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기원 광응답 지원센터, 인프라 구축 마무리
토종기술 융합 ‘친환경 새 먹거리’ 창출 앞장
“센터는 신제품 개발 인큐베이터에서 양산까지
20년 개발 공백 메우고 재도약 이끄는 견인차”
“한국 염안료산업은 무려 20년 째 새로운 제품개발이 없었다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이대로 방치했다간 산업 기반 자체가 뿌리째 뽑히는 상황에 직면할 겁니다. 당장 새로운 중간체와 색소 개발에 나서야 합니다.”
염안료산업이 새로운 먹거리 창출과 고부가가치화가 당면과제로 떠올랐다. 개발 없이 버텨온 20년, 이제는 산업의 기반까지 붕괴를 우려할 정도다. 선진국의 기술장벽은 높기가 그지없다. 중국 인도 등 후진국과의 가격경쟁은 할 수조차 없다. 여기에 국산 염안료 수요 감소가 더해졌다. 꺾인 개발의욕에 가해진 찬서리는 자멸의 늪으로 더 깊숙이 이끌었다. 새로운 돌파구가 없는 한 희망의 불씨는 요원하기만하다.
풍전등화 염안료산업이 오는 8월31일을 기점으로 새 희망을 써나간다. 이 날은 새로운 중간체와 색소 개발을 위한 반응기 인프라 구축과제가 결실을 맺는다. 한국생산기술연구원 내에 마련되는 광응답 기능성소재(염안료) 전주기 지원센터(센터장 유의상 박사)가 주인공이다. 센터는 앞으로 우리 기술을 바탕으로 새로운 중간체와 색소 개발에 나서는 등 범업계 차원의 구심점 역할을 맞는다.
“국내 염료 기술수준은 세계적으로 중상에 위치합니다. 범용제품으로는 품질이 제일 좋다는 뜻이죠. 그렇지만 이게 아킬레스건이 됐습니다. 중국에 비해 분명 기술우위에 있으나 가격경쟁에서는 아예 상대가 안됩니다. 단가 맞추는 데 급급한 염색업체가 중국산보다 가격이 비싼 국산 염안료 사용기피를 부른 것이죠. 지금 염안료산업의 위기는 이의 연장선상으로 봐야 합니다.”
위기의식은 자연스럽게 국내 염안료산업의 활성화를 고민하는 기회가 됐다. 대구 염색업계는 국산 제품을 쓰지도 않는다. H산, K산 등 중간체 생산시스템은 거의 붕괴상태에 이르렀다. 더 방치하면 염안료 생산기반마저 무너지는 절박한 상황으로 내몰릴 판이었다. 유 센터장은 ‘이대로는 안된다’는 결론아래 염안료업체들과 머리를 맞댔다. 정부지원과 기업의 힘으로 염안료산업을 살려나가자는 데 뜻을 모았다. 광응답 기능성소재(염안료) 전주기 지원센터 태동이었다. 태동에는 욱성화학 경인양행 오영산업 삼원산업 이화산업 파낙스이엠 대영산업 범진인더스트리 우신피그먼트 엠도호멘코리아 폴리크롬 등 11개 업체가 참여했다
광응답 기능성소재(염안료) 지원센터 발족은 지식경제부 2011 산업융합원천기반구축사업과 맞물려 나간다. 센터 구축은 2011년 9월1일 스타트를 끊었다. 3년간에 걸친 인프라 구축에는 연간 18억4800만 원씩, 총 55억4400만 원이 투입됐다. 다양한 용량의 반응기는 핵심설비다. 스위스 Buchi AG 100ℓ, 250ℓ 반응기를 비롯 20ℓ, 50ℓ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여기에 미국 Accelrys 분자모델링시스템과 독일 Agilent 실시간분석장치 등을 갖췄다. 곧 염안료 산업의 미래 먹거리 창출을 위한 새로운 연구개발 인프라가 본격 출항에 나선다.
“센터의 역할은 염안료 업체가 개발한 제품의 양산 지원에 맞춰져 있습니다. 또 새로운 제품 개발을 위한 인큐베이터 업무까지 영역을 확대합니다. 지난 3년간 구축한 다양한 파일럿 설비를 바탕으로 개별 기업들의 개발 제품 상용화 지원과 새로운 중간체와 색소개발에 힘을 보태는 것이죠. 센터는 국내 염안료 산업의 재도약을 이끄는 충실한 지렛대라 할 수 있습니다.”
유의상 한국생산기술연구원 광응답 기능성소재(염안료) 전주기 지원센터장은 “앞으로 센터는 염안료를 비롯 의약 전자재료 등에 쓰이는 새로운 색소개발에 주력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특히 염안료 분야는 새로운 먹거리 개발에 초점을 맞춰 업계와 역량 집중에 나선다. 이를 위해 생기원 내 갖춰진 염색센터와 분석센터를 새로운 먹거리 창출의 인프라로 활용해 나가겠다는 뜻을 강하게 내비췄다. 한마디로 염안료 산업의 재도약을 위해 업계와 호흡하는 데 강한 의욕을 불살랐다.
“기존 중간체는 대량의 폐수를 발생시키는 공해산업이에요. 지금 중간체 파동은 중국 정부가 환경규제에 나서면서 비롯합니다. 각 국가마다 환경규제는 앞으로 더 엄격해질 거예요. 염안료산업의 발전은 친환경적 새로운 중간체 개발에 달렸습니다.”
그는 새로운 중간체 생산에 각별한 관심을 보냈다. 대부분 글로벌 염안료업체는 자체적으로 중간체 생산라인을 보유한다고 했다. 중간체가 새로운 색소 개발의 견인차라는 뜻이다. 그는 앞으로 센터가 중심이 돼 각 염안료업체들과 친환경 공법의 중간체 국산화를 이끌어내는 게 큰 과제라 말했다. 중간체 없이는 새로운 색소개발이 어렵다는 의미를 담았다.
“앞으로 아라미드 섬유 등 고내열성 섬유를 비롯 PLA 섬유, 아웃도어나 농염에 필요한 특화된 염료가 많이 요구받습니다. 새로운 소재에 필요한 새 염료 개발과 맥을 같이 합니다. 염안료산업의 새로운 고부가가치 창출의 기회가 되는 것이죠. 이는 앞으로 전주기 사업이 나아갈 방향타가 됩니다.”
유 센터장은 ‘칼라 트렌드는 흐름이 있다’는 전제아래 패션이 요구하는 칼라를 만들어 낼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산업기반이 크지도 않고 염안료업체들이 기업규모가 작아 미약한 연구기반이지만 ‘산업이 죽어서는 답 없다’는 것을 곱씹는 동시에 이제는 산업을 살리기 위한 부단한 노력을 기우려 나갈 때라고 강조했다.
2010년 기준 세계 광응답 기능성소재 시장은 약 650억 달러에 이른다. 도료가 350억 달러, 염안료는 300억 달러를 나타냈다. 국내 시장은 약 5조 원대다. 국내 광응답 기능성소재 수요산업은 삼성 LG 등 IT, 전자산업의 세계선도기업 보유와 섬유산업 강국으로서 기대를 높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