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점이 신선한 비제도권 브랜드 소개와 유치에 열을 올리고 있는 가운데 긍정과 지적의 목소리가 엇갈리고 있다. 특히 여성복은 영 층에만 국한됐던 스트리트, 온라인 쇼핑몰 뿐만 아니라 3040, 4050세대를 아울러 소비자 저변확대를 도모하는 ‘비 제도권 브랜드’까지 소개하면서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롯데백화점은 본점 ‘더 웨이브’에서 지난 3월 여성 정장 온라인 쇼핑몰로 유명한 ‘나인걸’을 7일간 운영한 결과 합리적인 가격대와 깔끔한 라인으로 30대 커리어 여성들에게 어필, 팝업 운영 이래 2억 400만 원의 높은 매출을 기록했다. 지난 5월3일에는 잠실점 ‘더웨이브’에서 4050세대를 위한 ‘플리츠 미’를 소개, 7일 기간 동안 2억2000만 원의 이례적인 매출 기록 갱신으로 주목받았다.
‘플리츠 미’는 일부 매니아층의 전유물로 사랑받던 주름 가공 플리츠 원단이 지난해부터 시니어들 사이에서 크게 각광받으면서 수요가 늘어가는 추세를 반영, 좀 더 웨어러블하고 합리적 가격대로 대중화했다. 또한 지난 5월17일~19일까지 롯데 잠실 지하1층에서는 난닝구, 금찌, 봉자샵, 매그제이 등 입소문이 난 온라인 쇼핑몰 연합 브랜드 대전을 진행, 원피스 4900원, 니트, 가디건 9900원 등 파격적인 가격대를 제안, 3일간 8000여명이 구매, 1만명 이상의 인파가 몰려 3억 원에 가까운 매출을 올렸다.
롯데백화점 엘레강스·시니어 김주현 CMD는 “명품 브랜드를 대중적으로 풀어낸 대체 상품에 대해 소비자들은 브랜드 레이블에 대한 인지도가 없었음에도 거부감 없이 오픈 첫날부터 폭발적 호응으로 이례적 매출을 기록했다”며 “이제 소비자들은 브랜드 네이밍에 집착하기보다 연령층을 막론하고 가치소비에 집중하고 있음을 확인했다. 4050세대는 아직 온라인에 익숙치 않아 몰랐을 뿐 잠재된 수요를 확인했다”고 밝혔다.
구매 파워가 확인된 비제도권 브랜드들은 추후 오픈 예정인 롯데몰이나 주요 점포에도 적극적으로 입점 제안을 받고 있으며 하반기 MD에 매장 도입을 조율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백화점 측은 새로운 소비 욕구 충족을 위해 기존의 틀에서 벗어난 MD 혁신이 불가피하다는 입장.
유통 채널의 다양화와 소비 추세 변화에 발 맞춰 잃어버린 고객을 다시 찾기 위함이라는 주장이다. 대체로 긍정적인 평가를 얻은 만큼 숨은 대박 브랜드 물색 특명이 떨어진 바이어들은 움직임에 분주한 모습이다.
하지만 국내 내셔널 브랜드들은 하나같이 이러한 움직임에 난색을 표하고 있다. 매출 기여도가 큰 내셔널 브랜드에는 지속적인 수수료 인상으로 콧대를 높이면서도 비제도권 브랜드에는 파격적인 수수료 인하 제안으로 모시기 경쟁에 열을 올리고 있는 것이 공정하지 못한 처우라는 목소리가 높다.
업계 브랜드 한 관계자는 “잦은 저가 기획 행사와 전반적 브랜딩이 미흡한 비제도권 브랜드들에게 무분별하게 자리를 내주고 당장은 반짝 수요가 있겠지만 상품의 질이 떨어지고 고객 서비스가 시스템화 되지 않은 만큼 기존 브랜드에 익숙한 백화점 고객들은 충성도가 높지 않고 구매력이 오래가지 않을 것”이라며 “객단가 하락과 비효율 점포가 늘어나는 등 백화점에는 결국 독이 되고 내셔널 브랜드들의 설자리는 더욱 좁아지는 혼란과 악순환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新 소비 욕구 충족 vs 내셔널 브랜드 설 자리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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