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 전 리차드 천 대표는 국내 업체들에게 황무지 같은 미국 시장 진출을 적극 돕고자 미국 뉴욕에 ‘아이디얼 쇼룸’을 설립했다. ‘맨 땅에 헤딩’이란 말이 어울릴 정도로 어려운 환경에서 시작했던 이 사업은 국내 및 해외 디자이너들의 신뢰와 전폭적인 지지로 성장, 올해 1월 압구정 로데오거리에 한국 지사까지 설립했다.
“처음 시작할 때 디자이너 고태용 씨, 최범석 씨 등이 무조건적인 신뢰를 바탕으로 제게 자기 브랜드의 미국 진출을 맡겼어요. 국내 디자이너들이 미국 내에서 인정받기 시작하면서 쇼룸 사업도 점점 커져갔어요. 또 아시아 디자이너들에 대한 미국 바이어들의 관심도 높아지고 있어 탄력을 받았죠. 지금은 한국, 일본, 싱가포르, 대만 등 12개 브랜드들을 뉴욕에서 전개하고 있어요.”
국내와 달리 홀세일(wholesale)이 발달된 미국 내수 시장은 ‘쇼룸’ 사업이 활발히 전개되고 있다. 쇼룸들은 해외 브랜드들을 발굴, 미국 내 다양한 리테일로 전개될 수 있도록 브랜드와 바이어를 이어주는 통로 역할을 한다. 또 미국 라스베가스 매직쇼 등 해외 유수 트레이드쇼에 참가, 자사가 담당하고 있는 브랜드들의 해외 진출을 위해 적극 나서고 있다. 천 대표는 쇼룸을 통한 해외 시장 진출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해외 출장 없이 해외 바잉을 가능하게 한다’는 컨셉으로 쇼룸 사업을 펼치고 있어요. 바이어들은 쇼룸에 방문하면 샘플을 보고 직접 상품 바잉을 할 수 있죠. 한국은 아직 쇼룸을 통한 브랜드 컨택(contact)을 낯설어 하지만 점차 유통이 다변화되면서 활성화될 수 있을 거라 생각해요”라고 전했다.
‘아이디얼 쇼룸’ 한국 지사는 한국뿐 아니라 태국, 싱가포르, 인도네시아 등 아시아 지역에 미국, 유럽 브랜드들의 판로를 마련하기 위해 설립됐다. 이곳에는 런던과 LA, 뉴욕 등에서 전개되고 있는 ‘팀 해밀턴 리덕스’, ‘뎀아뜰리에’, ‘베스NYC’, ‘로크’, ‘팩토리 바이 에릭 하트’, ‘스킨그래프트’, ‘o.X.s 러버 소울(robber soul)’, ‘빙뱅주얼리’, ‘블랙하트’ 등 11개 해외 브랜드들의 제품이 전시돼 있다.
천 대표는 “뉴욕 쇼룸과 다르게 한국은 제가 좋아하는 스타일의 브랜드들로 구성했어요. 특히 슈즈 브랜드인 ‘o.X.s 러버 소울’은 레더에 고무를 입혀 신발과 가방을 만드는 곳으로 매니아층이 많아요. 빈티지하면서 고급스럽고 착용감도 좋아 대표 아이템으로 내세우고 있죠. ‘뎀아뜰리에’는 재미교포인 브라이언 킴이 디자인해 데님을 컬렉션화시켜 많은 관심을 받고 있어요”라고 설명했다.
영국 런던의 편집샵 ‘레이어스(Layers)’에서 영감을 받아 러프(rough)하게 꾸며진 ‘아이디얼 쇼룸’ 한국 지사는 남성복, 여성복, 청바지, 액세서리, 슈즈 등 다양한 상품들로 구성됐다.
“한국 패션 시장이 홀세일 체계로 많이 변화되길 바란다”는 리차드 천 대표는 “앞으로 10꼬르소꼬모, 분더샵 등 유수 편집샵에 꼭 우리 브랜드들이 입점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면서 “유명 브랜드들의 서브라인을 가져와 가격 경쟁력과 패션 트렌드를 동시에 잡을 수 있는 쇼룸이 되고 싶다”고 포부를 전했다.
해외 출장 없이 수입 브랜드 ‘바잉’ 화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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