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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의 지진피해가 급속히 확산되고 있다. 지진발생 1
주일을 경과한 현재 대만정부는 이번 지진으로 산업계
의 직접 피해액만도 1백억 대만달러(원화기준 약 3천5
백억원)로 추정했다. 그러나 지진피해 여파는 이제부터
시작이라는 것이 국내외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대만의 지진피해는 상상을 초월하고 있다. 이미 수많은
사람이 죽거나 부상자가 속출했다. 또 사회간접자본의
피해 역시 엄청나다는 외신이다.
대만의 지진피해를 보면서 우리는 인간능력의 한계를
다시한번 절감하게 됐다. 또 대만의 지진피해가 있기전
터키도 강진으로 극심한 피해를 당했다. 우리나라도 홍
수·가뭄·태풍 등의 자연재앙 앞에서는 예외가 아니
다.
매년 다람쥐 쳇바퀴 돌듯하지만 근본적인 방비책은 현
재 인간의 힘으로는 어쩔수 없는 상황이다. 그러나 지
구촌을 급습하고 있는 홍수·지진·태풍·토네이도 등
엄청난 파괴력을 지닌 자연의 힘을 무력화하는 것은 앞
으로 인간이 풀어야 할 숙제임에는 틀림없다. 우리는
간혹‘남의 불행은 나의 행복’이라는 야누스적인 표현
을 곧잘 쓴다. 비록 농담성의 말이지만 피해자측 입장
에서 보면 인격을 의심할 만큼 감정이입을 불러 일으킬
수도 있다. 다시말해 피해망상증의 극치표현으로 볼 수
있다.
대만의 지진소식을 접하는 순간 언뜻 이 말이 생각나는
것은 무었일까. 일간지·경제지 등에서 대만의 지진피
해 소식을 다룬 지면을 접하면서 엄청난 참사에 筆로
표현키 어려운 면도 엿보였다. 그러나 뒤이어지는 또
다른 지면을 통해 국내산업의 반사이익이 기대된다는
연관된 기사를 읽는 동안‘남의 불행은 또 다른 남의
행복일 수도 있다’는 것을 자연스럽게 알 수 있었음을
굳이 숨길 수는 없었다.
대만은 우리의 맹방이다. 91년 노태우정권시 중국과의
수교로 지금 비록 대사급 국교관계는 끊겼으나 양국의
관계는 아직도 그 어느 우방보다도 친밀하다. 이같은
측면에서 대만사태를 보는 우리 언론의 시각 자체가 계
면쩍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
그러나 지금 지구촌은 총성없는 경제전쟁이 한창이다.
경제전쟁에서 뒤질 경우 그 아픔을 우리는 IMF 換亂을
통해 절감했고 아직도 그 여파는 전국민의 가슴속에 앙
금으로 깊이 자리잡고 있다.
대만은 지진피해가 나기전 우리나라와 경제전쟁을 치르
는 숙명의 라이벌 관계였다. 특히 반도체·LCD·철
강·자동차·화섬 등은 대표적인 경쟁산업이다. 이중
화섬부문은 대만과 세계생산 순위 3·4위를 놓고 각축
전을 치르고 있다.
그러나 이같은 경쟁관계도 90년대 중반을 지나면서 대
만의 자본과 가격경쟁력에 밀려 한풀꺽인 모습이다. 나
일론F의 생산경쟁은 이미 끝났고 그나마 품질경쟁도
뒤진다는 말이 나돌 정도다. PET 부문도 FDY 품목을
제외한 POY-DTY 품목은 매년 10만톤 이상을 대만으
로부터 수입하는 상황이다. 그리고 지금 우리가 생산우
위를 보이고 있는 FDY 품목까지도 캐퍼경쟁의 가시권
에 든 상태다. 뿐만 아니라 PSF 부문도 자칫하면 생산
우위를 넘겨줄 수밖에 없는 상태다.
대만은 섬유부문에 있어서 줄곧 우리나라와 치열한 경
쟁을 펼쳐 왔고 또 가격을 무기로 우리 시장을 위협해
왔다. 이같은 상황은 아직도 계속되고 있고 지금 이기
지 않으면 먹힐 수밖에 없는 경쟁관계를 유지하고 있
다.
그런데 대만이 이번 지진으로 화섬을 중심으로한 섬유
업체의 피해가 엄청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나일론F
생산업체인 후아롱·포모사의 경우 정전으로 중합가동
여부도 알려지지 않고 있다. 또 PET 제품을 생산하는
난야·후아롱·신콩·파이스턴 등 일산 1천톤 이상 중
합능력을 지닌 PET업체들의 피해도 극심한 것으로 조
사되고 있다. 그리고 면직물·교직물을 전문 생산하는
瑞圓紡織·中國紡織 등 직물업체들의 피해 또한 만만찮
은 상황이다.
문제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지금 당장 대만 화섬업
체들의 피해복구도 문제지만 2·3차에 이른 여진으로
전력·용수난이 심각, 정상가동에 이르는 시간도 예상
보다 길어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 현지의 소식이다.
나일론F·PET제품 등 화섬사를 생산하는 화섬공장은
안정적인 전력공급과 용수가 풍부해야 균일한 제품생산
이 가능하다. 또 면직물·교직물을 생산하는 직물공장
도 전력사정이 원활해야 정상가동을 할 수 있다. 그러
나 대만의 상황은 그렇지가 못하다.
지금 세계 3위의 캐퍼를 보유한 대만의 공급력 절단으
로 동남아시아를 중심으로한 화섬사 수급상황이 졸지에
공급부족 사태로 이어지고 있다. 이를 반증하듯 인도네
시아·말레이시아 등 동남아산 화섬제품을 중심으로 가
격인상이 뒤따르고 있다.
28일 현재 동남아산 화섬사 가격은 품목 가릴 것 없이
KG당 20센트 인상됐다. 앞으로 가격인상 추세도 가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