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랜드사들의 ‘가두매장 대형화’ 전략에 따라 대리점주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볼륨 어덜트여성복 브랜드 대리점을 10년 넘게 운영해 온 A씨는 최근 울며겨자먹기로 골프캐주얼로 간판을 바꿔 달았다.
브랜드인지도가 낮았던 초창기때부터 대리점을 내고 운영하면서 본사와 성장기를 같이 보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였던 A씨는 몇 달전 본사로부터 부담스런 제안을 받았다. “대로변에 현재보다 두배 이상의 점포가 나와있으니 해당 대리점을 이전해 확대 운영하든지 다른 브랜드로 교체하라”는 통보를 받았기 때문이다.
가두 골프캐주얼 전문브랜드 대리점을 운영해 온 B씨 역시 같은 경우로 최근 교체를 했다. 이 같은 사례는 부쩍 증가하고 있으며 요즘 브랜드본사가 매장 대형화, 외형 볼륨화 전략을 구사하면서 불거져 나온 부작용이다.
지난해부터 가두상권의 불황으로 매출이 나오지 않는 상태에서 매장확대는 추가로 임대료, 인테리어비용, 인건비 및 부대비용 투자를 의미하는 것이어서 쉽지 않다. 매장을 두배로 확대하면 제반비용은 두배로 증가하지만 매출은 그렇지 않다. “잘 해봐야 1.5배 유지가 가능하다”는 것이 대리점주들의 분석이다. 더구나 최근 아웃도어를 중심으로 인테리어 비용이 증가해 브랜드를 교체하는 경우도 큰 부담으로 점주들을 압박하는 요소가 된다.
이런 가운데 대리점주들은 “브랜드 런칭 초창기에 인지도가 낮은 상태에서 대리점을 열어 안착할 때까지는 투자개념으로 영업을 해 왔다”면서 “고정고객이 늘고 매출이 신장할 만 하니 본사의 매장 대형화전략에 맞춰 또 투자를 해야 한다. 요즘같은 불황에 숨통을 조이는 것과 무엇이 다른가?”라고 불만을 토로했다.
업계는 “브랜드사는 보다 나은 영업환경을 만들고 외형신장을 도모하기 위한 것이겠지만 1차 소비자인 대리점주들의 입장을 제고하는 것도 진정한 효율제고와 상생을 위한 자세일 것”으로 지적했다.
임대료·인테리어비용·인건비 등에 부담증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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