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터치] 한선희 패션 컨설턴트 - 누군가는 미쳐있어야 한다!
[이슈 터치] 한선희 패션 컨설턴트 - 누군가는 미쳐있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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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지금 ‘차별화’에 대해 깊이 고민한다. 인간이 본성적으로 타고난 자존감은 자기를 타인과 구별지어냄으로써 높아진다. 나를 남과 다르게 해주는 ‘차별화’는 인간의 속성 안에서 끊임없이 갈구되고, 기업은 소비자의 이러한 기본적인 니즈를 공략하기 위해 차별화하는 브랜딩을 쉬지 않고 해야 한다.

메가트렌드의 관점으로 보자면, 극적인 힘의 이동은 동양에서 서양으로 향했다. 모더니즘의 발원지를 서양으로 치자면, 자본주의가 꽃을 피운 포스트모더니즘의 종말이 예고되는 현재, 대안은 새로운 모더니티 즉 새로운 아름다움과 관점의 성립에서 찾아지고 있다.

절제미와 중용이 미덕인 아시아가 기술의 발전을 적극 수용하면서. 패션, IT, 산업디자인 등 다양한 분야에서 동서양을 아우르는 혁신과 새로운 개념을 만들어내고 있다. 동양의 고전미를 강조하지만 민족적인 디테일은 정제되며 그 깊이 있는 아름다움은 현대적인 생산 공정 및 기술력으로 실용적인 면모를 획득한다.

모더니즘의 산물인 기술적인 태도는 수용하지만, 철학적 견지를 유지하면서 아름다운 실용성에 대해 환기시키는 것이다. 여기서 강조하고 싶은 것은 혁신적인 창의성이다.

아시아는 제조시장에서 소비시장으로 발돋음하고 있다. 중국뿐 아니라 싱가폴, 인도네시아, 베트남 등 동남아 곳곳에 메가 쇼핑몰이 들어서면서 그 소비력이 서서히 고개를 들고 있는 것이다.

특히 중국은 2025년이 되면 미국을 넘어서 세계 최대의 경제대국으로의 부상이 전망되면서 그 소비력에 전세계가 몰리고 있다. 글로벌화를 추진하던 한국기업들도 중국에서의 마켓 확장에 더 치중하면서 인접해있다는 장점과 중국이 한국적 감성과 디자인을 선호한다는 측면에서 심리적으로 더 성공을 점치는 듯하다.

그러나 그러한 낙관적인 생각이 중국의 ‘창의성의 눈부신 활약상’을 간과하게 하는 것 같다. 혁신적인 개념과 세련되면서 개성 넘치는 디자인 아이디어들을 보면 과연 중국이 맞는가 하면서 출처나 디자이너, 기획자를 다시 확인해보곤 한다. 지난 2월 상하이패션위크에서 공개된 헤드차이나의 ‘헤드알파’ 광고영상은 불빛의 흐름, 유선적인 형태 등 몽환적이면서도 미래적인 무드로 테크와 패션의 새로운 경험을 보여주었다. 한국의 헤드가 아니라, 중국 헤드가!

트렌드 리서치를 하면서 최근 들어 발견하는 많은 신선하고 세련된 표현력의 아이디어가 놀랍게도 중국기업이나 중국 디자이너들에게서 나왔음을 확인하게 된다. 크리에이티브한 신진디자이너 및 상품 아이디어의 발굴이 되어온 ‘레드닷어워드’는 한동안 한국의 디자이너들이 많이 참여하고 수상도 주도해왔는데 지난해 대만과 중국의 산업디자이너들의 진출과 수상이 판도를 뒤집었다.

획기적인 아이템이 세련된 디자인과 섬세하고 절제된 디테일을 입어 시선을 압도하는 아이디어들이 다수 출품되었고 다수 수상작이 되었다. 세계의 굴뚝이던 중국이 거대 소비지역으로 떠오르자마자 창조자의 역할까지 마다하지 않는다. 

불경기나 불투명할 때 크리에이티브보다 커머셜로 중심은 옮겨진다. 그러나 올 상반기 ‘메종오브제’와 ‘PV’에서는 지금까지의 안전주의와 합리주의를 과감히 탈피하고 새로운 탐닉에 대해 강조했다. 메종오브제의 인스피레이션 전체 키워드는 ‘크레이지(Crazy)’였다.

달콤한 망상에 빠져봄직한 기발한 생각과 유머를 통한 창조력에 대해 얘기하는 것이다.  PV 또한 자신만만한 낙관주의를 선택하고 아름다움과 혁신성, 창조성으로 새로운 시즌에 기대를 걸었다.

패션명가들이 lab실을 공개하거나 만들며 혁신적인 시도를 끊임없이 해나갈 때, 그리고 중국의 창의성이 주도권을 쟁탈해나가고 있을 때, 제조시장으로서의 매력을 잃어버린지 오래인 우리는 소비력으로 치자면 너무 작은 시장이고 그나마 거대소비시장인 중국으로의 진입로 또는 그를 위한 테스트베드시장(테스팅마켓)으로 여겨질 뿐이다. 그리고 우리는 언제부터인가  ‘창의성’보다는 ‘상업성’을 최고의 덕목으로 여기게 되면서 ‘창의성’의 문화가 발달했던 기업들이 하나둘씩 그 문화를 상실해갔다.

어느 때 부터인가 매장 간판을 떼어내면 브랜드를 구분할 수 없다고 한숨을 쉬지만, 기업의 생존은 그보다 바삐 돌아간다. 그러나 기억해야 한다. 기업에서 누군가는 혁신성, 창의성을 위해 미쳐있어야 한다. 아웃도어 넘버1 ‘노스페이스’의 지휘자는 말한다. “모든 패러다임을 바꿀 수 있는, 판을 바꿀 수 있는 혁신성, 창의성이 우리에겐 필요하다.”  “크레이지하라”  크리에이티브 팩토리 명함을 내밀며 크레이지 팩토리라고 소개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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