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까지 1조 투자, 10조 규모 세계 시장 선점 박차
선진국 주도 소재시장서 토종기술로 상용화 첫 사례

효성이 우리나라의 미래 먹거리 산업을 책임지는 주력 산업인 바이오 신약 개발에 버금가는 고분자 신소재를 개발해 냈다. 효성은 10여년간 500억원의 연구개발 비용을 투자, 세계 최초로 독자기술을 바탕으로 한 첨단 고성능 신소재인 ‘폴리케톤’ 개발에 성공했다고 지난 4일 발표했다.

이는 75년 전인 1938년 듀폰이 개발한 혁신적 화섬 소재인 나일론 이래, 우리나라 기업이 세계 최초로 신개념 고분자 소재를 개발해 상용화에 성공한 쾌거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효성은 기존 촉매 대비 3배 이상 고활성 신촉매를 독자기술로 개발해 국내 133건, 미국 유럽 중국 일본 등 해외 27건의 폴리케톤 관련 특허출원 및 등록을 완료했다.

효성은 이번 소재 개발 성공으로 2020년까지 폴리케톤이 대체할 수 있는 직접적인 부가가치 창출효과를 약 1조원으로 보고 있다. 이를 활용한 부품 및 완제품 등 전후방사업까지 합하면 최소한 10조원에 달하는 부가가치 효과가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특히 현재 60조원 규모로 매년 5% 이상 성장하는 엔지지어링 플라스틱 소재 분야에서 향후 세계 시장의 30% 점유율을 차지한다는 야심찬 계획도 내놓았다.

폴리케톤은 크게 초고강도 수퍼섬유와 엔지니어링 플라스틱 2가지 용도로 나뉜다. 섬유산업에서는 초고강도, 초고탄성률 특성을 가진 수퍼섬유로 타이어코드, 산업용 로프, 벨트 등의 수요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나일론 대비 충격강도는 2.3배, 내화학성은 30% 이상 우수하고 내마모성 역시 최고 수준인 폴리아세탈(POM) 대비 14배 이상 뛰어난 물성을 가졌기 때문이다.

또 자동차·전기전자 분야의 내외장재 및 연료계통 부품 등 고부가 엔지니어링 플라스틱 부품 산업을 주도할 핵심 소재로 꼽힌다. 작년 851만t(60조원) 규모에서 2015년 977만t(66조원)으로 연간 5% 이상 지속적으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산업통상자원부가 주관하는 WPM(World Premium Materials) 기획위원회에 따르면 폴리케톤 전후방 산업에 대한 파급 효과는 10조원으로 추산되기도 했다. 효성기술원 우상선 원장(사장)은 “이번 소재개발 성공은 50여년 쌓아온 효성 화학 부문의 R&D 생산 및 노하우를 바탕으로 이룬 쾌거”라며 “폴리케톤은 발상의 전환을 통해 유해가스를 원료로 우리 산업에 꼭 필요한 부품으로 만드는 일석이조 소재라는 점에서 ‘창조경제’를 실현하는 대표적 아이템”이라고 밝혔다.

효성은 2012년 울산 용연공장에 세운 연산 1000t 규모의 폴리케톤 중합 생산설비 외에 2015년까지 2000억원을 투자해 연산 5만t 규모의 공장을 설립한다는 계획이다. 2020년까지는 총 1조500억원까지 투자 규모를 늘릴 예정이다.

효성은 “폴리케톤은 세계에서 유일하게 우리나라가 사업화를 추진 중인 신소재로 오는 2015년 효성이 본격 양산체제를 갖추면 한국이 폴리케톤 소재 생산 및 판매를 독점하게 된다”고 밝혔다.

정기창 기자 다른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