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wer Interview] ■ 민은기 한국섬유수출입조합 새 이사장(동성교역·성광 대표이사) - 해외시장 개척·확대가 관건…“베테랑 영입해 마케팅력 강화하겠다”
[Power Interview] ■ 민은기 한국섬유수출입조합 새 이사장(동성교역·성광 대표이사) - 해외시장 개척·확대가 관건…“베테랑 영입해 마케팅력 강화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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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어려움은 경기보다 구조적 문제…시장지향형으로 바꿔야
쏠림현황 심화…조합원과 소통하며 업계 발전 주도하는 조직으로

민은기 신임 이사장은 무엇보다 목표와 사명감이 뚜렷했다. 그는 지난 4일 정총에서 12년을 재임한 박상태 前이사장의 바통을 넘겨 받아 앞으로 3년간 조합을 이끌 새 수장으로 선출됐다. 최근 대부분 섬유단체는 신임 단체장을 선출하는 과정에서 이런저런 잡음이 새어 나왔지만 섬수조는 순조로운 首長교체에 성공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일견, 현 위기 상황에 부응하는 정당성과 당위성을 확보한 적임자를 선정했다는 뜻이기도 하다.

민 이사장은 인터뷰 내내 ‘창조경제’ ‘구조혁신’ 같은 거창한 구호는 한 번도 쓰지 않았다. 그러나 조합이 나가야 할 방향과 정체성에 대해서는 명확한 단어와 어조로 자신에게 맡겨진 미션을 수행하겠다는 의지를 강하게 표명했다. 신임 이사장으로서 그의 첫번째 행보는 조합원들과의 소통으로 이어지고 있다.

▲작년부터 본격적인 불황의 여파가 국내 직물업계를 강타하고 있다. 조합을 어떻게 이끌어 갈 것인가.
“업체들 공장 가동률이 70%가 안된다. 원사, 제직, 가공, 연사 모두 어렵다. 고심하고 있다. 조합 업무 보고를 받고 방향을 정하겠다. 우선 조합원들에게 설문지를 돌릴 계획이다. 소통이 안되는 부분이 있는지 알아보려고 한다. 회비내는 조합원뿐만 아니라 비조합원에게도 설문지를 돌려 원하는 게 뭔지 광범위하게 알아 보려고 한다. 이를 통해 보강할 업무를 살피겠다. 사무국 시각이 반영되면 정확한 의견 반영이 어렵지 않을까. 그래서 설문지도 사무국이 아닌 외부에서 만들 생각이다.”

▲섬유단체들이 많다. 섬수조의 역할은 어떤 것이어야 한다고 생각하나.
“우리는 수출입조합이다. 따라서 조합의 컬러는 해외 마케팅에서 찾아야 한다. 조합원이 원하는 일과 해야 할 일은 다를 수 있다. 지금까지 (업계의) 해외 마케팅은 아쉬운 점이 없지 않다. 전체를 리드하는 구심점이 필요한데 정부 예산은 대부분 이곳 저곳에 나눠져 있다. 우리 조합의 1년 해외 마케팅 예산은 지역 단체 관련 예산과 비교해도 훨씬 적다. 이 부분을 강화하려고 한다.

문제는 예산이다. 단체가 지원하는 전시회 예산은 모두 다 그대로 나가는 돈이다. 업계를 리드하려면 조합이 맨파워를 보강해야 하는데 예산 확보가 어렵다. 종합상사 출신 베테랑을 뽑아 기획하고 전문성을 강화하고 싶은데 꾸려나갈 예산이 부족하다. 우리 조합은 섬유단체 중에서도 회비 내는 비율이 높은데도 불구하고 비용 때문에 인재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외국에서 전시회가 열리면 젊은 직원들이 (전시회 참가 회사들) 뒤따라 다니면서 서브만 할 뿐 실질적인 리드를 못하고 있다. 예산에 따라 사람이 배정되는 구조다 보니 그렇다고 생각한다. 전문성을 키울 수 있는 조직이 돼야 한다. 단체별 역할이 명확히 정리됐으면 좋겠다. 하고 싶은 일 할 수 있게 유능한 사람 써서 조합원을 리드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되기를 바란다.”

▲업계 스스로 구조조정도 필요하다.
“구조조정이라는 명제를 안좋아 한다. 지금 섬유산지 업체들 숫자와 생산량이 많이 줄었다. 없애고 통폐합하고…할 수준이 아니다. 가만 놔둬도 안하겠다는 사람이 많아지고 있다. 일정 생산량이 뒷받침되야 하는데 섬유산지가 더 이상 무너지면 안된다. 올해는 특히 더 위험하다. 구조조정 안해도 문닫는 회사 많이 나올 거다.

우리 회사도 협력업체들이 많은데 문 닫을까봐 겁난다. 요즘 현장에 가보면 기계를 100% 돌려도 안남는다고들 한다. 실제 원사, 제직, 가공 등 업종은 공장을 풀(full)로 가동해도 안남는 구조로 가고 있다. 무엇을 팔 것인지 고민이 많아야 한다.”

정부는 2년전부터 해외 진출 기업의 국내 U턴 정책을 적극적으로 펼치고 있다. 이들 기업에 대해서는 각종 세제 혜택과 더불어 지원책이 강화되고 있다. 그러나 성광은 이미 2009년, 10년간 운영하던 중국 공장을 닫고 한국으로 U턴해 연인원 5000여명에 달하는 일자리를 창출했다. 또 수십억원을 들여 국내 생산 기반에 대한 투자도 아끼지 않았다. 정부 정책과 시대 흐름에 앞선 원조 U턴 기업인 셈이다. 이 같은 성과로 민 이사장이 대표로 있는 성광은 작년 성장률이 15~20%에 달했다.

▲비결이 뭔가. 다들 어렵다고 아우성인데.
“작년말부터 시작된 불황이 올들어 본격화됐다. 작년 각 품목별 선두 1~2등 업체들은 대체적으로 매출이 늘었을 것이다. 가격 경쟁력을 갖고 브랜드 가치를 높여 물량이 늘어났지만 쏠림 현상이 심화된건 문제다. 결국 기업은 시장 지향형(Customer-oriented) 구조를 가져야 한다.

자카드로 의류가 아닌 가방을 만드는 곳이 있다. 퀄리티 컨트롤을 잘하더라. 생산자적 마인드로 했다면 이 생각을 했겠나. 고객이 원하는대로 해주면서 따라가는 거다. 1980년대 경기 좋은 때도 망한 회사는 있었고 그때도 다들 어렵다고 했다. 산지에 앉아서 바이어를 잡을 수는 없다. 끊임없이 고객 지향형으로 바이어를 잡고 이들과 함께 성장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한·중 FTA를 언급하지 않을 수 없다.
“지금은 경기가 아닌 구조적으로 문제가 되는 시절이 됐다. 2013년 하반기~2014년 상반기 중국 생산이 크게 증가했다. 올해는 중국도 가동률이 많이 떨어질 것이다. 한국 생산은 대부분 내수가 아닌 수출용이다. 수출 위주이므로 어떤 의미로 보면 중국 물건을 들여와 다시 가공해서 해외로 내보낼 수도 있다. 생산측면에서 우리 기업들의 해외진출에 대해서도 다른 시각을 가져야 한다. 우리 벤더 기업들을 봐라. 해외에서 얼마나 경영을 잘 하고 있나. 마케팅 시각으로 글로벌 시장을 바라보는 것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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