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대 ‘뮤즈야주르’팀 해외탐방 프로그램(GP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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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패션문화 세계화’ 위한 유럽 박물관 탐방기

본지는 작년 8월 경상대학교 해외탐방 프로그램인 GPP(Global Pioneer Program)의 일환으로 이 학교 의류학과 학생들의 뉴욕 탐방기사를 실은적이 있습니다. (본지 2011년 8월25일, 29일자)

올해에는 영국 런던과 프랑스 파리의 패션박물관을 주제로 한 프로젝트가 선정돼 우리의 패기 넘치는 학생들이 유럽 패션 선진국들의 현지 26개 박물관을 둘러본 기행문을 보내왔습니다.

한국에서도 최근 패션박물관 건립에 대한 의견이 모아지고 있는 시점이라 이 학생들의 이야기에 귀가 기울여집니다. 학생들은 “향후 세계 패션계는 각 국가의 전통에서 아이디어를 얻은 다양한 제품과 경쟁하게 되고 이는 과거의 산물로 불리는 박물관이나 갤러리를 통해 얻어질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따라서 한국적 정체성을 담은 패션을 선진화하기 위해 박물관이라는 아이디어 뱅크를 발전시키고 이를 위해 ‘한국 패션문화의 세계화를 위한 유럽 박물관 조사’를 준비했습니다. 이들이 느낀 생생한 현장감을 그대로 전달하기 위해 가능하면 원문 그대로 싣고자 노력했습니다.
/정리=정기창 기자 [email protected]

# 영화속에서만 보던 런던의 풍경
우리는 7월 6일 10시 20분 비행기를 타고 유럽으로 향했다. 12시간의 피곤하고도 지루한 비행 끝에 도착한 런던은 한국과는 전혀 다른, 마치 영화 속에 들어온 것만 같은 모습으로 우릴 맞아주었다.

런던 탐방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이튿날은 숙소에서 가까운 버킹엄 궁전을 시작으로 세인트 제임스 공원(Saint James park), 처칠 워룸(Churchill war rooms), 테이트 박물관(Tate Britain)을 방문하게 됐다. 이 중 처음으로 탐방한 처칠 워룸은 입구를 찾지 못해 헤매다 발견하게 됐고 전쟁 시 벙커를 개조해 만든 곳이었다. 어둡고 침침한 우리나라와는 다르게 세련되고 독특한 느낌을 주는 전쟁 박물관이었다.

# 세계 3대 박물관 ‘대영박물관’
8일에는 대영 박물관을 방문했다. 이 곳은 세계 3대 박물관에 걸맞게 연 평균 600만 명이 넘는 방문객과 700만 점이 넘는 소장품을 가지고 있었으며, 방문객을 위한 다양한 서비스 시설도 갖추고 있었다.

다음 날은 바스로 가기 위해 패딩턴 역으로 가 기차를 탔다. 처음 본 바스는 고대 로마 시대 건물을 그대로 보존해 런던과는 다르게 토속적이면서 차분한 분위기를 형성하고 있었다. 바스에서 첫 번째로 방문한 곳은 의상박물관(Museum of costume)이었다.

이곳은 18세기 연회장인 어셈블리 룸(Assembly Rooms)의 지하에 있는 곳으로, 17세기부터 현대까지의 의상과 핸드백, 각종 액세서리가 전시돼 있는 패션 박물관이다. 출국 전 인터뷰약속을 받아놓은 상태였기 때문에 인터뷰를 요청했지만, 바쁘다는 이유로 거절당하고, 간단한 설문지와 무료입장 혜택만 누릴 수 있었다.

지하에 있는 의상박물관은 심플한 인테리어에 복도형 전시장의 모습으로, 사이드에는 우리가 배웠던 의상들이 진열돼 있고, 잔잔한 조명이 전시품을 비추고 있었다. 여기 구조는 좁고 단순해서 길을 따라 걷는 형태의 관람 동선을 형성하고 있었다. 시대 순으로 배열된 진열품을 차례대로 볼 수 있어 관람의 이해도를 높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었다. 하지만 전시관이 따로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특정 시대를 선택해서 볼 수 없다는 단점도 있다.

서양의 근세의상을 입어 볼 수 있는 체험관이 전시관 중간에 배치돼 있어 관람의 지루함을 줄여줬으며, 관람객의 흥미를 높여줬다. 박물관 탐방을 마치고 1층의 어셈블리 룸으로 이동했다. 이곳은 큰 창문사이로 들어오는 햇빛이 샹젤리제에 비춰 더 아름다운 모습을 하고 있었다.

# 장식예술 분야 세계 최대 ‘빅토리아&알버트 박물관’
런던의 또 다른 패션 박물관 중 하나인 패션텍스타일박물관(Fashion&Textile museum)은 잔드라 로즈(Zandra Rhodes)가 설립한 패션과 직물 디자인전용 박물관이다. 이 박물관은 지속적인 전시보다 일시적이며 주기적으로 변화하는 전시를 제공하고 지향하고 있다. 전시관이외에도 직물 스튜디오와 인쇄 작업장 개인 거주지를 포함하고 있다.

건물 외부 벽면과 내부 인테리어는 다양한 색상을 사용해 활기차고 생기 넘치는 느낌을 줬다. 패션하면 연상되는 다양한 물건을 집합시켜놓은 만큼 곳곳에 패션을 전공으로 하는 학생들이 바닥과 의자에 앉아 스케치를 하고 있었다.

장식 예술 분야에서 세계 최대 박물관으로 알려진 빅토리아&알버트(Victoria&Albert) 박물관은 이 분야를 하는 우리에게 꼭 가봐야 할 곳이었는데, 운이 좋게도 보존처리 분야에 한국인이 있어 간단한 인터뷰 약속을 잡을 수가 있었다. 박물관은 르네상스식 건축물인 외부와는 다르게 내부의 전시는 세련되고 현대적인 느낌을 자아내고 있었으며, 예전부터 현대까지의 디자인, 컬렉션들을 전시하고 있어 탄성을 불러일으켰다.

박물관을 둘러본 후 약 2시간의 인터뷰를 진행했다. 인터뷰에서 우리는 생소하기만 했던 의복보존처리직업에 대한 설명에서부터 직물의 처리 방법, 쓰이는 재료 등 그 분야의 전체적인 설명뿐만 아니라 다른 분야까지 모든 설명을 들을 수 있었다. 하지만 박물관 자체적인 기능이나 직원이 아니라 국민들의 인식이 더 큰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알았을 때, 우리나라 국민들의 인식이 많이 바뀌어야 한다고 느꼈다.

우선 박물관이 입장료가 있다는 이유로 외면하는 우리나라 사람들에 비해 외국인들에게 입장료 가격은 박물관 관람에 아무런 거리낌이 되지 않았다. 또한 외국은 박물관에서 자원봉사를 하는 등 주체적이고 참여적인 자세를 갖고 있기도 했다. 영국에서의 모든 일정을 마친 후 우리는 8시간동안 버스와 배를 번갈아 타며 프랑스로 향했다.

# 관람객 압도 프랑스 ‘루브르 박물관’
영국과 프랑스의 차이는 생각보다 컸다. 깨끗하지 못한 지하철 환경에서부터 사람들까지 영국과는 너무 다른 모습에 충격도 받았다. 충격을 뒤로하고 세계 3대 박물관 중 하나로 불리는 루브르 박물관을 방문했다. 세계 3대 박물관이라는 위상만큼이나 굉장한 규모와 아름다운 외부 전경, 많은 수의 방문객을 가지고 있었다. 사진으로만 보던 전경은 마치 그림 같아서 한동안은 카메라 셔터소리밖에 들리지 않았다.

대영박물관과 마찬가지로 너무 방대한 양에 자료수집에 필요한 전시관을 지정해서 들어갔다. 틈틈이 여러 유명한 미술작품들도 볼 수 있었는데, 수업 시간에 배운 나폴레옹 황제와 조세핀 황후의 대관식 미술품은 실제 규모가 한쪽 벽면을 가득 채울 만큼 어마어마한 크기와 사실적인 색채로 우리를 압도했다.

지하는 생각보다 큰 규모로 카페, 레스토랑, 서점, 기념품점 등 많은 상점이 자리 잡고 있었다. 루브르를 다 둘러보지 못한 아쉬운 마음에 관련된 엽서들을 구입하면서 마음을 달랬다.

# 과거와 현대가 공존 ‘의상 장식 박물관’
다음날 우리들은 루브르 궁전(Palais du Louvre) 서쪽에 위치한 건물인 파비용 드 마르상(Pavillon de Marsan)을 전시장으로 사용하는 의상 장식 박물관(Les arts decoratifs)에 갔다. 이곳은 18세기부터 오늘날까지의 아름답고 독특한 장식품 등을 전시하는 박물관으로 자기, 가구, 종교 그림, 태피스트리, 벽지, 장난감, 보석, 유리 세공품, 카펫 등 종류 또한 매우 다양했다.

장식 예술 박물관, 모드 직물 박물관, 광고 박물관, 니심 드 카몽도 박물관 등 여러 개가 같이 있는 특색 있는 박물관이었다. 건물 외벽은 오래됐지만 내부는 거칠고 품위 있는 느낌과 달리 하얀 색의 현대적인 느낌이 매력적이었다. 입구가 건물의 중앙에 있어 관람을 시작하면 건물 한 층을 쭉 둘러볼 수 있게 전시관이 구성돼 있었다.

현재 모드 직물 박물관에서는 루이뷔통&마크제이콥스(Louis vuitton&Marc jacobs) 전시회를 진행하고 있었으며, 전시는 큐레이터 파멜라 고블린(Pamea Goblin)의 주관으로 브랜드의 설립자 루이 뷔통(Louis Vuitton)과 그의 수석 디자이너 마크 제이콥스(Marc Jacobs)를 테마로 진행됐다.

의상 장식 박물관의 다른 곳과는 달리 전시회의 테마와 어울리는 어두운 조명을 쓰고 있었다. 하지만 각 박물관의 내부 구조는 모두 동일했다. 전시품은 루이뷔통의 아이디어 메모수첩부터 초기 아이템인 트렁크, 19세기 패션 및 컬렉션 등과 함께 마크 제이콥스의 대표 디자인 의상을 모아 전시하고 있었다. 팀원 모두가 여성인 만큼 한번 쯤 들어보고 싶었던 명품브랜드의 가방과 의상들을 관람만 해야 하는게 아쉬웠다.

이로서 우리는 런던과 파리에 있는 총 26개의 박물관을 탐방하는 일정을 모두 마쳤다.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해외 탐방이었지만 우리 스스로도 무언가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게 해준 이번 탐방에서 우리 모두는 조금 성장한 것 같다.

인간은 경험을 통해서 조금씩 성장하듯이 도전이라는 것에 두려워하지 않고, 고난과 역경이라는 것을 피하려고 하지 않는다면 지금의 이 경험은 커다란 성장으로 도약할 수 있는 발판이 될 것이다. 4명이 한마음 한뜻으로 이루어낸 이 탐방은 무엇과도 바꿀 수 없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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