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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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국섬유신문 / 유수연 기자 [email protected]
  • 승인 2006.07.1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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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운 시절의 그리운 디자이너 한계석 (주)로라 회장 ‘미세스 로라’와 함께 한 디자이너 출신 경영인 “나를 키운건 꺾이지 않는 용기와 추진력” “지금 생각하면, 나에게 어떻게 그런 힘이 있었는지 모릅니다” 미세스 로라로 한세대를 풍미한 디자이너 한계석씨는 한편의 드라마 같았던 패션인생에 대해 이렇게 회고한다. 그는 어느날 딸의 학교에서 우연히 접한 학생모집 광고조각 하나를 들고 무턱대고 국제복장학원을 찾았던 61년초를 떠올렸다. 최경자 여사가 “젊은 여성이 두루마기가 왠일이냐”며 기겁을 했다지만, 전통적이고 엄격한 집안의 안주인이 패션 디자이너의 길에 입문하는 순간이였다. “당시 최경자 선생이 호피무늬 베스트를 어찌나 멋있게 입으셨던지...” 그래서인지 지금도 한계석씨는 호피무늬를 유난히 좋아한단다. 그러나 부군인 안영묵 선생는 언제나 “가정에 충실함과 사회일을 무리없이 양립할 수 있는 현명한 여성”이길 원했고, 한계석씨는 걱정하는 남편을 몇번이고 설득해야 했다. 결과적으로 그는 약속을 지켰다. 아니 지킨 정도가 아니라, 모든 삶의 방향전환시켜 버렸다. 아예 안영묵 선생을 대학원을 권유하여 사회적 지위의 업그레이드는 물론, 자식 모두를 일류학교로 진학시키는 등 강한 아내와 어머니 그리고 디자이너로서의 길 모두를 완성시켜 나간 것이다. 아무것도 보장할 수 없었고 뚜렷한 대책은 없었다. 그저 언제나 새로운 꿈을 꾸었던 강한 어머니의 힘. 그것으로 모든 것은 시작된 것이다. 그러나 마침내 명동서 작은 샵을 오픈했을때, 언제나처럼 가장 힘이 되어준 사람은 다름아닌 부군인 안영묵 선생이였다. 주문은 정말 쉴새없이 쏟아져 들어왔고, 감당할 수 없을만큼 바쁜날들이 거듭되었다. 교직자였던 안영묵선생은 고객들의 자녀들의 학교문제상담등 비롯한 갖가지 일을 말없이 찾아서 거들어 주기 시작했다. 지금 생각하면 그것이 바로 미세스 로라를 다시찾게 한 고도의 대고객 서비스였다. 이후, 20년간 운영하던 오더 메이드 의상실을 미세스 로라 부띠끄로 리셋했다. 당시까지 개척 단계였던 킹사이즈 분야를 선택, 부인복의 기성화를 리드하는 탁월한 경영인의 감각을 보여주기 시작한 것이다. IMF이후 선진패션시장을 관찰하던 그는 브랜드가 노후화되는 것에 대한 뭔가 새로운 전환점을 마련해야 한다는 경영적 일대 결단을 내렸다. 이대 미대를 졸업하고 파리 에스모드에서 공부하고 돌아 온 둘째딸 안혜영씨에게 보다 브랜드가 보다 젊어지는 방향으로 과감하게 맡기기로 한 것이다. 브랜드 명도 ‘로라 by 안혜영’에서 ‘안혜영’으로 일대 전환키로 한 것이다. “너무나 많은 일을 해서 아이들이 나에게 ‘엄마는 종합병원’이라고 놀릴만큼 병원에 자주 들락거리지만 몸이 부서질때까지 ‘불가능’을 ‘가능’으로 이뤄내고저 노력했던 삶의 흔적이라고 생각한다”는 한계석씨. 전세계 안 가본곳이 없을 만큼 여행을 좋아하는 그는 요즘 평생의 동반자인 안영묵 선생의 80기념 회고전을 준비하고 있다. “시련과 어려움은 많았고, 젊은 날에 노력했던 만큼의 댓가도 얻었기에 늘 감사하죠.” 70이 훌쩍 넘은 나이지만 그에게는 이제 디자이너가 아닌 경영인으로서의 충실함이 배여있다. 브랜드 ‘안혜영’의 변화와 미세스 로라에 대한 새로운 구상으로 여전히 바쁜 일정과 함께하는 그리운 시절의 그리운 디자이너. 현주소는 여전히 ‘맑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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