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업체들이 젊고 깨어있는 디자이너 브랜드 영입에 적극 나서고 있다. 실력 있는 디자이너들이 제대로 된 유통기반이 없어 어려움을 겪거나 일부 채널에서 소모품으로 간주되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다. 유통업체들은 가격, 품질 경쟁력을 갖춘 곳을 발굴해 고객들에게 알리고 자사만의 차별화 전략으로 삼기 위해 고군분투 중이다. 신선한 이미지가 고객만족 부가가치의 가장 큰 매력으로 작용하고 있어서다. 디자이너에게 다양한 유통채널 기회를 제공하고 빨라진 패션 환경과 소비 트렌드 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추세는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 GS샵 “고품질·신규발굴 집중”
GS샵은 차별성을 강화하고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상반기 진행한 유명 디자이너 브랜드에 이어 알려지지 않았지만 탄탄한 신진 디자이너 브랜드 영입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곽재우 트렌드사업부 본부장은 “올 상반기 라인업 된 손정완, 이석태, 홍혜진 등 7명의 디자이너를 포함해 부부 디자이너 김석원과 윤원정의 ‘앤디앤뎁’ ‘폴앤앨리스’의 주효선 디자이너, 김재환 남성복 디자이너 등이 추가로 영입됐다”면서 “‘프로젝트 런웨이코리아’ 출신 신진 디자이너 등의 영입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GS샵은 이들에게 폭넓은 유통 활로를 제공하고 소비자에게는 디자이너 브랜드가 지닌 유니크한 이미지를 이어갈 수 있도록 상품기획력과 생산력 등을 확고히 할 방침이다. 단품만을 보여주는 판매방식과 달리 트렌디한 스타일링도 함께 제공해 판매효과를 극대화한다는 전략이다.
■ CJ오쇼핑 “유통채널 안착 지원”
CJ오쇼핑은 2001년 란제리 브랜드 피델리아와 이신우 디자이너의 콜라보레이션을 시작으로 패션사업을 육성하고 있다. 2010년은 최범석, 박승건, 고태용 등 국내 디자이너 해외진출을 후원한다. 최근에는 한국패션디자인협회(CFDK) 소속의 신예 디자이너를 후원하는 사업을 추진하는 등 패션사업을 강화하고 해외에 적극 알리는 ‘K패션 메신저’ 역할을 하고 있다.
최윤정 트렌드사업부장은 “치열한 경쟁구도 사회에서 디자이너만 늘리기보다 이들의 글로벌 시장 진출 지원과 유통채널 안착에 도움이 됐다는 사례가 더 중요하다. 현재 CJ오쇼핑에서 활동하는 디자이너들을 지속적으로 후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디자이너들은 그들의 개성과 색깔을 디자인에 충분히 표현해 줄 것”을 주문했다.
■ 두타 “신진 양성…돈보다 꿈과 열정”
국내 유통기업 중 신진 디자이너 발굴의 최고 선봉은 두타다. 총 150명의 디자이너를 배출한 ‘벤처 디자이너 컨퍼런스’는 디자이너 육성책의 일환으로 디자이너를 꿈꾸는 인재들의 등용문으로 불린다. 질적, 양적으로 꾸준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 2000년 대상을 받은 이진윤 디자이너는 2010년 ‘망고 패션 어워즈’에서 대상을 수상하고 지난해 ‘파리 오뜨쿠뛰르’ 등에서 가능성을 인정받았다. 김홍범, 박준호, 이명신 디자이너는 두타에서 브랜드를 런칭했다.
서바이벌 오디션 프로그램 ‘탑 디자이너’는 1억원의 우승상금에 도전하는 신진 디자이너들의 치열한 경쟁을 선보인다. 우승자에게는 5000만원의 브랜드 런칭과 마케팅, 세일즈 등을 배울 수 있는 1석3조 이상의 기회를 제공한다. 지난 우승자 신용균, 이은천, 원지연 디자이너는 다음달 1일 ‘두체’에 입점한다. 시즌 2는 오는 11월 방송예정이다.
이승범 대표는 “국내 신진 디자이너들은 창의성과 실력은 무궁무진하나 그 능력을 발산할 만한 충분한 여건이 마련돼 있지 않아 꿈을 펼치지 못하는 젊은이들이 많다”며 “갈 곳 잃은 신진 디자이너들을 육성하고 응원하며 자체 브랜드력을 높이기 위해 디자이너 샵 입점을 지원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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