 상권이 활성화된 분위기다. 관계자는 “주말 관광객 유입이 활발해 경기에도 좋은 영향을 주고 있다”며 “특히 20~30대 젊은층의 방문이 많아져 주말 매출이 평일 대비 3배가량 높아졌다”고 말했다.
동해 천곡동 상권 역시 롯데시네마의 영향으로 근처 울진, 태백, 삼척 등지에서 젊은층들이 많이 유입돼 상권의 활력을 찾았다.
상반기 겨우 버텼는데 하반기 마저
[경상] 1월부터 9월까지는 상권마다 전년대비 소폭 내지 보합세를 기록했다. 10월 중순이후 매출이 평균 20~30%가량 빠지기 시작하며 힘겨움을 토로했다.
대구 지역은 8월 현대백화점 오픈, 대구 이시야폴리스, 롯데 오픈 등으로 상권의 변화가 있었다. 대구동성로는 차량유입을 막으면서 오히려 유동인구가 많이 줄어들었다. 특히 차를 가지고 쇼핑하는 고객이 외부로 빠져나가면서 동성로 내 매출에 타격을 입은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쓸만한 점포가 귀하다보니 점포세만 올라 속빈 강정이라는 아우성을 터져 나왔다.
평효율 기준 ‘지프’ ‘라코스테’ ‘유니클로’ 등이 선전하며 상권 내 스타브랜드로 등극했고 ‘프로스펙스’의 경우 상반기까지 선전하다 하반기 후속히트 제품이 없어 전년대비 매출 20~30%하락세를 기록한 것으로 조사됐다. 최근 ‘프로스펙스’ 옆 이랜드 계열 ‘미쏘’가 신규 오픈했으나 고객유입이 거의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부산 광복상권은 롯데백화점 오픈 이후, 올 여름 아쿠아몰이 새롭게 문을 열었으나 상권에 큰 영향을 미치지 못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상권내 상인 연합회가 단합해 광복로 특가전을 비롯해 다양한 자구책마련을 펼쳐 유동인구는 지속적으로 증가세를 보였다. 전년대비 소폭 상승 내지 보합세로 마감됐다.
진주중앙로 상권은 경기를 심하게 타면서 부침을 겪었다. 상반기도 겨우 버팀세를 보였으나 하반기 본격 다운 시즌을 맞았지만 잘 나가는 브랜드마저 뚜렷한 두각을 못보이며 한숨을 지었다. 상권 내 대리점 관계자는 “상반기도 거의 버티다시피 보냈는데 하반기에는 날씨를 비롯해 상권이 활성화되기 역부족이었다. 최근 주말마다 백화점 행사로 가두상권 매출이 더힘들어 내년도 더욱 힘들어질것으로 전망된다”라고 전했다.
겨울 돌입 정상 트렌드 찾아
[전라] 3분기부터 이어졌던 실적 악화로 힘들었던 가두상권이 드디어 정상 트렌드를 찾아 활기를 띠고 있다. 말·크리스마스 시즌에 돌입한데다 본격적인 추위로 겨울 판매에 시동이 걸린 것. 11월 부진한 매출로 대부분이 겨울 조기세일에 들어가면서 요지부동이었던 매출도 12월 둘째 주를 기점으로 작년 수준을 되찾으며 상승세를 타고 있다.
익산에서 10여개의 매장을 운영 중인 권용택 사장은 “판매가 본격적으로 일어나면서 이제는 재고, 물량 싸움이다”며 “소진율을 높이기 위해 세일폭을 높이고 조기에 들어간 만큼 사이즈별 수량 확보가 매출 올리기에 관건”이라고 밝혔다.
아웃도어, 스포츠, 캐주얼 등이 매출이 살아난 반면 여성복은 여전히 다소 주춤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세일폭이 크지 않은데다 아우터 판매가 여전히 원활하지 않아 작년 수준에는 못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순천에서 ‘빈폴’ 복합매장을 운영 중인 윤태원 사장도 “일부품목을 제외하고 아직 세일에 들어가지 않았음에도 구매를 위한 수요가 정상 흐름을 찾고 있다”고 밝혔다. 순천 상권에는 최근 ‘풋 락커’가 퇴점하고 ‘레스모아’가 165㎡(구 50여 평) 규모로 신규 입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