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산련, 무사안일 척결하고 능력위주로 개편
한국섬유산업연합회가 지난 19일 제13대 회장에 성기학 영원무역 회장을 공식 발표함에 따라 앞으로 전개될 ‘성기학호(號) 한국 섬유패션산업’의 행보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신임 성 회장은 언론노출을 꺼리는 성향이지만 실제 업무를 볼때는 강력한 카리스마와 조직 장악력으로 정평이 나 있는 경영인이다.
성 회장을 잘 아는 주변 지인과 측근들에 따르면 앞으로 한국섬유산업연합회는 급격한 글로벌화의 물결을 타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관련 성 회장은 지난주 열렸던 임원회의 자리에서 섬산련 및 한국섬유패션 산업에 대해 언급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관계자들에 따르면 그는 글로벌한 섬산련을 만들기 위해 앞으로 해당 분야에 정통한 지역 전문가를 우대하고 실적을 중시하는 능력위주의 조직 운영에 주력할 것으로 예상된다.
세계 4대 섬유 강국을 지향하는 한국 섬유패션산업이 지속적으로 발전하기 위해서는 글로벌화가 필수라는 인식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수출 비즈니스에서 수십년간 단련된 경험을 바탕으로 해외 시장 문호를 열고 신시장을 개척하는데 주력할 것으로 예상되는 대목이다. 그는 섬산련 내에 ‘잉글리시 클래스’를 열어 지역전문가로 성장할 수 있도록 직원들 어학능력을 향상시키겠다는 구체적 언급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직원들 평가 방식도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단체라는 조직의 특성상 개개인의 업무 능력 차이가 뚜렷하게 부각되지 않던 문화를 바꿔 실력을 중시하는 능력위주 조직으로 개편될 것이라는 예상이다. 신임 회장 발표 후 섬산련을 언급하는 자리에서 성 회장은 “관피아를 척결해야 한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관계자들은 이를 두고 섬산련 조직의 개편을 뜻하는 것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그는 평소 “부정을 저지르는 행위와 놀고 먹는걸 싫어한다”는 생각을 자주 표출한다. 개인에게 주어진 업무의 권한과 책임을 완수하는 사람을 특히 선호한다는 평이다. 성 회장측 관계자는 “평소 회사 경영 스타일을 볼 때 (섬산련 조직은) 입에서 단내가 나도록 혹독한 단련을 받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남북관계 경색으로 정체를 맞고 있는 개성공단 활성화를 위한 조치가 이뤄질 가능성도 크다. 그는 최근 “한국 섬유패션산업은 남북 통일 이후를 대비해야 한다”고 말해 향후 개성공단을 중시하는 쪽으로 비중을 높여갈 것으로 예상된다.
봉제에 이어 면방, 일부 직물까지 해외 탈출 러시가 이어지는 현 상황에 비추어 북한의 인력을 활용한 제조업 기반 존속이 시급하다는 인식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업계는 “그만한 사람이 없을만큼 이견이 없는 적임자”라는 의견이 대세를 이룬 가운데 재도약의 기로에 서 있는 한국섬유패션산업을 이끌어갈 신임 회장의 행보에 많은 기대감을 비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