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쉬미스트(R.SHEMISTE)’ 원지연 디자이너가 지난 10월 도쿄에서 열린 아시아 패션 컬렉션에 한국 대표로 참가, 11월 홍콩 편집매장 I.T에 입점하며 주목을 모으고 있다. 신진 디자이너의 참신한 디자인과 확고한 의지는 물론, 브랜드 아이덴티티와 비즈니스 플랜을 짜임새 있게 갖췄다. 원재연 씨는 런칭 1년 만에 뉴욕 패션쇼 데뷔를 앞두고서도 “그동안 해왔던 대로 꾸준히 하겠다”며 차분한 표정으로 이야기를 이어갔다.
- 24세에 자신의 브랜드를 런칭해 전개하고 있는데, 패션 디자이너 경력과 브랜드 런칭 과정이 궁금하다.
어린 시절부터 기성복 의류업에 종사하셨던 부모님 덕분에 태어날 때부터 의상 디자인을 접할 수 있었다. 옷이 만들어지는 과정을 자연스럽게 접하면서 흥미가 생겼고, 옷을 보는 안목과 업계에 대한 시야가 넓어졌다. 상명대 의상학과에 진학해 디자이너를 꿈꾸면서도 사업으로 염두에 뒀기 때문에, 패션 디자인은 분명히 구매자에게 감성을 판매하는 일이라고 생각하며 브랜드를 준비했다.
이후 패션공모전에서 발탁되면서 방송에 출연해 알려지고, 나 자신을 다지면서 마음이 맞는 친구를 만나 함께 시작하게 됐다. 내가 디자인 업무를 도맡고 파트너 이주호 씨가 마케팅과 이외 업무를 담당한다. 동료가 있어 브랜드에 대한 책임감도 생겼고 내 편이라는 믿음도 있어 든든하다.
- 브랜드 ‘알쉬미스트’의 컨셉과 테마, 주요 품목과 유통은 어떻게 전개되고 있나.
연금술사를 뜻하는 알케미스트에 상기(remind)시킨다는 뜻의 R과 여성(she)의 S를 더해 변형시켜, 여성을 다시 생각하게끔 한다는 의미를 불어넣었다. 여성스러운 섬세함과 매니시한 매력을 다 갖고 있는 중성적인 느낌의 여성복이다. 2012년 말 2013 S/S 컬렉션을 선보이며 시작했는데, 시즌별 컨셉에 따라 직접 드로잉한 그래픽을 제품에 담는다.
2013 F/W는 플라이트(flight)를 컨셉으로 직접 일러스트레이션을 작업했고, 사진을 전공한 이주호 씨가 룩북을 촬영했다. 제품들 가운데서는 아우터가 브랜드를 가장 잘 나타내고 컨셉을 확연히 보여줄 수 있어서 애착이 간다. 두타 두체존 단독매장과 편집매장 에이랜드, 어라운드 더 코너에 입점되어 있다.
- 지난 10월 도쿄에서 열린 아시아 패션 컬렉션에 어떤 계기로 참가하게 됐나.
메르세데스벤츠 도쿄패션위크 이벤트 중 하나로 ‘아시아 패션 컬렉션’이 열렸다. 한국과 태국, 홍콩에서 각 1명과 일본 2명의 신진 디자이너 옷을 소개하고 인큐베이티 해주는 프로젝트다.
한국패션협회 추천을 받아 한국 대표로 컬렉션에 참가하게 됐는데, 신진 디자이너에게 흔치 않은 기회였기 때문에 정말 영광스럽고 뿌듯했다. 이 자리를 빌어 한국패션협회 박영수차장님과 모델라인 이재연 회장님께 감사드리고 싶다.
- 향후 ‘알쉬미스트’ 디자인과 유통 등 사업 계획은 어떻게 전개할 계획인가. 또한 디자이너로써 갖고 있는 꿈이 있다면.
지난 번 도쿄에 이어 2월 뉴욕에서도 패션쇼를 하게 됐고, 이번 11월부터 홍콩 대형 브랜드샵 I.T를 시작으로 해외로 수출도 하게 됐다. 유통을 넓혀가는 과정에서 해외에서도 한국 디자이너에게 관심이 많다는 것을 느꼈고, 그만큼 자부심도 느끼고 더 잘해야겠다는 열정도 커졌다.
국내 유통에서 5개월 정도 판매해 본 결과 브랜드 개성 말고도 유행에 맞춰가야 하는 어려움이 있다. 다행인지 국내보다는 해외에서 더 알아봐 주는 편이어서 해외 시장에 적극적으로 나서볼 생각이다. 국내는 물론 해외서도 한국 디자이너라는 타이틀에 누가 되지 않도록, 제품의 디자인이나 질은 물론이고 아이덴티티가 확실한 브랜드가 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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