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축된 소비심리로 백화점마저 땡처리에 본격 나서고 있다. 재고 처분으로 평년 매출을 맞추고자 애쓰고 있는 이들은 매주 갖가지 할인전을 열어 집객력 높이기에 분주한 모습이다. 5월 말 대규모 물량의 원피스 할인전을 기획했던 대형 백화점 3사는 각종 할인전으로 6월의 시작을 알렸다. <사진 : 업체 재고 소진을 위해 백화점들이 나서 매주 대규모 할인전을 실시하고 있다. 롯데백화점 본점장 이완신 상무는 “불경기를 맞아 가계에 도움이 될 수 있는 대형 초특가 행사를 지속적으로 준비해 방문 고객을 늘리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롯데백화점은 ‘선글라스 대전’과 ‘스트리트 유명 SPA전’을 진행했다. ‘세린느’, ‘에스까다’, ‘비비안 웨스트우드’ 등 40여개 브랜드가 참여한 ‘선글라스 특집전’에서는 균일가 상품, 이월 상품, 올 신상품까지 각 브랜드의 3만개 제품을 한 자리에서 선보였다.
관계자는 “올 3~4월까지만 해도 선글라스 업계는 울상이었다”면서 “연일 계속되는 봄 같지 않은 날씨로 매출은 역신장을 이어갔다”고 말했다. “그러나 5월 들어 선글라스 매출이 호조를 띄었다. 일찍 찾아온 더위와 윤달 후 몰리는 혼수고객 등으로 신장세는 보다 확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업계에서는 이러한 매출호조에 최근의 불황도 일조하고 있다고 관측했다. 여성고객들이 값비싼 신상품 의류 구매를 포기하는 대신 포인트 상품인 선글라스로 스타일을 반전해보고자 하는 식의 구매 경향이 늘고 있다는 것이다. 다른 시즌 여성 패션소품인 스카프가 3~4월 30% 이상 고신장 한 것도 같은 맥락으로 이해해야 한다는 분석이다.
롯데백화점은 지난 5일까지 본점에서 ‘스파이시칼라’와 ‘스마일마켓’ 등 최근 인기몰이 중인 토종 SPA 브랜드들과 ‘스트리트 유명 SPA전’을 개최했다. 젊고 트렌디한 스트리트 브랜드 행사 진행으로 젊은층으로 고객 저변을 확대하겠다는 복안이다.
현대백화점은 ‘쿨 맵시 상품 특집전’과 ‘H-여성의류 대전’을 기획했다. 오는 10일까지 전국 13개 점에서 실시되는 ‘쿨 맵시 상품 특집전’은 ‘헨리코튼’, ‘킨록’, ‘지이크’ 등 남성정장 브랜드를 비롯, ‘듀퐁’, ‘랑방’, ‘닥스’ 등 셔츠 브랜드까지 총 20개 브랜드가 참여했다.
10억 원 물량의 이월 및 기획 상품 약 1만 여벌을 최대 60%까지 저렴하게 선보인다. 지난해부터 이어져 온 소비 부진으로 재고가 많이 남아 있는 여성 의류 업체들을 위해 행사를 마련했다.
경인지역 7개 점에서 10일까지 진행되는 ‘H-여성의류 대전’은 ‘루치아노최’, ‘아이잗컬렉션’, ‘지고트’, ‘쁘렝땅’ 등 디자이너 부티크, 디자이너 캐릭터, 여성 커리어/캐릭터 브랜드 총 25개가 참여한다. 총 10만장 판매가 기준으로 100억 원 물량이며 평균 할인율은 50%다.
관계자는 “현재 국내 여성의류 업계는 날씨, 불황 등으로 삼중고를 겪고 있다. 이들의 재고 소진을 돕고자 브랜드 연합 행사를 기획하게 됐다”며 “지난해보다 할인율이 강화되고 물량도 늘어났다”고 전했다.
신세계백화점도 영등포점·의정부점·인천점·충청점에서 ‘겨울 의류 빅찬스 대전’을 열어 50억 원 어치의 이월 상품 판매에 나섰다. 최대 80% 할인가로 선보였으며 원피가 상승 여파로 가격이 인상된 밍크코트도 초특가로 내놨다.
국내 의류 업계 관계자는 “6월에 봄/여름 상품을 판매하지 못하면 바캉스, F/W 신상품 출시 등이 이어지면서 S/S 상품 매기를 놓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5월 말부터 8월 말까지 해외 패션 브랜드들도 시즌 오프 행사를 전개해 국내 업체들이 느끼는 위기감은 고조됐다”고 전했다.
매주 행사 봇물…“냉동 소비심리 녹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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