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한국 패션 브랜드 대상 이모저모 - 삼성 이건희 회장 ‘밀라노 디자인 선언’ 보다 2년 앞선 ‘한국패션브랜드대상’ 큰 의미
2015 한국 패션 브랜드 대상 이모저모 - 삼성 이건희 회장 ‘밀라노 디자인 선언’ 보다 2년 앞선 ‘한국패션브랜드대상’ 큰 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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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고유의 차별화된 얼굴 가져야 세계 시장서 승부”
홍혜진·이수현氏 인기…한국 디자이너 위상 높여
1분에 500회 날갯짓하는 벌새 정신으로 더 높이 도약하겠다

지난 26일 섬유센터에서 개최된 한국패션브랜드대상 시상식은 업계 발전에 평생을 헌신한 원로들과 현역들, 신진들이 어우러져 공감대를 형성하고 소통하는 장이었다. 한국패션의 산 역사이자 증인 공석붕 회장과 원대연 한국패션협회장, 교육계 원로이자 인재배출에 전념해 온 김종복 학장, 1세대 패션디자이너이자 아티스트인 손일광 대표, 40년 오트쿠튀르 외길을 걸어온 이림스타일의 이림디자이너가 한 자리에 모였다.

30년 동안 토종 여성복브랜드 ‘발렌시아’를 꿋꿋한 자존심과 신념으로 육성시켜 온 김영일 대표는 올 해 처음으로 본지가 신설한 ‘브랜드 히스토리 어워드’의 첫 수상 영예를 안았다. 독창적 디자인과 기술개발로 불황에도 내실 성장에 전력해 온 수상자들은 조용하지만 따뜻하고 시종일관 진지한 분위기속에서 시상식에 참여했다.

본지 김시중 회장은 형식적인 기념사를 배제하고 일일이 원로들과 선배들을 호명하면서 그동안의 노고에 감사를 전했고 ‘함께 발전하는 계기 마련’을 강조했다. 김 회장은 올해 패션소재 기능성원단 부문을 수상한 벤텍스를 언급하며 “섬유산업이 어려워도 비약적인 성장을 할 수 있는 이유는 벤텍스 같은 유망한 기업이 있기 때문”이라며 “앞으로 10년 후 한국 섬유패션산업의 미래가 이들 젊은 기업인들 손에 달렸다”고 격려했다.

○…한국섬유산업연합회 윤수영 부회장은 축사에서 우리 패션기업들 브랜드 가치의 중요성에 대해 역설해 인상을 남겼다. 그는 “한국섬유신문은 삼성 이건희 회장의 밀라노 디자인 선언에 2년 앞선 2003년 한국패션브랜드대상을 제정하고 이를 통해 우리나라 섬유패션산업의 도약을 위해 많은 노력을 해 왔다”고 말했다. 또 포브스가 발표한 2014년 11월 ‘세계 가장 가치 있는 브랜드 자료를 인용 “1위인 애플의 브랜드 가치는 1242억 달러(약 137조원), 10위인 루이뷔통은 299억 달러(33조원)에 이른다”며 “이는 CEO의 브랜드에 대한 이해와 특별한 경영철학 없이는 사실상 불가능한 일이다”고 강조했다.

○…한국패션협회 원대연 회장은 중국 시장의 중요성에 대해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 그는 “13억 시장이 바로 옆이라는 사실은 큰 장점이자 약점이 될 수 있다”며 “양적 승부는 안된다. 고유브랜드, 우리 고유의 차별화된 얼굴을 가져야 승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원 회장은 “(지금은 어렵지만) 용기를 갖고 10~20년을 내다보는 긴 안목으로 나가야 살아 남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 제13회 한국패션브랜드 대상 시상식에서 섬유패션 업계 22명이 수상의 영광을 안았다. 업계를 대표하는 유망기업 CEO들의 행사장 답게 수상자들 스타일도 하나의 볼거리였다. 수상자들은 격식을 차리면서 자기만의 포인트 아이템을 매치해 센스있는 스타일을 완성했다.

본지가 처음으로 신설한 브랜드 히스토리 어워즈의 ‘발렌시아’ 김영일 대표는 블랙 팬츠에 화이트 셔츠와 블랙 자켓을 입어 자칫 밋밋할 수 있는 의상에 그린 스카프를 매치했다. 홍혜진, 이수현 디자이너는 신발이 눈길을 끌었다. 채도가 낮은 그린 수트를 입은 홍혜진은 버클이 화려한 구두를 신었으며 네이비 트렌치 코트를 단정하게 입은 이수현은 레오파드 하이힐로 포인트를 줬다.

○…한국패션브랜드대상에서 상을 받는 디자이너들은 매년 참석자들로부터 큰 관심을 받아 왔다. 올해도 홍혜진, 이수현 디자이너를 향한 사진 촬영 요청이 쇄도해 최근 위상이 높아져가는 우리 디자이너들의 인기를 실감했다.

평소 이수현 디자이너의 팬이라던 중국 나드리패션 대표인 정량氏는 “중국인들이 한국 디자이너와 옷을 좋아한다”며 “다양한 페어에서 알게된 ‘런던 클라우드’ 디자이너를 이런 좋은 자리에서 만나 반갑다”고 말하며 함께 사진을 찍었다.

○…올해의 디자이너 상의 수상한 홍혜진 디자이너는 서울패션위크 기간 중 베스트 컬렉션에 손꼽힐 정도로 실력과 인성을 갖춘 인물로 손꼽히고 있다. 최근 막을 내린 서울 컬렉션에서 맛의 이미지를 그래픽으로 재미있게 표현한 홍혜진 디자이너에게는 위트있고 독특한 컬렉션에 대한 질문이 쏟아졌다.

신진 디자이너 상을 수상한 이수현씨는 해외 주요 전시회에 빠짐없이 참가해 완성도 높은 의상들로 인지도를 쌓아가고 있다. 그는 “퀄리티 높은 K패션에 관심이 높은 중국인들에게 실용성과 디자이너의 감성을 풀어낸 옷이 호감을 끌었다”며 “중국 CHIC에서 디자인 제의를 받았다”는 최근 소식을 전했다. 이어 ”CHIC에서 동대문 6개 브랜드가 모인 썸(SOME) 프로젝트가 큰 인기를 얻었다”며 “한국 브랜드가 글로벌 경쟁력을 갖춰 점점 위상이 높아지고 있다”고 밝혔다.

○…여성 커리어부문에서 대상을 수상한 ‘마레몬떼’의 지홍찬 대표는 “모두가 최악이라고 말하는 지금은 토종 브랜드의 저력과 경쟁력 확보가 절실한 시대”라며 “굳건한 입지를 지켜온 브랜드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는 자리에서 수상의 영예를 얻어 매우 영광스럽다. 이번 수상을 계기로 여성복 시장에 활기를 부여할 수 있는 브랜드 육성에 매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여성 영 캐주얼부문 수상의 ‘르퀸’ 명유석 대표는 “얼마 전 중국 상하이 CHIC쇼 참여를 통해 국내를 넘어 중국까지도 한국 패션의 우수성을 알리려는 뜨거운 열기를 체험하고 왔다”며 “모두가 어려운 시대라고 하지만 확고한 신념과 전략으로 국내외서 이름을 알리는 브랜드로 반드시 도약할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1996년 양복 디자인에 태극 무늬를 이용한 컨셉으로 한국을 세계에 알린 구천 비스포크 테일러 이정근 대표는 당시 얘기를 하며 맞춤양복에 대한 자부심을 드러냈다. 올해 방송대 의상학과 3학년에 편입했다며 태극무늬로 양복 디자인을 새롭게 표현할 것이라고 디자인 열의를 드러냈다. 아울러 후배양성을 할 수 있는 길을 걸어가겠다는 각오를 밝히기도 했다.

○…신규유망 유아동복 부문을 수상한 정장기 토리다 대표는 “좋은 업체들이 많은데 수상의 주인공이 돼 영광이다. 안팎으로 어려운 상황이지만 중국 진출을 목표로 우수한 제품 개발에 최선을 다할 것이다. 최근에는 노력의 결실이 조금씩 보이고 있어 오늘 받은 상의 의미가 더욱 새롭다”고 소감을 전했다.

아웃도어 부문 수상은 김홍 젯아이씨 대표가 갑작스러운 중국 출장으로 윤재익 상무가 대리 수상했다. 윤 상무는 “불황에 모두가 움츠리고 있지만 ‘웨스트 우드’는 1분에 500회 날갯짓을 하는 벌새의 정신으로 더욱 높이 도약하는 브랜드가 될 것”이라며 “‘웨스트우드’의 날갯짓을 지켜봐 달라”고 각오를 밝혔다.

○…올해 행사 전반에 대한 참석자들의 애정어린 지적도 뒤따랐다. 본지는 참석자들 편의를 위해 행사장 뒤쪽에 다과를 준비하는데 “커피나 간단한 스낵류는 테이블 위에 놓아 담소를 나눌 수 있는 공간이 마련됐으면 좋겠다”는 건의가 있었다. 한 참석자는 “섬유패션업계 관계자들이 한 자리에 모일 수 있는 흔치 않은 기회인 만큼 더욱더 서로가 소통할 수 있는 시상식으로 발전했으면 좋겠다”는 의견도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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