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터치] 권성옥 렌징 이사 - 한국 원단업체들의 소재개발 열기
[이슈 터치] 권성옥 렌징 이사 - 한국 원단업체들의 소재개발 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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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한 유명한 미국 바이어와의 만남에서 “어떻게 하면 미국 바이어들에게 원단을 잘 팔 수 있을까?”라는 질문을 한 적이 있었다.

그녀는 의사소통과 신뢰의 중요성을 먼저 언급했고 최근 미국 바이어들은 시장 상황이 어려워짐에 따라 오더량을 줄이고 더 빠른 납기를 요구하며 마진을 확보하기 위해 보다 값싼 원단을 찾는데, 이러한 요구에 대응하면서 또한 혁신적인 소재를 제공하는 원단업체를 선호한다고 설명했다. 무척이나 어려운 요구이지만 수많은 공급자들이 경쟁하는 데서 살아남으려면 무시할 수 없는 사항이라고 했다.

현실적으로 개발팀이 따로 없는 중소업체들의 경우 바이어가 요구하는 대로 개발을 하는 것이 오더와 연결될 확률이 높기에 소재 개발이 수동적으로 진행되는 경우가 많다. 반면 이러한 개발은 경쟁사 보다 한 발 앞서갈 수 없고 결국 수 많은 공급업자들 속에서 바이어에게 ‘이노베이티브(Innovative)’한 업체라는 인식을 주기 어렵다.

이제는 과거처럼 대형 벤더들에 의존해서 간접적 오더를 받아서는 장기적 발전가능성이 희박하다고 본다. 적극적이고 능동적인 신소재개발, 전시회, 업체 방문을 통해 바이어들과 직접적 관계를 확립하는 것만이 지속적인 성장을 이끌어 갈 것이다.

텐셀짋과 렌징모달짋을 중심으로 적극적인 소재 개발을 주도하고자 하는 렌징 소재개발 프로젝트 행사를 수년간 진행하면서 느끼는 바가 있다. 한국 업체들은 이태리 업체에 비해 최신 트렌드를 반영하는 감각적 부분에는 뒤질지라도 새로운 소재 믹스, 원사 개발, 가공을 통해 경쟁력인 가격으로 새로움 추구하는데 있어서는 어느 나라에도 뒤지지 않는 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텐셀짋 아웃도어 스포츠 자켓을 개발한 영풍 필텍스는 처음으로 기능성 스포츠 소재는 화섬이라는 고정관념을 깨고 텐셀짋이 혼방된 자켓 소재를 개발해 국내외 전시회를 통해 홍보하고 있다.

동일방직도 자사의 웜 프레시 발열 소재와 텐셀짋을 혼방한 원사를 다양하게 개발해 겨울철 보온 소재로 각광을 받고 있으며, 인터필은 바이로프트와 울 나일론 혼방 원사, 텐셀짋 써모쿨 원단을 개발해 골프웨어 브랜드에게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또 신일 섬유는 마이크로 모달짋 침장 원단에 이어 마이크로 텐셀짋 소재를 개발해 여러 침장 브랜드에게 공급하고 있다.

새로움을 추구하자면 개발비용과 카피에 대한 걱정이 있게 마련이다. 정작 개발에 앞선 업체 보다는 후발 주자들이 대량 오더를 받고 그 혜택을 즐기는 경우가 많기 때문. 그러나 “구더기 무서워서 장 못 담그랴”라는 속담처럼 적극적인 소재 개발을 통해 혁신적인 업체로 바이어들에게 각인 된다면 그것이야 말로 최고의 성과이며 경쟁력이지 않을까 생각한다.

렌징 소재 개발 대회를 진행하면서 한국 업체들이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신소재 개발에 매우 적극적이라는 것을 느꼈다. 이 때문에 앞으로 시장의 경쟁이 갈수록 심화되기도 하겠지만 경쟁을 통한 발전은 선순환 구조를 만들게 되고 따라서 한국 원단업체들의 미래는 매우 밝을 것이라는 희망을 갖는다. 올 한해 또 어떤 신소재들이 개발될 지 벌써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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