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세계적 브랜드·스타 디자이너 탄생해야 할 때”
‘뉴욕 코트리’ 코트라·강남구청과 협약 체결…해외시장 개척
신진 참여 유도, 노하우 전수등 메리트 부여 新회원 흡수 도모
“우리나라 패션디자이너들 정말 수고 많이 했어요. 70년대만 해도 ‘디자이너’라는 단어조차 생소했지요. 1세대 디자이너들이 열악한 국내 시장에서 기틀을 잡고 오늘날 대한민국에서 ‘패션산업’의 중요성을 인식하게 하는데 큰 힘이 됐다고 자부합니다. 이제는 이러한 ‘역사’를 기반으로 우리 디자이너 브랜드를 해외로 진출시키고 신진을 키워 세계적인 ‘스타브랜드, 스타 디자이너’를 만드는데 노력을 경주해야겠습니다.”
사단법인 대한패션디자이너연합회(KFDA)의 제 20대 회장에 이영선 디자이너가 선출됐다. 이영선 디자이너는 이미 지난 14대 회장직을 성공적으로 수행한 바 있어 KFDA의 새로운 도약을 위해 훌륭한 리더십을 발휘해 줄 것으로 기대된다.
이영선 신임 회장은 “완벽하게 세계적으로 유명한 명품브랜드가 아직 한국에서 나오지 않았고 중저가 패스트시장마저 해외로부터 잠식당하고 있는 요즘, KFDA가 미래를 위한 신진발굴과 육성, 해외마켓 개척에 앞장서는데 사업 중점을 두고 싶다”고 강조했다.
패션의 개념조차 생소했던 70년대에 디자이너들이 샵을 내고 패션쇼를 하고 백화점에 입점하는등 모든 시스템을 스스로 만들어 왔다고 언급하면서 “디자이너가 직접 경영을 하고 백화점 매출에 신경을 써야 하는 환경으로 인해 세계적 브랜드로의 도약이 어려웠다”고 지적했다.
초창기 백화점에서 디자이너 브랜드들이 폭발적 신장을 이루면서 쫓아가기 급급하다 보니 멀리 바라 볼 수가 없었다는 것이다. 이러한 과정들을 되짚어 보고 안타까워 하는 이영선 회장은 “디자인과 경영은 분리돼야 합니다. 디자이너가 직접 기업운영을 하다보니 충분한 전력과 역량을 발휘할 수 가 없는 것이죠. 외국처럼 디자인, 영업, 생산, 관리, 마케팅까지가 철저하게 전문화 돼야 합니다”라고 언급했다.
목적이 같다면 불협화음 종식해야
“1세대 디자이너가 불모지에서 ‘패션’의 개념부터 인지시키는 기초작업을 일궈왔고 서울시가 ‘서울을 세계 5대 패션도시로 만들자’는 슬로건을 내 놨죠. 그래서 성공적 서울패션위크와 컬렉션을 위해 매진해 왔습니다. 물론 불협화음이 없을 수가 없지요. 그러나 ‘목적’이 같다면 계속 발전시켜 나아가야죠.
디자이너들의 역량으로 여기까지 왔으면 여건이 어떠하더라도 뒷받침을 해 줘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예산이 계속 줄어들고 긍정적이지 못한 이야기들이 나오는 것은 바람직하지 못합니다. 이제 패션산업이 빛을 보게 해야지요!” 이영선 회장은 단호하게 최근의 상황에 대해 일침을 가했다. 그동안의 중견이상 디자이너들의 과정이 역사이고 곧 뿌리인데 후배들은 같은 고생을 겪지 않고 실력발휘를 할 수 있는 역할을 KFDA가 해 줘야 겠다는 각오이다.
“우리는 의상실을 경영하고 백화점 영업도 해 봤고 외국에서 패션쇼와 전시, 수출까지 다양한 경험을 해 봤습니다. 패션쇼란 단어조차 생경할 때 쇼를 하고 세계각국을 다녔지요. 그 경험을 바탕으로 일을 해 나아갈 수 있는 인재를 찾아서 이제 세계 5대 패션도시의 기틀을 만들어야 합니다.”
이 회장이 임기동안 가장 먼저 진행할 비즈니스는 바로 ‘뉴욕코트리’에 디자이너들을 참여시키는 것이다. 디자인성이 가미된 차별화된 의상을 가지고 바이어들이 오더할 수 있는 뉴욕을 찾아간다. 코트라와 강남구청이 각각 지원을 할 예정이고 KFDA가 주축이 돼 회원은 물론이고 비회원일 지라도 뜻을 두고 있는 신진들이라면 흡수해 지원을 받고 참여하게 할 방침이다.
“길을 몰라서 못가는 후배들이 있어요. KFDA는 회원뿐만이 아니라 신진에게 기회를 줄 방침입니다. 사실 첫 회는 큰 성과를 바랄 수 없습니다. 적어도 뉴욕같은 세계적 도시는 3회는 연속 참가해야 신뢰를 갖고 본격적인 바잉을 한답니다. 처음엔 의상이 좋아도 신뢰가 생길때까지 오더하는 사례는 드물다고 봐야죠.
첫 해는 아무리 작은 수량의 오더라도 성심성의껏 해줘야 합니다. 그것이 큰 오더로 연결되는 발판이 됩니다”라고 세세하게 설명했다. 이영선 회장은 우리나라의 섬유, 패션마켓의 전반적 여건은 이미 세계화수준에 이르렀고 이 같은 인프라만 충분히 활용한다면 세계적 브랜드 탄생도 머지 않았다고 자부한다.
“세계 어느나라에도 없는 기동력을 갖고 있어요. 외국은 일년에 두 번 기획을 하죠. 그러나 이미 한국의 브랜드시장에서는 월별 기획 혹은 주단위 기획까지 해요. 뿐만아니라 원부자재도 항상 리오더 할 수 있도록 만반의 준비가 돼 있지요. 이런 여건을 갖춘 국가는 거의 없다고 봐야합니다. 이렇게 숨가쁜 환경에서 우리 디자이너들을 일을 하는것이 체질화됐어요. 이러한 감각과 기동성을 살리면 사실 패스트 패션이나 SPA시장도 우리가 석권해야 하는 것이 맞습니다.”
단결·양보·리드하는 그룹
이영선 회장은 앞으로 KFDA는 신진을 중심으로 회원을 늘려갈 방침임을 밝혔다. 특히 이번 뉴욕 코트리 참가 모집을 계기로 신진들에게 메리트를 줘 발전의 계기를 만들 계획이다. “최근 스타로 주목받는 디자이너 고태용은 KFDA회원입니다. KFDA는 모든 선배들이 후배들을 이끌어 주고 양보하는데 의미를 두고 단결이 잘 되는 디자이너 그룹입니다”라고 이 회장은 자부했다.
KFDA의 뉴욕 코트리 진출은 지난해 시작해 올 해 두 번째를 맞게 된다. 150만불의 실적을 올려 올해 2회째 참가는 보다 확대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KFDA는 코트라와 강남구청과 협약체결을 통해 신진들과 참여 디자이너들을 모집하고 있다. 오는 9월에 열리는 뉴욕코트리에 세계시장 진출을 희망하는 신진들의 참여도 적극 독려하고 있다.
감각적 인재와 콜라보레이션 검토
이영선 회장은 (주) 래만을 설립했고 ‘에꼴드빠리’를 런칭해 경영자이자 디자이너로서 사업을 해 왔다. 디자이너 캐릭터시장을 형성하고 대중화와 성장기 구심점 역할도 해 왔다. 현재는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활동하면서 갤러리 ‘호감’을 운영하고 있다.
“이제는 젊고 능력있고 역동적인 분이 ‘에꼴드빠리’를 전개하게 돼 기쁩니다”라며 “브랜드 역사만큼 정체성과 무드는 지켜지길 바라고 그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회장은 갤러리 호감의 운영을 통해 화가나 작가, 문화계 인사들과 교류를 확대하고 참신한 작품의 프린팅과 텍스타일 디자인화등 콜라보를 통해 스카프, 머플러, 넥타이 등 패션액세서리 상품화를 해 볼 계획이다.
/이영희 기자 [email protected]
사진=강재진 기자 [email protected]
“반세기 KFDA 역사의 저력, 신진들 육성에 쏟을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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