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 31주년 본지 연중 시사 시리즈] 한국패션산업 글로벌 경쟁력 점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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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파이시칼라’ 해외 진출이 ‘승부수’

런칭 초부터 글로벌 시장 적극 공략
세계 최초 체험형 SPA…고객과 소통 ‘원동력’

즐기는 패션 추구
‘자라’, ‘H&M’, ‘유니클로’, ‘포에버21’ 등 글로벌 SPA 브랜드들의 격전지로 부상한 명동에 지난 2월, 톡톡 튀는 컨셉의 토종 SPA가 새롭게 등장했다.

‘펀핑(Fun+Shopping)’ 개념을 최초로 선보인 에이다임(대표 김해련)의 ‘스파이시칼라’는 기존 SPA 브랜드에서 찾아보지 못한 트렌드 체험형 브랜드로 패션 피플들 사이에서 핫 아이콘이 됐다. 특유의 시그니처 향과 음악을 개발, 매장에 오는 고객들의 오감을 만족시키고 컬쳐와 트렌드를 소비자들이 즐길 수 있도록 매장을 구성해 업계의 주목을 끌었다.

처음 이 브랜드는 ‘패션 플레이그라운드(Fashion Playground)’라는 컨셉으로 조이(Joy), 플레이(Play), 러브(Love)의 세 가지 테마를 담아냈다. 매장 안에는 국내 브랜드 최초로 자판기를 도입, ‘스파이시칼라’ 코인을 넣어 물건을 구매하도록 해 구매자들의 호기심을 불러일으키며 화제를 모았다. 또 매장 디스플레이도 한 가지 컨셉이 아닌 부분적으로 차별 전개해 즐거운 쇼핑 공간을 구현했다.

빠른 입소문…매출 ‘쑥쑥’
20대 남녀 사이에서 빠른 속도로 입소문을 탄 ‘스파이시칼라’는 패셔니스타들의 관심을 독차지하며 연예인들의 잇 아이템으로 방송에 노출되기도 했다. 작년에는 런칭 첫해임에도 불구하고 감각적인 아이템들과 독특한 컨셉으로 연예인들의 협찬 요청이 쇄도했다.

특히 가수 정용화 가디건으로 검색하면 연관 검색어에 ‘스파이시칼라’가 뜰 정도로 호응이 높았다. 이 같은 추세에 힘입어 매출도 점차 상승세를 보이면서 명동 1호점에 이어 ‘걸스 스파이시칼라’로 명동에 2호점을 오픈했다. 이곳은 165㎡(약 50평) 규모로 10대 후반~30대 초반까지의 여성을 타겟으로 한 상품들이 비치된 모듈형 스팟 형태의 매장이다.

아기자기한 액세서리와 의류들이 갖춰져 있어 여성 고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이후 ‘스파이시칼라’는 본격적인 매장 확장에 돌입, 지난해 현대 신촌점, 현대 중동점, 현대 울산점, 타임스퀘어, 디큐브시티, 대백프라자, 김포 롯데몰, 대전점 등 10개점을 연이어 오픈했다. 올해는 가로수길, 부산대점 등에 입점한 것을 비롯해 10개 매장을 추가 오픈한다는 전략을 내세웠다.

관계자는 “오프라인 매체 광고를 이용하기보다 매장, 카탈로그, 온라인 등 소비자들과의 직접 접촉점에 집중할 계획”이라며 “공격적인 영업을 통해 유통망 확보에 주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남다른 MD력 발휘
‘스파이시칼라’를 런칭한 에이다임은 온라인 패션 전문몰 ‘패션플러스’를 운영하고 있는 곳으로 남다른 MD력을 발휘해 업계를 리딩하고 있다. 또 인터패션플래닝, 트렌드포스트 등을 운영하며 세계 각자의 트렌드를 연구, 제공하고 있다. 이 같은 노하우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스파이시칼라’는 최근 변화된 소비자의 입맛에 맞는 상품을 구성하고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관계자는 “뉴욕 유명 컨설팅 회사인 패션 스눕스(Fashion Snoops)와 국내 패션 컨설팅 회사인 인터패션플래닝이 협업해 ‘스파이시칼라’를 만들었다”며 “팝컬쳐라는 유니크한 컨셉과 차별화된 마케팅 프로모션으로 타 브랜드들과 색다른 모습을 꾸준히 선보일 예정”이라고 밝혔다.

또 “‘스파이시칼라’는 차별화된 소싱력과 MD력이 강점”이라며 “타겟층에 맞는 MD들을 영입해 고객 니즈에 맞는 아이템을 발굴하기 위해 애쓰고 있다”고 전했다.

합리적 가격·다양한 상품 ‘강점’

이 브랜드는 어반 레트로(Urban Retro), SC 베이직, 하이엔드 캐주얼 등 세 가지 라인으로 전개되고 있다. 전 상품 중 가장 많은 비율을 차지하고 있는 어반 레트로(75%)는 합리적인 가격이 강점. 가격은 아우터 10만9000원, 드레스 5만9000원 선이다. SC 베이직은 ‘스파이시칼라’의 뉴 베이직 라인으로 전체 15%의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가격은 2만9000원~4만9000원대로 저렴한 편이다. 10%를 차지하는 하이엔드 캐주얼은 프레스티지 테이스트의 하이엔드 룩을 지향하며 가격은 7만9000원~19만9000원대다.

‘스파이시칼라’는 35% 가량 자체 기획 생산을 통해 PB 상품을 선보이고 있으며 국내 소싱(30%), 해외 소싱(10~15%), 편집샵 및 콜라보레이션(20~25%) 등을 통해 물량을 공급하고 있다. 국내 소싱은 동대문 패션 업체들을 소싱 기반으로 두고 브랜드만의 차별화된 상품을 그들과 협력해 전개하고 있다.

관계자는 “전 세계 소싱기지를 둔 ‘H&M’이나 자바 시장에 기반을 둔 ‘포에버21’과 같은 구조로 생각하면 이해하기 쉬울 것”이라고 설명했다. 해외 소싱은 미국, 인도, 유럽 등에서 사입해오는 아이템들로 ‘미시카’, ‘볼컴’ 등이 대표적인 브랜드들이다.

‘제너럴 아이디어’, ‘자히르’ 등 떠오르는 디자이너 브랜드들을 샵인샵 형태로 전개하고 있는 이 브랜드는 특히 콜라보레이션을 활발하게 진행하고 있다. 최근에는 걸그룹 포미닛의 현아와 협업해 ‘현아x스파이시칼라’를 런칭, 가로수길 매장에서 런칭 기념 파티를 열기도 했다.

관계자는 “당분간 물량 공급은 비슷한 비율을 유지할 예정이지만 콜라보레이션에 많은 관심을 두고 있다”고 입장을 밝혔다.

해외 ‘핫’ 브랜드 등극
‘스파이시칼라’는 해외에서도 주목 받고 있는 핫 브랜드로 런칭 첫 해에 싱가포르에 진출하는 등 활발한 행보를 펼치고 있다. 또 한류 열풍이 거세지며 케이-팝(K-Pop) 패션에 대한 인기가 급상승한 일본, 중국 등 아시아 시장에서 지속적인 입점 제의를 받고 있는 상태다.

한 해외 바이어는 “글로벌 마켓에도 어필할 수 있는 ‘스파이시칼라’만의 독특한 컨셉이 긍정적인 반응을 얻었다”고 말했다. 또 싱가포르의 한 고객은 “케이-팝 스타들이 평소 실제로 입을 것 같은 스타일이 많아 매장을 찾게 됐다”고 전했다.

이 브랜드는 지난해 해외 1호점으로 오픈한 싱가포르 주롱포인트몰을 기점으로 이달 말레이시아 이세탄백화점 2개점 오픈을 비롯, 싱가포르 2호점, 중국 등 해외에 7~8개 매장을 올해 추가로 오픈할 계획이다. 또 지난해 싱가포르에서만 15억 원, 국내에서 150억 원의 매출을 올렸지만 올해 국내외 공격적인 유통망 확장을 통해 450억 원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다.

‘스파이시칼라’는 본격적인 중국 시장 진출을 위해 최근 중국 법인 설립을 마치고 충칭 등 주요 상권에 대형 플래그십 스토어를 오픈하기 위해 박차를 가하고 있다. 지난 1월 말 일본 도쿄 패션콘서트 KISS를 성공적으로 마친 후 일본 진출 제의도 많이 들어오고 있는 상황이다.

이 브랜드를 총괄하고 있는 이민호 이사는 “‘스파이시칼라’를 아시아 라이프스타일을 기반으로 한 ‘H&M’ 같은 브랜드로 성장시키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또 “중국과 동남아시아, 일본 등을 먼저 공략한 뒤 내년쯤 뉴욕 소호로 건너가 컨셉스토어를 선보일 예정”이라며 해외 진출에 대한 적극적인 의지를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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