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마켓 공략 목표 “2015 S/S 컬렉션, 로맨틱함을 모던하게 표현”
후배들에게 “도전은 끈기가 수반…어려운 현실 극복해야”
이석태 디자이너는 대한민국 대표 ‘중진’으로 ‘신진’들의 멘토로 불리운다. 언제부터, 누가 그렇게 부르기 시작했는지 알 수는 없지만 신진그룹을 막론하고 패션을 공부하는 많은 학도들의 정신적 리더로 주목받기 시작한 것이다.
언젠가 국회의원회관에서의 토론 중 그는 “디자이너들은 최고급의상을 만든다. 최고의 소재를 활용해 자신만의 개성을 투영, 희소가치가 높은 디자인을 제안하는 것이다. 고급옷을 만든다고 해서 디자이너들의 삶이 사치하거나 부자는 아니다. 디자이너와 패션산업을 선입견을 갖지 말고 정확한 시선으로 봐 주길 바란다”며 디자이너를 대변하는 발언을 한 바 있다.
이와 마찬가지로 이석태디자이너는 신진육성에 대한 중요성을 강조하고 항상 애정어린 조언과 당부를 잊지 않고 있다. 이런 점이 신진들로부터 그가 진정한 멘토임을 의식하게 하는 것은 아닐까? 이석태 디자이너의 컨셉코리아 무대에서의 의상과 소품은 물론 서울컬렉션에서의 패션피플들과 일반인들의 관심은 컸다. 그 만큼 이제는 한국을 대표하는 스타급 디자이너로 부상했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오는 10월 17일부터 22일까지 개최될 서울 컬렉션을 앞두고 많은 참여 디자이너들이 막바지 작업에 사력을 다하고 있는 이때 이석태 디자이너의 작업실을 찾았다. 이번 컬렉션에 대한 준비과정과 신진들을 향한 그의 애정과 조언을 들어봤다.
/글=이영희 기자 [email protected]
사진=정정숙 기자 [email protected]
이석태 디자이너는 드라마틱한 무대 연출보다는 컨셉츄얼한 패션쇼를 지향한다. 그 만큼 패션피플들에게 그의 의상에 집중하게 하겠다는 의도와 함께 작품에 대한 자신감이 느껴지는 부분이다.
오는 10월 21일 오후 1시 30분에 열리는 ‘KAAL E.SUKTAE’ 의 무대는 종전과는 달리 ‘이색적인 이벤트’가 가미된다. 그러나 무대가 열리기전 사전 홍보는 금물이란다. 패션인들에게 신선한 충격을 던져 주기 위함이다.
“작년과 재작년의 제 컬렉션 무대가 다소 무겁게 갔다면 이번에는 밝고 가벼우면서 캐주얼적인 요소를 가미하려 합니다. 이는 해외시장 중에서 특히 아시아 마켓을 공략하기 위한 의도가 있습니다” 이석태 디자이너는 팝적이고 아방가르드한 면이 매력적인 컬렉션을 선보여 왔다. 주특기인 블랙과 화이트의 절묘한 조화는 기본이고 형광, 비비드한 포인트를 줘 경쾌한 룩을 완성하겠다는 계획이다.
“홍콩과 중국시장 진출을 생각하고 있습니다. 홍콩 유명 유통에도 진입해 있었는데 경험상 유럽성향의 컬렉션으로는 어필하기가 힘들었습니다. 오버사이즈도 싫어하고 실루엣이 적당한 피트감을 갖고 있으면서 소재감도 밝고 가벼워야 좋아하구요. 특히 홍콩은 습하고 덥기 때문에 전반적으로 가벼운 느낌을 선호한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또한 이석태 디자이너는 이번 컬렉션을 기점으로 향수 전문회사와 콜라보레이션을 통한 향수제품을 런칭할 예정이다. 프랑스에서 공부하면서 독특한 향에 관심을 많이 기울여 왔었고 워낙 옷에 집중하는 스타일이지만 향수를 통해 자신만의 개성을 표출하는것도 중요하다고 생각하고 있다.
“이번 컬렉션의 주제가 ‘세라핌’입니다. 미스테리하고 로맨틱함을 모던하게 풀어 낼 생각입니다. 막을 올려봐야 알겠지만 ‘KAAL E.SUKTAE’를 좋아해 주시는 분들도 만족하시리라 생각합니다”라고 자신감을 내비췄다.
서울컬렉션을 앞두고 그는 “저는 서울컬렉션의 효과에 대해 긍정적입니다. 지난 시즌에는 바이어 미팅후 오더가 일어났습니다. 중국에서 많은 바이어들이 왔고 기획이 적중했다고 봅니다”라고 배경을 설명했다. 현재 뉴욕의 아이디얼쇼룸에 참가하고 있으며 지난 컨셉코리아에서는 ‘프리컨셉코리아’를 통해 의상을 전시해 홍보했다.
현재 해외마켓에서 이석태 디자이너는 전반적으로 ‘꾸준한’ 상승세를 타고 있다고 밝혔다.
“개인적인 견해로 해외 컬렉션이나 전시사업에 대한 지원은 ‘선택과 집중’돼야만 한다고 생각해요. 다수의 디자이너들에게 공평한 기회를 골고루 주는 것도 중요하지만 해외무대에서 확실하게 인지되고 효과를 내기 위해서는 디자이너들에게 일정기간 지속되는 무대를 갖게 해 줘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부정적인 지적을 불러올수도 있는 말일까요<웃음>.”
“이제서야 디자이너의 시대가 왔습니다. 힘들지만 좋은 시기라고 생각돼요. 꿈을 가지고 꿀 수 있게 됐죠. 저는 IMF가 시작되던 1997년에 런칭을 했습니다. 지금의 신진들이 겪는 이상의 어려움도 맛보았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후배들에게 진정한 조언도 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라고 신진들을 향한 조언을 시작했다.
당시에 크리에이티브 감성이 뛰어난 강진영, 김태각, 심상보 등의 디자이너들은 잡지며 온갖 패션매체를 장식하는 주요 인물로 부상됐고 그때를 같이한 이석태 디자이너도 국내 활동을 본격화했다. 그렇지만 혹독한 현실속에서 해외로, 대학으로 자리를 옮기는 모습을 안타깝게 바라보고 상실감도 컸다고 한다.
“꿈을 갖고 도전하기위해서는 끈기가 최우선으로 선행돼야 합니다. 하다가 어렵다고 포기하면 디자이너로의 길을 가기가 힘들어요. 지금 제 위치가 후배들에겐 멋있어 보일수도 있지만 오늘이 있기까지 ‘얼마나 힘들었을까?’ 라는 생각을 해줬으면 합니다”라고 말문을 열었다.
이석태 디자이너는 “패션도 예술입니다. 예술가는 바보여야 합니다. 지금의 힘든 현실에 자신을 투영하면 안돼요. 사람은 꿈을 향해 20~30년 나아갈 각오가 있어야 합니다” 라며 목소리에 힘을 줬다.
후배들이 월세를 빼서 원단을 사고 밥값을 줄여 단추를 사는 어려움을 모르는 것은 아니지만 화려함만 보고 그 이면을 극복 못하고 그만둔다면 진정 내공을 갖춘 디자이너는 탄생할 수 없다는 뜻을 강조했다.
이석태 디자이너는 후배양성에 관심이 많다고 했다. 그래서 학생들과 만날 수 있는 패션교육기관의 강의를 마다하지 않고 열정을 갖고 임한다. 신진들의 발굴에도 관심이 많다. 크리에이티브 감성이 있는 디자이너들이 정말 스타로 성장했으면 하는 바람이 크다. 창작스튜디오 출신의 감각 있는 디자이너 몇 명을 손꼽으며 그들의 개성과 작품이 훌륭하다는 칭찬을 아끼지 않을 때 이석태 디자이너의 표정은 웃음이 가득했다.
“한국에도 스타급 디자이너가 나와야 합니다. 선택과 집중을 해서 집중적으로 육성해야 해요. 그러면 한국의 다른 디자이너에 대해서도 외신들이 많은 관심을 가지게 되고 줄줄이 글로벌 마케팅의 선봉에 나서게 되는 것입니다”라고 거듭 강조한다.
중진그룹 리더로, 신진들 멘토로 기대 한 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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