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특별 대담 보끄레머천다이징 이만중 회장
■신년특별 대담 보끄레머천다이징 이만중 회장
  • 한국섬유신문 / /이영희 기자 [email protected]
  • 승인 2009.01.0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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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인 하나로 뭉쳐 ‘무한도전’ 전력하자”
고부가 봉제산업 부활·글로벌 인재육성·해외 불모지 개척 “공조 하자”


한국패션업계는 지금 어디로, 무엇을 향해 가고 있는가!
본질을 망각한 채, 눈앞의 이익에 급급해 ‘달콤한 순간의 독약’에 중독돼 있지는 않는가.
개척해야 할 울창한 열대림이 끝도 없이 펼쳐져 있는데 눈앞의 나무하나, 잔가지에 연연해 하고 있다. 글로벌 시대, 세계 각국 유명브랜드들은 한국시장 잠식을 노리고 있는데 동종 업계간 치졸한 경쟁에 목을 매고 있다. 업계는 ‘꿈’을 상실했고 ‘정부’는 기업과 산업의 중요성을 망각하고 있다. 세계 경제가 휘청이는 지금, “패션업계야 말로 무한한 도전을 위한 힘을 합쳐야 할 때”라고 열정을 토로하는 패션기업인이자 선도자가 있다.

길지 않은 대한민국패션의 역사속에서 32년간 업계에 투신해 온 보끄레머천다이징 이만중회장은 하루살이에 급급한 패션인들과 핵심을 파악하지 못하고 겉도는 정부를 향해 따끔한 일침을 가하고 있다.
‘한국패션의 세계화’를 목표로 ‘생산의 자급자족’ ‘해외시장의 공략 포인트’ ‘글로벌 인재육성’에 이르기까지 조목조목 시원한 해답으로 정곡을 찔렀다. 새해 패션업계에 큰 화두를 서슴없이 던지는 이만중 회장과의 대담 중 언뜻 등줄기가 서늘한 지적도 있었다.
‘패션업계의 거목(巨木)’이란 표현만으로는 이만중 회장을 지칭하기에 감히 부족함이 큰듯하다.

눈앞의 이익보다 대계 도모해야
세계 각국에 우리브랜드 푯말 걸자

한국패션업계가 개개인의 이익에만 급급하지 말고 하나로 뭉쳐 대계를 도모해야 한다.
지금 세계 각국의 유명브랜드들은 ‘한국시장’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
지난해 우리가 이미 경험했듯이 해외유명 SPA브랜드들이 한국에 들어와 순식간에 주요상권을 잠식하지 않았는가! 백화점은 명품브랜드들이 자리잡았고 내셔널브랜드들의 극심한 불황속에서도 우리 소비자들을 유혹하고 있다. 이 상태로 가면 한국시장의 30%를 가만히 눈뜨고 앉아서 내어 주고 말 것이다.

이 같은 위기속에서도 우리끼리 극심한 경쟁을 하고 당장 삼킬수 있는 달콤한 눈앞의 이익만 가지려 아귀다툼을 하고 있다. 업계가 ‘공공의 이익’을 위해 뜻을 하나로 합치면 ‘불가능’이란 절대로 있을 수 없다.
우리는 이제 나무의 잔가지를 보지말고 ‘숲’을 바라보아야 한다.
세계시장은 넓고 뜻을 같이하면 뚫지 못할 시장이란 없다. 우리시장을 30% 내어 줄 수 밖에 없다면, 세계시장의 300%를 가지면 된다.


“한국패션의 세계화를 시작하는 시점이 바로 지금”이다. 위기는 곧 기회라 하지 않았나. 비단 한국만이 어려운 때가 아니라 지금은 세계금융질서가 깨어져 각국이 도처에서 어려움을 토로하고 있다.
우리는 IMF를 겪었다. 세계는 활황이었지만 우리는 ‘살아남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경주했다.
그때 삼성, 엘지 등은 내수 시장에 국한하지 않고 세계시장으로 나아갔다. ‘러시아’라는 생면부지의 나라에 깃발을 올렸고 세계 각국의 불모지에 열정을 갖고 진출했다.

그 결과는 어떠한가? 지금 해외출장을 가서 보면 어디든 삼성, 엘지의 대형 전광판이나 입간판을 볼 수 있다. 이를 볼 때면 가슴이 뜨거워지고 애국심이 생긴다. 애국이란 바로 이런 것이라 생각한다. 정부는 ‘기업하는 사람’이 곧 ‘애국하는 사람’임을 각인해야 한다. 정권이 바뀔 때 마다 기업인들이 비도덕적인 사람으로 비춰지면 누가 글로벌시장을 개척하는 기업인이 되겠는가!
세계 각국에 나아가 우리브랜드를 볼 수 있게 하는 것. 그것이 패션코리아! 패션 강국을 만드는 애국의 길이라 생각한다.


‘공조체제’로 세계시장 공략하자
30%내어주면 300% 점거하자

우리가 세계시장을 개척하기 위해서는 ‘공조체제’를 구축해야 한다.
예를 들면 보끄레머천다이징의 경우 중국시장에 오래전 진출했고 많은 장애와 난관을 극복해야만 했다. 앞 다퉈 많은 업체들이 진출했지만 똑 같은 시행착오를 되풀이 해 왔다. 한국업체들끼리 서로 정보를 공유하고 공동전선을 구축했더라면 불합리한 점의 개선을 당당히 요구하고 시행착오도 없었을 것이다.

“나도 힘들게 겪었으니 당신도 한 번 겪어보라”는 식의 심보가 아직도 만연해 있기 때문 아닌가.
이러한 이유로 한국패션협회내에 중국위원회를 구성, 앞서 진출한 기업을 중심으로 가동해 오고 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여기 가입한 기존업체의 이익보다는 앞으로 새롭게 진출할 업체에게 도움을 주고자 하는 것이 본질이다. 그러나 본질을 생각하기 보다 당장 경제가 어렵다 보니 관련사들이 각각의 발등에 불 끄는 것을 우선시하는 것 같아 마음이 아프다.

나는 우리 브랜드가 진출해 성공할 수 있는 좋은 개척지가 바로 ‘러시아’라고 생각한다.
한국에 대한 인식이 좋고 유럽브랜드는 들어가 있지만 아직 일본등 아시아권의 진출은 미진한 상태다. 러시아 진출에 앞서 교두보로 카자흐스탄 ‘알마티’를 예의주시 한 바 있다.
무엇보다 사계절이 있고 고려인들이 살고 있으며 몽골계가 대부분이다. 한국과 공통점이 있는데다 러시아경제권이어서 이곳에서 성공한다면 러시아에서도 승산이 있다.
최근 이곳은 3년전보다 땅값이 25배나 올랐다고 한다. 한국 패션브랜드가 개별진출하면 상당한 수업료를 내야 하지만 만약 20여개 브랜드가 공동투자해 진출하면 문제는 해결된다.

업체별 투자금을 나눠내고 공동의 ‘코리아타운’을 설립하는 것이다. 우리 의류브랜드 매장도 있고 문화를 알릴수 있는 이벤트장, 찜질방, 한국음식, 헤어, 네일샵등이 함께 들어가 ‘한류’에 열광하는 이들이 먹고, 마시고, 입고, 즐기게 하자는 것이다. ‘패션은 곧 문화적 가치의 척도’이며 자연스럽게 ‘패션코리아’를 강조할 수 있을 것이다. 또 이러한 단계에서 예를 들어 서울시가 카자흐스탄과 MOU를 체결한다면 모든 불합리한 법적 문제도 쉽게 해결할 수 있으리라 본다.
나는 이러한 계획을 많은 패션기업인들에게 제안했지만 당장의 이익과 경쟁업체간 심리전, 혹은 부동산투기 아니냐는 식의 색안경을 낀 시선들이 장애물이 돼 왔었다.


‘공조체제’를 구축해 미개척시장을 개척하면 발 빠르게 글로벌비즈니스를 할 수 있다는 것을 강조하고 싶다. 또한 정부는 실적위주나 겉도는 지원보다 이러한 유리한 시장에 대한 진출업체에 실질적 도움을 주는 자세로 임해 주었으면 한다.


봉제산업 부활 ‘자급자족’ 절실
‘기능인력’ 대우·인식전환 시급

고부가상품의 생산 자급자족을 하루 빨리 이뤄야 한다. 우리는 너무 쉽게 생산 노하우를

노출했고 기지를 중국, 개성등으로 이전해 버렸다.


최근 세계경기 악화속에 해외소싱이 큰 난항을 거듭하면서 우리는 이 같은 현실을 뼈저리게 후회하고 있다. 우리는 엄청난 고부가성 파워를 지닌 나라다. 바로 ‘메이드 인 코리아’라는 것이다. 중국보다 한국 생산을 해외에선 더욱 인정하고 있다.
중국 현지에서 조차 한국생산제품이 인기일 정도이니 말이다. 개성공단 역시 우리민족, 우리땅이긴 하지만 정치적 변수가 많고 북한 군부가 득세하는 한 10여년간은 마음을 놓을 수 없다.

노무현대통령 당시 정책적 차원에서 개성공단 진출을 독려했지만 지금은 상황이 달라졌다. 그래서 보끄레머천다이징을 비롯, 형지어패럴, 쌈지, 득금, 동광어패럴등 주요패션기업들이 힘을 합쳐 주식회사 MIK(메이드 인 코리아)를 설립했다. 충주에 8만평을 사들였고 이곳을 대한민국의 주요생산 기지로 구성할 방침이다. 충주시도 적극 지원을 약속했으며 상당한 지역경제발전은 물론 고용창출이 이뤄질 것이 기대된다.


충주 최첨단 생산 기지 추진
‘문화·복지·교육’ 복합타운으로


‘충주’에 들어설 생산단지는 첨단 선진국형으로 조성할 것이다. 단순히 ‘생산’단지가 아니라 탁아소, 유치원, 푸드몰, 영화, 쇼핑이 가능한 문화가 어우러진 복합타운으로 꾸민다는 목표다. 우리 생산기반이 왜 무너졌는가?를 생각하면 이 같은 진행방향에 대해 충분한 이해가 될 것이다. 바로 ‘인력’과 ‘인식’부재때문이었다.


생산에 기여하는 ‘기능인력’은 사실상 존중받아야 마땅함에도 ‘공돌이, 공순이’ 개념으로 천시해 온 사회인식이 3D업종 종사자로 몰아갔기 때문이다.
‘기능인력’이 육성되고 봉제산업이 발전하기 위해서는 배우고, 보람을 느끼고 , 교육과 문화체험이 두루 이뤄지는 최대한의 메리트가 부여돼야 한다고 본다.
예를 들어 충주의 30대 주부가 아이를 데리고 출근해 유치원에서 교육받게 하고 퇴근할 때, 혹은 주말이면 가족과 식사와 영화를 즐기며 아울렛에서 옷까지 사서 들어간다면 이같은 편의를 굳이 마다하고 서울까지 가서 일자리를 찾는 일은 없을 것이다.

가능하다면 생산라인과 함께 기숙사와 교육장, 패션자료및 역사관까지 있어 전공자들이나 학원 학생들이 실습을 하거나 체험학습을 한다면 더욱 시너지가 날 것이다.
이 같은 이상이 실현되려면 총 8만평중 사실 30%만 생산라인이 들어설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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