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고베 국제 보석 전시전’을 다녀와서 - ‘샤함’ 하연주 대표
5월 21일부터 24일까지 진행된 제17회 ‘고베 국제 보석 전시전’ 일명 IJK는 도쿄에서 열리는 IJT와 더불어 일본에서 열리는 쥬얼리 업계의 대표적인 행사이다. 바이어 상담, 제품 소개 및 판매의 장으로 관서지방 뿐만 아니라 중국·홍콩·대만·러시아· 베트남·인도 등 세계 여러 나라의 쥬얼리 업체와 중국·러시아·유럽·중동의 바이어들이 찾아오는 국제 규모의 행사이기도 하다.
특히 우리가 알고 있는 일본인들 특유의 본심을 알 수 없는 성격의 관동지방 사람들과는 달리 직설적이고 시원시원한 성격의 오사카를 중심으로 하는 관서지방의 바이어들이 많이 오기 때문에 교섭이 구체적이며 명확하며 금방 계약이 체결되는 면이 가장 큰 장점이다.
규모면에서는 도쿄보다 참가업체 수는 적지만 오히려 눈에 띄기 쉬울 뿐만 아니라 계약 성사 등 성과 면에서는 단연 도쿄 쥬얼리 페어를 압도한다. ‘고베 쥬얼리 페어’에 해마다 빠지지 않고 참가한다는 고베에 위치한 ‘유미 갤러리’ 디자이너 마리 오오타쿠씨<사진 하단>와 잠시 인터뷰를 했다. 마리 오오타쿠씨는 ‘로만글라스’라는 우리에겐 다소 생소한 소재를 다루는 주얼리 디자이너로, 유럽의 스테인드글라스 조각이 세월의 변화에 자연스레 빈티지로 은화하는 매력에 빠져 로만 글라스를 테마로 한 목걸이, 반지 등을 디자인하게 됐다고 한다.
오오타쿠씨는 평소 한국 디자이너 쥬얼리에 대해 디자인 감각이 뛰어나고 독특한 개성이 돋보인다고 느꼈다면서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하지만 그에 반해 일본은 보다 모던하고 현대적이며 심플해서 세계 보편적인 디자인을 추구하는 면에서 프라이드를 가지고 있다며 자부심도 상당한 듯 했다.
고베 주얼리 페어는 일본의 직선적이고 화통한 관서인의 자부심이 곳곳에서 느껴졌으며, 직접 바이어와의 미팅을 한다거나 소매상들이 물건을 구매해 가기 때문에 3일간 오전 10시부터 저녁 6시까지 개최됐다. 세계 각국에서 온 바이어와 소매상들이 북적였으며 명찰에 표시를 해서인지 쉽게 알아볼 수 있었다.
쥬얼리 디자이너로 처음 방문해 3일간 매일 여러 부스를 돌아보며 보석 재료 선별에서부터 가격 비교, 트렌디하면서 수려한 디자인들을 참고하게 돼 정말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던 좋은 시간이었다.
그리고 ‘샤함’에서 한국인으로 처음 시도하는, 가죽으로 만든 기모노의 허리띠인 오비지매를 일본 바이어에게 보였다가 샤함 팔찌까지 상해 백화점에 납품을 해보자는 파격적인 제안까지 받게 됐다. 역시 고베 쥬얼리 페어는 마리 오오타쿠씨가 말씀하신 대로 잘 준비해서 도전해본다면 좋은 성과를 기대할 수 있는 매력적인 비즈니스의 장이었다.
고베 쥬얼리 페어의 참가비는 대략 200만원부터 1000만원 선으로 부스의 크기와 위치에 따라 차이가 있다고 한다. 처음 국제 무대에 자신의 작품을 전시함과 동시에 해외 바이어와의 계약 성사까지 고려한다면 제 18회 고베 쥬얼리 페어를 주목하길 바란다. 아마도 새로운 비상을 꿈꾸는 한국의 쥬얼리 디자이너들에게도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
비상 꿈꾸는 한국 디자이너들에게 좋은 기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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