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신규’ 브랜드 ‘관련 상식’ 숙지 요구
‘K2’ 짝퉁 대거등장 …정품 사라질 뻔
약한 상표, 뜨고 난뒤 사후등록 어려워
지식경제부는 오는 2020년까지 생산액 64조 원, 210억 달러까지 수출을 늘려 글로벌 패션 선진 국가 진입을 도모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이를 위해 디자이너·명품·라이프스타일·SPA브랜드 등 4개 분야에서 총 10개 업체를 발굴, 유망브랜드로 집중 육성할 장기 계획을 발표했다. 글로벌 패션브랜드 육성 사업단을 구성해 20개 후보 브랜드를 선정, 유형별 성장 전략을 마련해 나갈 방침이다.
“기본적으로 짝퉁판매는 불법입니다. 더불어 자사의 상표권을 보호받으려면 미리 준비하고 대비하는 게 중요합니다. 브랜드는 사전에 식별이 명확해 분쟁소지가 적은 것으로 개발할 것을 권장하며 한 분야 뿐 아니라 인접 분야까지 확대 될 것을 고려해야 합니다”
국내 섬유·패션업계 상표권 분쟁 중 가장 큰 규모와 오랜 기간이 소요된 ‘케이투’ 소송 건을 해결한 법무법인 광장 서무송 변호사는 10년 이상 이어지고 있는 분쟁에서 느낀 점에 대해 묻자 이같이 말했다.
서울 소공동에 위치한 사무실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서 변호사는 “우리나라는 원칙적으로 먼저 등록된 상표를 우선적으로 보호하고 있다(선등록 주의). 또 동시에 등록되지 않은 상표지만 오래 사용해 특정인의 상품인 것이 인식되면 보호 받을 수 있다(선사용 주의)”고 설명했다.
-‘케이투’ 소송 시 선(先)등록 주의 원칙으로 질것이 예상됐다. 하지만 최종 승소하게 된 스토리가 궁금하다.
케이투코리아는 75년 사업시작 이후 ‘케이투(K2)’ 상표등록을 지속적으로 시도했으나 출원이 안됐다. 여기에 다른 문자를 붙인, 예를 들어 ‘케이투살로몬’(대표적인 짝퉁으로 가장 많이 판매된 제품명, 이하 관련 짝퉁제품은 ‘케이투***’로 표기)은 상표등록이 가능해 짝퉁 판매가 기승을 부렸다. ‘케이투’를 변형해 상표를 등록한 사람들이 실제 제품을 만들 때는 원본과 비슷한 상표를 부착하는 수법이었다. 유사브랜드만 30,40개가 넘었다.
게다가 최초 브랜드를 등록한 사람이 10억 원을 받고 사업권을 넘기는 등 지능적인 범죄가 많이 생겼다. 짝퉁 브랜드 사업권을 넘겨받은 사람들이 중국과 평양 공장에서 의류를 대량 생산·국내에 납품했다. ‘케이투’ 정식 매장 바로 옆에 ‘케이투***’ 상설매장이 대거 생겼다. 그 상태로 조금 더 진행됐더라면 정품과 구별이 안 돼 ‘케이투’ 상표 자체가 사라져 버릴 수 있는 위기를 맞았다.
쉽지 않은 소송이었다. ‘케이투’와 유사한 상표 등록에 대해 무효화를 주장했으나 기각됐다. 특허법원은 ‘케이투***’가 출원 된 시기는 2004년도쯤인데 그 당시 케이투코리아도 지금 형태의 ‘케이투(K2)’ 상표를 쓴 기간이 얼마 되지 않았다는 것을 이유로 들었다. 이를 계기로 대법원까지 가게 됐고 결국 2년 후 그전 특허법원판결이 뒤집어지면서 전부 이기게 됐다.
-어떻게 대법원 판결이 뒤집히게 됐나?
더 많은 자료를 준비하고 모든 물량과 자원을 동원했다. 매출액, 상표 사용기간, 시즌보도, 여론조사 등을 토대로 판사가 해석, 판단한다. 업계에서 이정도로 알려졌다고 판단하면 부정경쟁방지로 보호해준다. 간단하게 정리하자면 ‘케이투’ 등과 같이 간단한 표기는 상표 등록이 안되지만 오래 사용해 해당업계에서 유명해져서 상표 등록이 허용된 경우. 결국 ‘케이투’는 지난 2008년 최종 상표로 등록됐다.
-국내 패션 브랜드 중 유사한 사례가 더 있나?
예전에 ‘에이식스(A6)’ 분쟁이 좀 컸다. 맡아 진행하다보니 전문가의 눈으로도 판가름하기가 어려웠다. 최근 ‘뉴발란스’, 알파벳 ‘N’·‘NB’가 분쟁 가능성이 있다. 영문자 ‘N’에 다양하게 몇 글자를 붙여서 만들어 내고 있다. 이랜드가 국내독점판매권자로 의뢰가 와서 맡았었는데 아직은 정품판매가 많고 상표권자가 미국 본사다 보니 본격대응은 안하고 있다.
-영세 패션업체는 비용 및 복잡한 절차로 소송 못하는 경우가 있다
‘나이키’는 짝퉁판매가 많긴 하지만 짝퉁판매자들이 상표권 자체를 무효화 하기 위해 도전하지는 않는다. ‘케이투’처럼 약한 상표는 등록이 안되다가 유명해지고 나서 사후 등록을 시도해 어려움이 많았다. 소송에서 이기게 되면 강력한 무기가 될수 있지만 소송제기에 필요한 비용에 부담이 된다면 일단 사활을 걸만큼의 중요성이 없는것 아닐까. 반면 판매피해규모가 크지 않더라도 향후 상표나 디자인의 가치가 크다면 현명한 판단을 해야 할것으로 보인다.
*‘케이투’를 통해 알아보는 상표법 다시보기
-지명, 인명, 간단한 문자, 숫자는 등록이 안된다
‘케이투(K2)’자체는 문자(K)와 숫자(2)가 하나씩 결합 돼 원칙적으로는 등록이 안 된다. 예를 들어 알파벳 ‘A’, 숫자 ‘1,2’ 등 같이 간단한 것은 상품주체 식별력이 약하고 한 사람이 등록하면 다른 사람이 쓰고 싶어도 못쓰기 때문에 등록이 안된다.
-상표권 침해 피해에 대해
상표법상 특허청에 등록된 표장, 그것과 동일하거나 유사한 표장을 그 상표가 등록된 상품과 동일 또는 유사한 상품에 사용하면 상표권 침해에 해당한다. ‘케이투’는 상표권 침해에 대한 부정경쟁행위방지 및 영업이익보호에 관한 대법원 판결을 통해 지난 2008년 최종 상표로 등록됐다. 즉 ‘케이투’ 등과 같이 간단한 표기는 상표법상 원칙적으로 상표 등록이 안된다. 그렇더라도 오래 사용해 해당업계에서 유명해지면 일단 부정경쟁방지법에 의해 보호받게 됨으로 상표 등록이 가능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