꾸려가기 ‘팍팍한’ 맨즈 디자이너 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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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저가 유통에 남성 디자이너 설 자리는?

고가 하이엔드 컨템포러리 일색이던 남성복 디자이너들이 최근에는 중저가 세컨 브랜드를 별도로 런칭, 대중적인 디자인과 합리적인 가격의 컬렉션을 선보이는 추세다. 그러나 한정된 유통과 고객층 탓에 개성적 디자인과 중저가 가격을 제안해도 설 자리가 마땅치 않은 실정이다.

디자이너 남성복 가운데 가장 잘 알려진 세컨 브랜드로는 최범석 ‘제너럴 아이디어’<사진>, 강동준 ‘디바이디(D by D)’, 서은길 ‘세컨드지(2ndG)’가 대표적이다. 이상현의 ‘어와프(AWHARF)’, 이학림 ‘비사이드바스타드’ 등 신진 축에서도 이러한 시도가 늘고 있다.

그러나 수년간 등장한 디자이너 브랜드의 숫자에 비해 이들을 소개할 유통은 그리 많지 않다. 디자이너 세컨 브랜드의 주요 유통 경로는 에이랜드와 두타, 29cm, 디자이너그룹 등 온오프라인 편집매장들인데, 대부분 위탁으로 운영되고 있으며 판매량도 많지 않아 디자이너로써는 녹록치 않은 상황이다.

대표적인 오프라인 판매처 두타는 지하 1층의 신진 디자이너가 입점된 ‘두채’를 비롯해 지상 1층과 4층에 각각 여성과 남성 디자이너 존을 운영하고 있다. 남성복 디자이너 존은 4층에 9개 브랜드가 입점해 있는데, 1만 원대 티셔츠와 10만 원대 아우터의 중저가 제품들로 구성돼 있다.

10평 내외의 매장들은 평균 월 5천만 원의 매출을 거두고 있으며, 일부 매장은 억대 매출을 기록하고 있어 입점 경쟁이 치열하다. 최범석 ‘제너럴 아이디어’가 브랜드 컨셉을 잘 살린 매장으로 안정적인 매출을 거두고 있고, 지난 3월 중간 개편에 입점한 조성아의 세컨 브랜드 ‘시즈세이’가 합리적인 가격에 세련된 이미지를 표현하고 있다.

그러나 입점 디자이너의 말에 의하면 “동대문 상권 특성상 소비자의 반응과 나날의 매출에 대해 즉각적으로 대응해야 하기 때문에 하루하루 피가 마른다”고 한다. 또한 몇 브랜드 외에는 단독매장을 구성할 상품의 구색과 물량이 부족하며 VMD와 홍보 마케팅까지 브랜드로써 총체적으로 미흡한 모습이다. 대부분의 디자이너들이 동대문 도매 시장의 제품들을 사입해 부족한 부분을 채우고 있으나, 남성 의류를 취급하는 곳이 드물다 보니 엇비슷한 제품들로 채워지고 있다.

이 같은 한계와 제약을 극복하기 위해 디자이너들이 해결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최범석, 강동준 등 국내외 패션위크에서 쇼를 행하고 있는 이들은 매장에 스크린을 설치하고 패션쇼 영상을 보여주거나 룩북 이미지를 전시했다. 자칫 휑해 보일 수 있는 매장을 브랜드의 다양한 아카이브로 꾸며 시각적으로 풍부해 보이게 했다. 두타 두채의 ‘렛커즈머스’나 ‘트리플(+3)’은 디자인 감성과 마인드가 맞는 다른 신진 디자이너의 제품을 함께 구성해 하나의 완성도 높은 매장을 구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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