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최측의 막강 조직력·발로뛰는 홍보·다채로운 행사 감탄
한국업체 참여 및 지속 가능한 전략으로 신뢰 쌓아야
김의경 <패션컨설턴트·칼럼리스트>=아시아 최대 규모의 패션 페어인 제46회 홍콩 패션위크 F/W 2015가 홍콩무역발전국(HKTDC)의 주최로 2015년 1월 19일부터 22일까지 4일간 완차이에 있는 홍콩전시컨벤센터(HKCEC)에서 ‘Light Me Up’을 테마로 개최됐다.
이 기간에는 제13회 월드 부띠끄 홍콩(World Boutique, Hong Kong) 전시회도 같은 장소에서 함께 개최됐기 때문에 동시에 두 개의 전시회를 참관하며 소싱기회를 효율적으로 배가 할 수 있었다. 이번 행사에는 전세계 87개 국가 및 지역에서 3만 8천여명의 바이어들이 방문했으며 홍콩 패션위크에 약 2만 2천명, 월드 부띠끄 홍콩에는 약 1만 6천명의 바이어가 다녀갔다.
업체·바이어간 이상적 플랫폼
이번 시즌 홍콩 패션위크 F/W 2015는 전세계 19개 지역 및 국가에서 1,484개 업체가 참가, 지난해의 1,543개 업체에 비해 약 4% 가량 감소했다. 반면에 월드 부띠끄 홍콩 2015는 전세계 20개 지역 및 국가에서 303개 전시업체가 668개의 브랜드로 참가해 지난해보다 소폭 증가했다.
전시관의 분위기는 과열된 느낌보다 차분한 모습이었다. 이는 세계적인 경기침체와 테러 위기감 그리고 온라인 시장의 성장에 따른 새로운 소싱 플랫폼의 변화에 따른 결과로 여겨진다. 특히 홍콩 무역발전국에서도 몇 년 전부터 온라인 유통망의 증가에 따른 e-Commerce와 e-Tailers에 대한 노력을 기울여 왔는데 홍콩 패션위크 페어가 끝나도 홍콩무역발전국(HKTDC) 홈페이지를 통해 홍콩 패션위크 전시업체들의 상품정보 및 피드백을 만족스럽게 안내함으로써 업체와 바이어에게 이상적인 비즈니스 플랫폼을 제공하고 있다.
그리고 몇 년 전부터 편집샵과 소규모 매장들의 시장수요에 맞춘 스몰오더존(Small-Order Zone)이 설치돼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최소 5개~1000개 수량의 오더가 가능한 상품을 전시하고 현장에서 원스톱 주문 및 배송예약이 가능한 시스템으로 소규모업체에서 적극적으로 참여하면 좋을 것 같다.
11개 테마존·국가관 구성
홍콩 패션위크 F/W 2015의 전시관은 총 11개 테마 존과 중국, 인도, 마카오, 대만 총 4개의 국가관으로 구성됐다. 3층 3B-C 홀에 걸쳐 국가관이 구성됐으며 중국관은 335부스로 전년보다 증가돼 가장 큰 국가관을 구성했고 마카오 12부스, 인도 50부스, 그리고 대만은 6부스로 홍콩 패션위크에 참가했다.
특히 중국관의 경우 참가업체들을 지역별로 전시함으로써 차별화된 지역패션산업의 특성을 파악할 수 있었다. 이번 주요 전시 테마존은 Activewear & Swim Wear, Bridal & Evening Wear, Fashion Gallery, Garment Mart, Denim Arcade, Infant & Children’s Wear, Packaging & Design, Cashmere & Wool, Fashion Jewellery Feast, Men in Style, Salon of Scarves & Shawls 등으로 구성됐다.
올해는 기능성 소재의 인기를 반영한 Thermal Clothing 존이 신설돼 발열 또는 냉감 소재가 바이어들의 관심을 끌었다. 특히 소재의 고급화 추세에 따른 캐시미어 얀과 아이템 존이 지난해 보다 강화돼 개인적으로는 수준높은 소싱처를 발굴할 수 있었으며 캐시미어 원사업체들의 서비스도 매우 만족스러웠다.
한국 15개 회사 참가
우리나라는 지난 번 홍콩 패션위크 S/S 2015 정부의 지원에 힘입어 43개사가 참여하는 최대 규모의 참가를 이뤘지만 이번에는 정부지원의 중단으로 양 전시회에 총 15개사만 개별적으로 참가함으로써 지속성이 담보되지 않는 한국업체들에 대한 바이어의 신뢰감 상실이 염려됐다.
또한 처음 참가하는 업체는 바이어에 대한 정보교류와 홍콩무역발전국의 지원 프로그램을 활용하는 것이 부족해 보여 아쉬움을 느끼게 했다. 이번에 홍콩 패션위크 F/W에 참가한 업체는 몇 년째 홍콩 패션위크에 참가하고 있는 니트 브랜드 ‘Shine Trading Co., Ltd’를 비롯해 스카프 전문 기업인 ‘Dongshin Textile Corp.’, ‘Lang & Lu’, ‘Kkusebo Corp.’, ‘Monica & Mobline, Lookcast’, ‘Haksan Limited’, ‘JW Corporation’, ‘July Global’, ‘NYBK’ 그리고 ‘Comesta’와 성수동수제화협동조합, 스타콜라보가 프로젝트 부스를 운영한 ‘HairCouture’까지 총 11개사이다.
그리고 월드부띠끄 홍콩 전시회에 처음으로 참가한 여성복 ‘Canezou’와 ‘Sweet One Eighty’, 그리고 액세서리 브랜드 ‘Wecan’ 3개 업체가 개별적으로 참가해 새로운 판로개척과 바이어 상담에 진력하며 한국 패션제품의 우수성을 알렸다.
각층 로비·전시장 VMD 독특
각 층의 전시장과 로비는 최신 트렌드와 예술성을 감지할 수 있는 세련된 테마별 패션 VMD 존으로 구성됐다. 또한 바이어를 위한 Dragon Lounge에 맛있는 음식과 부대시설이 오아시스 역할을 톡톡히 했다. 여기에 로비에서 수시로 제공되는 바이어 미션 기념품과 식음료권 또한 시간을 절약하고 쉬어 갈 수 있는 브레이크 타임을 제공함으로써 전체 전시관의 관람과 바잉을 끊임없이 유도했다.
또한 홍콩 패션위크의 분위기 확산을 위해 HKTDC가 개최한 ‘홍콩 인 패션’ 프로모션은 홍콩 전역의 유명 브랜드와 쇼핑몰, 레스토랑, 뷰티샵과의 파트너쉽으로 홍콩 패션위크를 축하하고 행사에 참여한 많은 바이어들에게 서비스와 할인혜택을 제공함으로써 바이어들의 다음 시즌 재방문을 유도했다. 이와 더불어 월드 부띠끄 홍콩은 올해부터 Public Day를 실시, 행사 마지막 날인 22일에 바이어가 아닌 일반 관람객에게도 전시장을 개방해 많은 경품 이벤트와 전시제품의 쇼핑으로 행사를 축제 분위기로 마감했다.
패션쇼·트렌드 등 알찬 구성
홍콩 패션위크 & 월드 부띠끄 홍콩 전시회에는 전 세계 유명 패션 브랜드와 디자이너 그리고 참가업체 및 패션 전문가들이 30회 이상의 패션쇼와 디자이너 공유 세션 및 트렌드 세미나, 네트워킹 이벤트 등을 포함, 총 60여회에 이르는 알차고 다양한 이벤트 프로그램이 진행돼 패션 관계자들에게 최신 트렌드와 유용한 정보를 제공했다. 대표적인 패션쇼 행사로는 Audi Hong Kong의 후원으로 전시 첫날에 개최된 ‘Hong Kong Fashion Extravaganza’ 패션쇼이다.
동서양의 컬렉션을 모두 보여줄 수 있도록 홍콩과 중국, 미국과 스웨덴에서 특별히 초청된 국제적 감각의 디자이너의 갈라쇼로서 유명인사와 연예인들의 많은 참여로 해외 미디어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홍콩의 신진 디자이너들의 창의적이고 혁신적인 패션을 볼 수 있는 ‘Hong Kong Young Fashion Designers Contest 2015’는 ‘H&M’ 본사의 Creative Advisor인 Margareta van den Bosch가 VIP 심사위원으로 활약해 주목을 받았다. 그리고 전시회의 마지막 날 저녁에는 홍콩 패션계의 리더인 Shanghai Tang의 A/W 2015 Collection이 발표돼 홍콩 패션위크의 대미를 장식했다.
여러가지로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본 박람회의 주최사인 홍콩무역발전국(HKTDC)은 위기를 기회로 삼고 패션 박람회의 성공을 위한 빈틈없는 모습을 보여 홍콩 패션위크의 조직력과 내공에 감탄했다. 다채로운 부대행사와 유명무실하지 않은 정보공유의 장, 신규 바이어 유치를 위한 항공권 할인과 무료호텔 제공, 80 H$ 옥토퍼스 교통카드 제공, 100 H$식사권 제공, 바이어 기념품 증정, 바이어 할인쿠폰 등, 이번에 보여준 그들의 노력과 물량공세는 정말로 대단했다.
또한 완차이 지하철에서부터 홍콩종합전시장에 이르는 육교에 펼쳐진 홍보원들의 치열한 바이어 유치경쟁을 비롯해 중국 본토 바이어들의 전시장 단체 가이드 투어 서비스를 보면서 중국 본토의 많은 업체와 바이어들 공략이 홍콩 패션위크에는 미래의 중요한 대안이 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