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라치 인근 봉제공장 불로 258명 사망
“파키스탄 카라치에 있는 의류 공장에서 불이나 적어도 258명의 사망자가 발생했고 이는 파키스탄 최악의 산업 화재로 기록됐다.”
지난 9월11일 화요일 늦은 오후, 사람들은 화염의 불길에서 탈출하기 위해 4층짜리 건물의 창문에서 사랑하는 가족들이 뛰어 내리는 공포스러운 장면을 지켜봤다.
수백명의 근로자들은 허름한 공장에서 일하고 있었고 여기에는 비상구조차 없었다. 이 건물은 수분만에 화염에 휩싸였고 수백명의 근로자들이 불에 타거나 질식해 숨졌다. 의류 공장 화재 원인은 아직도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비극은 카라치 신드 산업단지(Karachi Sindh Industrial Trading Estate)의 허브 리버로드(Hub River Road) 인근, 알리 엔터프라이즈(Ali Exterprise)의 야간 근무조에 일어났다. 당시 수백명의 근로자들은 수출 및 내수용 기성 의류를 생산하고 있었다. 이날 밤의 화재는 파키스탄 국민들을 비탄에 빠뜨리고 모든 것을 잿더미로 바꿔 놓았다.
카라치 소방 대장인 살림은 “불을 끄기 위해 뿌려진 물이 뜨겁게 가열된 채 지하에 차 올랐고 구조대는 여기서 더 많은 시신들을 구조해 내야 하는 문제에 봉착했다”고 말했다.
소방관들이 잔여 불을 진화함에 따라 사상자는 급격히 늘어났고 수십구의 시체들이 공장 지하와 1층에서 함께 웅크린채 발견됐다.
살림은 “지하에서는 아직도 연기가 나는 곳들이 있다. 우리가 불을 끄기 위해 뿌린 물은 거대한 뜨거운 물 웅덩이를 만들었고 이를 식히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공장에는 전기가 나갔다”고 덧붙였다. 카라치 최고 책임자인 로샨 샤이크는 “많은 희생자들이 발견되고 있고 그 숫자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금속창살이 더 큰 화를 불렀다
화요일 오후 6시, 건물이 완전히 화염에 휩싸였을 때 모습은 마치 모든 지옥이 이곳에 펼쳐진 듯 했다. 생존자들은 “700명이 넘는 근로자들이 단 한 개의 탈출구인 계단으로 몰렸다”고 증언했다. 그들 대부분은 여성과 봉제기계 보조로 일하던 십대 소년들이었다. 수요일 저녁까지 지하를 제외한 모든 층에 대한 생존자 구조가 끝났다. 대부분 희생자들은 창문 옆에서 발견됐고 시신들은 여러층에서 20~30명씩 떼로 모여 있었다.
대부분 창문에는 금속 창살이 설치돼 있었고 희생자들은 창문 밖으로 뛰어 내려 목숨을 구할 수 있는 기회조차 갖지 못했다. 대부분 시신은 2~3층에 몰려있었고 이들의 사망 원인은 (유독가스로 인한) 질식사였다. 공장 지하실에서는 25구의 시체가 발견됐고 구조 활동은 목요일 오전까지 계속되고 있다.
불충분한 화재 안전 대책과 비상구의 부재가 비극적 참사의 주요 원인으로 지적됐다. 생존자들은 “처음에 들린 폭발음은 지나가는 자동차의 타이어가 터지는 소리인줄 알았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내 연기가 자욱하게 피어오르고 사람들은 한쪽으로 우르르 몰려갔다. 하지만 유일한 출구였던 3피트(약 0.9미터) 크기의 출구는 모든 직원들이 대피하기에는 너무 작았다.
일부 언론 보도에 따르면 이 공장에서는 지난 수년 사이에 4번이나 화재가 있었던 것으로 추측됐다. 화재발생 하루 전에도 작은 불꽃이 발견됐다가 진화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근로자들은 소방 훈련 한 번 받은적이 없었고 충분한 숫자의 소화기조차 구비되지 않았다. SSP의 아미르 파루키는 “이 공장은 과거에도 화재가 있었다”며 “범죄 혐의를 두고 있다”고 말했다.
공장 사장은 도주해 행방 못찾아
적어도 40명의 소방관들이 물탱크와 3개의 스노클을 들고 불속에 뛰어들었다. 3개의 스노클 중 한 개는 화재진압에 쓰였고 나머지 두 개는 건물에서 대피하는 사람들을 위해 쓰였다. 한편 알리 엔터프라이즈의 소유주인 샤히드 바일라와 그의 동생 아샤드 바일라는 도주해 버렸고 정부 관계자는 이들 두 명은 출국이 금지됐다고 밝혔다.
DIG의 아크람 나임바로카는 “이들은 보복 살인될 가능성이 있어 당사자 안전을 위한 보호구치를 하려고 노력했다. 아직 찾지 못했지만 노력은 계속되고 있다”며 “이들은 출국관리명단에 올라 있다”고 밝혔다.
화재 원인과 관련, 초기 조사 결과 이 공장은 (불법 전기 공급 시스템인) ‘쿤다 시스템(Kunda System)’을 사용하고 있었고 화재 발생 전 세 번의 폭발이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화재 이후 국제노동기구 ILO(International Labour Organisation)는 근로자들 건강과 안전을 보호하기 위한 국가적 조치를 요청했다.
/정리=정기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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