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내 수거업체와 유착관계 의혹 제기
섬유 봉제조각 순환재활용 사업에 딴지를 걸던 종로구청의 어이없는 행태가 도마에 올랐다. 안전행정부는 지난 4일 종로구 창신동 서울봉제산업협회에서 순환재활용 사업의 실태를 점검하고 규제개혁을 위한 간담회를 가졌다.
안행부는 이날 현장 점검과 간담회를 통해 환경부에 섬유 봉제 조각을 재활용할 수 있도록 명확한 지침을 마련토록 권고하고 규제 개선에 나설 계획임을 밝혀 향후 종로구청의 태도 변화가 주목된다. (관련기사 2013년 4월1일자 11면 PDF참조)
이날 현장 점검에 나선 박용식 안행부 지역경제과 규제개혁팀장은 “종로구청은 섬유 재활용 제품을 수거하거나 재활용 업체가 없다는 논리였다”며 “(현장을 방문해 보니 종로구청의) 단속은 있을 수 없는 일로 보인다. 규제완화 차원에서 환경부에 재활용 지침을 명확히 할 수 있도록 권고하고 규제개선 차원에서 협조를 요청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날 종로구청의 권오선 폐기물관리팀장은 이전과 같은 상식을 벗어나는 주장을 되풀이 해 간담회에 참석한 봉제 공장 업주들로부터 빈축을 샀다. 그는 “구청에 법적 제도적 정비가 안돼 있는데 시범사업 1년전부터 조정했어야 하지 않나. 점진적 시간을 갖고 논의하자”고 말했다.
서울봉제산업협회 차경남 회장은 “이미 지난 1년 동안 종로구청과 협의를 했는데 이제와서 또다시 논의를 하자는 얘기는 이해할 수 없다”며 반발했다. 권오선 팀장은 간담회 자리에서 “종로구에는 3개 청소대행업체가 있는데 이들은 100리터 짜리 종량제 봉투를 팔아야 회사를 운영한다”고 말해 일부에서 제기된 종로구청과 관내 쓰레기 수거 업체간 유착관계에 대한 의혹에 불을 붙였다.
차경남 회장은 “종로구에는 봉제공장이 가장 많은데 구에서 살며 세금을 내고 사업체를 운영하는 영세 봉제 공장들의 얘기는 도외시하고 구청이 관내 수거업체들 입장을 대변하는 게 정상인지 묻고 싶다”고 말했다.
종로구청의 어긋난 행정규제가 영세 봉제공장들에 큰 부담이 되고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진명사 강만성 사장은 “창신동에서 봉제공장을 운영하는 새마을운동 회원 30명이 모두 재활용 사업에 참여키로 했는데 종로구청 (단속) 때문에 포기했다”며 “전에는 공장을 단속하더니 공장이 반발하니까 아예 재활용 수거업체를 행정처분해 물건을 주고 싶어도 못준다”고 말했다.
붐비네 곽호형 사장은 “종량제 봉투값에 많은 돈이 들어가는데 재활용 마대를 쓰면 비용이 절감된다. 종로구청이 비용뿐만 아니라 환경에도 도움이 되는 재활용사업을 막고 있어 공장에 피해가 많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