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PIS는 사상 최대 규모인 261개사가 참여한 가운데 한국 섬유산업의 과거와 현재, 미래를 조명하는 화려한 축제의 장으로 꾸며졌다. 한국생산기술연구원은 최첨단 디지털 실을 선보여 방송 등 언론의 주목을 받았다. 디지털 원단을 이용해 컴퓨터에 영상을 전송하고 이를 심전도 센서와 접목한 디지털 의류 등은 참관객들 관심을 끌었다.
교직물과 기능성 원단 국내 1위 업체인 영텍스타일은 세계 최초로 개발한 가염형 PP인 ‘울티마 엑스(ULTIMA-X)’, 3레이어 복합 기능성 보온소재 ‘테트라 히트(TETRA-HEAT)’ 등을 내놨다.
올해 첫 참가한 주흥에프엔씨는 일명 ‘구멍 뚫린 직물’을 출품했다. 일본에서는 이미 관련 제품들이 나와 인기를 끌고 있지만 국내에서는 처음 선보인 제품이라 이 회사 부스는 전시회 기간 내내 바이어와 참관객들 발길이 끊이지 않았다.
주흥에프엔씨 김주찬 상무는 “유럽은 이미 우리 제품이 수출돼 상품화까지 됐다”며 “반응이 좋아 지속적인 수출이 가능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국내 최초로 섬유제조 전 과정에 대해 국제 유기섬유 인증인 GOTS를 획득한 케이준컴퍼니는 기존 상식을 깨고 화려한 색상의 염색이 이뤄진 오가닉 코튼을 선보여 향후 시장 확대 가능성을 보여 줬다.
이 회사 김정훈 부장은 “원사와 편직, 염색에 이르는 16개 전 생산 공정을 역추적하는 T/C (Transaction Certification) 인증까지 획득해 제품의 신뢰도를 더욱 높였다”고 말했다. 그는 “염색이 된 제품을 보고 천연염색으로 잘못 알고 오는 분들이 있다”며 “전 공정에 대한 철저한 실사 인증으로 오히려 천연염색보다 더 안전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올해 PIS에 참가한 대부분 업체들은 이번 전시회를 두고 외화내빈이라며 좀 더 내실있는 전시회로 한발 더 다가서야 할 것으로 지적했다. 꾸준히 PIS에 참가하고 있는 A사 미주지역 수출 담당자는 “마치 학생들을 위한 전시같다. 시간을 들여 출품 아이템을 선정하고 준비했는데 첫날부터 학생들만 북적대 관심이 뚝 떨어졌다”고 말했다. 그는 “5년전만 해도 미주 바이어가 많았는데 찾아볼 수 없고 올해는 그나마 성황을 이루던 중국 바이어들도 거의 없었던 것 같다”고 덧붙였다.
직물 수출업체인 또다른 B사 대표는 “부스를 찾은 중국 바이어들이 잠깐 상담하고 동대문으로 몰려가더라”고 지적했다. “규모는 커졌지만 항상 보던 제품들이라 관심이 안간다”는 의견들도 많았다.
당초 섬산련은 중국과 한국 내수 시장을 겨냥한 전문 소재 전시회로 발돋움한다는 의지를 밝혔으나 올해는 내수 브랜드 업체들의 관심도 크게 줄어들었다. 최대 직물 업체중 하나인 모 회사 관계자는 “올해는 브랜드 관계자들도 안보였다. 우리와 거래하는 곳도 전시회가 열리는지 모르더라”며 “주최측 홍보에 문제가 있었던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또다른 참가업체 관계자는 “타성에 젖어 규모만 확대할 것이 아니라 좀 더 내실있는 전시회로 나갈수 있도록 주최측에서 고민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홍승애풍기인견
조직·컬러·가공력 ‘소재 차별화’
“‘홍승애풍기인견’은 소재의 차별화가 큰 특징의 하나입니다”라는 계호명 대표<사진>의 설명이다. 이번 PIS는 지역 연고사업일환으로 이구직물(대표 장효수), 웰빙갤러리(대표 남옥선), 유통공사 등이 나란히 참가했다. 풍기인견은 열전도성이 빠르고 수분흡수, 발수가 빨라 세균억제와 함께 냄새를 없애주며 정전기 방지 원단으로 현대인들이 찾는 주요 웰빙 원단이다.
‘홍승애 풍기인견’은 오래전 선친이 제직공장을 운영해 왔기 때문에 계호명 사장은 누구보다 섬유의 조직에 대해서 잘 알고 있다. 제직의 원리를 이해하면 섬유의 표면이나 광택 등 텍스타일에 따라 감각적인 느낌을 표현할 수 있다는 것이다.
혼방직물과 100% 인견 다이마루 소재, 인견 망사의 경우 폴리에스터 20%를 혼방해 실용성을 높였고, 인견 시폰도 개발해 타 제품과는 확실히 다른 상품으로 눈길을 모았다. ‘홍승애 풍기인견’은 내달에 대구에서 열리는 컬렉션에 단독브랜드로 패션쇼 무대를 꾸민다. 중국에도 브랜드 등록을 마친 가운데 향후에는 전국을 무대로 한 영업을 펼치면서 해외 수출의 물꼬도 튼다는 계획이다.
풍기는 정감록에 나오는 제일승지로 알려져 있다. 전쟁이 없고 수해 재해가 없으며 항상 풍족한 지역이다. 인견, 인삼, 사과를 특산물로 6·25전쟁 때에도 풍기인견은 좋은 섬유로 각광받아 왔다. 어르신들은 아직도 인견하면 속옷이나 인견비단으로 통한다. 최근에는 교통이 발달하고 기후마저 뜨거워지면서 풍기인견은 웰빙 제품으로 각광받을 전망이다. ‘홍승애 풍기인견’은 이러한 지역 소재를 더욱 발굴해 한국을 대표하는 제품으로 발전시키겠다는 각오로 기대를 모은다.
/김임순 기자 [email protected]
예솜
친환경 천연염색 아름다움 전파 앞장
“자연이 주는 천연염색의 아름다움을 보다 많은 사람들에게 알리고 싶습니다. 그 일환으로 대구·경북 최초로 천연염색 협동조합을 설립하고 제품화하는 과정도 신설했습니다. 많은 분들의 참여가 있기를 기대합니다”라는 친환경 염색 브랜드 ‘예솜’ 신운섭 사장의 말이다. ‘예솜’은 친환경 천연염색을 통해 동양의 멋을 알리고 오트쿠틔르 감성을 접목한 캐주얼 브랜드로 신 사장은 이번 PIS 참여를 통해 많은 바이어를 만나 시장의 니즈를 현장에서 찾았고 말한다.
신 사장의 천연염색 관련 이력은 화려하다. 일본 다나까지오 대학 졸업 후 동경 와코 국제부 한국파트, 남성복 디자이너(기획실장), 계명문화대학 패션디자인과 겸임교수 등을 역임하며 실력을 쌓았다.
그 외에도 FCK 주관 천연염색사업, 홍콩패션위크, 파리 프레타포르테, 중국 심천 홈텍스타일, 대구 패션페어 등 다양한 전시회에 참여해 제품을 알리고 있다. 지난 2009년에는 중국 광저우 초대 패션쇼를 통해 광저우 소재협회 디자인 고문 위촉까지 역임하고 있어 주목된다.
최근에는 천연염색 기술을 제대로 알리고자 전국 유일의 천연염색 협동조합을 조직하고 전문적인 교육과정도 개설했다. 오는 18일 경북대학교 김태경 교수의 ‘천연색소 응용기술과 성능개선 사례 소개 및 인증제도’ 관련 수업을 시작으로 관련 과정을 소개한다. 천연염색소재 제품화 기술 과정은 총 4일차로 섬유 및 봉제업체 현장 인력 외 해당분야에 관심 있는 사람을 대상으로 실시할 계획이다.
/강재진 기자 [email protected]
주흥에프엔씨
‘구멍 뚫린 직물’ 큰 인기
지난 6일 오후 3시 주흥에프엔씨 부스는 제품을 문의하는 바이어들로 북적이고 있었다. 취재를 하는 약 20여분 동안 5개 팀 이상이 부스를 방문하고 상담을 요청해 대화를 이어가기 어려울 정도로 문전성시를 이뤘다.
‘구멍 뚫린 원단’은 위사와 경사에 용해사를 넣은 다음 가공 공정 중에 이 실을 녹여 만들어진다. 이 가공공정은 특허를 받았다. 용해사가 녹은 자리는 원단 조직이 얇아지고 교차점에는 작은 구멍이 생겨 일반 기능성 원단과는 비교할 수 없을만큼 시원한 느낌을 준다고. 이같은 ‘립(RIB)조직’이 통기성의 핵심이다.
이 회사 김주찬 상무는 “많은 사람들이 펀칭 가공인줄 알고 왔다가 용해사를 녹여 만든 조직이라고 설명하면 다들 놀란다”며 “립 크기를 조정해 통기성을 조절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실제 전시된 자켓 샘플을 입어보니 무게도 가벼웠다.
원단에 일정 크기의 구멍이 있어 옷 뒷면에 나미를 붙이면 통기성은 떨어지지만 배경색깔이 부각돼 투톤효과를 낼 수도 있다. 기능성 뿐만 아니라 디자인면에서도 떨어지지 않는다는 설명이다. 김 상무는 “새로운 제품이라 아직 국내에서는 상담만 하고 있지만 유럽쪽은 이미 상용화 돼 상품으로 나왔다”며 “반응이 매우 좋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