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8%…10년 사이 가장 큰 폭 감소
우리나라 섬유 수출이 2015년 2월들어 최악의 사태를 맞고 있다. 정부가 발표한 2월 수출입 동향(전망치)에 따르면 지난달 섬유류 수출은 2010년 이후 5년만에 처음으로 10억불 미만으로 내려 앉았다. 감소폭 역시 -20.8%로 과거 10년 중 가장 큰 폭으로 줄어들었다. 감소폭만 따지면 7억6500만불(-17.6%)을 기록한 2009년 2월 수출이 가장 부진한 실적이었다.
지난 5년간 2월 섬유류 수출은 대부분 증가세를 보여왔다. 2013년(-9.8%)를 제외하고는 대체로 두자릿수 성장을 달성하는 강세를 보인 달이다. ’10~’12년 3년간은 매년 16~20%까지 큰 폭으로 성장했고 작년에는 5.5% 증가했다.
올 2월 섬유류 수출은 9억3300만불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세계 섬유경기 회복 지연과 환율, 원료가격 약세에 따른 수출단가 하락 등 여러가지 요인이 겹쳤다. 여기에 중국의 섬유류 자급률 향상으로 對中 수출이 감소한 점도 작용했다.
중국의 섬유소재 수입액은 작년 299억 불을 기록, 전년 대비 14.9%나 감소했다. 이미 확정된 2월20일 기준 통관 실적도 이를 뒷받침 한다. 주력인 직물 수출은 3억8000만불(-13.4%)로 원사(-10.8%)와 제품(-10.1%) 등 3대 품목 중 가장 큰 폭으로 떨어졌다.
올해는 작년과 달리 2월에 구정 설연휴가 끼였다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실적이 이같이 급전직하로 떨어지는 것은 최근 극심한 섬유업계 불경기를 반영하는 시금석으로 여겨진다. 작년 구정 설연휴는 1~2월에 걸쳐 2월 수출에 별 영향이 없었다.
대구경북 직물 수출업계는 이미 전달인 1월부터 극심한 부진을 겪고 있다. 물량과 단가, 두마리 토끼를 모두 놓친 상황에서 나일론 직물은 전년 동월 대비 -31.6%로 역신장했다. 폴리에스터(-11.3%), 니트직물(-9.5%), 면직물(-8.6%) 등 대부분 품목이 일제히 하향세를 기록했다. 화섬복합 및 교직물만 14% 증가해 체면을 세웠다.
문제는 앞으로 다가올 3~4월 성수기다. 경쟁력이 떨어지는 업체들은 도태되고 실력 있는 업체들만 살아 남는 상황에서 양을 포기하고 질 위주로 가는 구조적 체질 변화가 수반되지 않는 한 성수기 수출 조차 장담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한국섬유산업연합회 관계자는 “1, 2월 통계로 올해 전체 수출을 가늠하기는 어렵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실적 부진이 예상을 뛰어 넘었다”며 “실제 정확한 통계가 나오는 시점까지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2월 섬유류 수입은 20일 통관 기준, 전년 동월 대비 26.8%로 크게 증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