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의 판로는 이미 포화상태다. 메이드 인 코리아를 인정해주는 중국· 베트남에서 수제화를 판매해 그 수익금으로 명품을 만들어 유럽· 미국까지 공략한다”
박동희 서울성동제화협회장이 꿈꾸는 서울 성수동 제화업계의 미래다. 그는 스스로가 움직이지 않으면 변하지 않는다는 신념으로 백화점, 군부대 등 판로 개척을 위해 문을 두드렸다. 그는 협회 일을 시작한 후 개인적인 손해가 컸다. 자신의 공장 수입은 3분의 1로 줄었다. 30억원을 기록하던 매출이 올해 10억원으로 줄었다.
“이 일에 몰두할 수 밖에 없는 이유는 소공인들이 함께 살아나야 성수동의 미래가 밝기 때문입니다.”
그는 18년 동안 성수동에서 수제화의 길을 길었다. 협회일은 3년 했지만 회장직은 2년째다. 성수동 일대는 대기업에 주문자상표부착(OEM) 방식으로 수제화를 생산해 납품하는 업체가 많다. 390여 업체가 10인 미만의 소규모로 운영되고 있다. 여성화 생산이 대부분이다.
“소비자들에게 성수동이 수제화 생산의 직접지이고 메카라는 것을 알리게 됐습니다. 성수동이 주목받기 시작한 것도 2년전 부터 소공인 업체들이 OEM 방식에서 벗어나 ‘구두와 장인’ 으로 판로를 개척하게 됐습니다. 스스로 개발력과 디자인의 퀄리티를 높였더니 시너지 효과가 엄청납니다. ”
서울성동제화협회는 2009년에 설립했다. 2011년에는 소공인들이 ‘구두와 장인’를 만들어 공동판매장  ‘서울성수수제화타운(SSSR)’을 열었다. ‘구두와 장인’은 12개 업체 소공인들이 모여 운영한다. 100% 수작업으로 직접 제작, 판매를 한다.
“구매 고객은 3년동안 무료 AS를 받고, 성수동 본점에서는 유통 마진이 빠진 40~50% 할인된 가격으로 구두를 살 수 있습니다.” 그가 내세운 마케팅전략이다. ‘구두와 장인’은 상수 본점에 이어 올해는 롯데백화점 본점과 롯데아울렛 고양터미널점에 정식 매장을 열었다. 오는 12월 중순에는 롯데아울렛 동부산점에 매장을 연다. 내년에는 10개점으로 매장을 늘리고 ‘구두와 장인’ 로드샵 대리점 모집도 계획하고 있다.
“한국 경제는 불경기에 접어들었습니다. 한국 제품이 중국 저가에 밀리고 외국 유명 브랜드의 고가 상품에 밀리고 있습니다. 국내 판로는 포화 상태인 만큼 메이드 인 코리아를 원하는 중국과 베트남을 대상으로 판매를 할 것입니다. 그 수익금으로 명품을 만들어 외국을 공략한다는 전략입니다.”
지금은 세계적 명품을 만들기 위해 주춧돌을 쌓고 있다고 말한다. 그는 소비자들에게 ‘구두와 장인’을 알리기 위해 끊임없이 품질 향상을 위해 애쓰고 있다. 재구매 고객을 끌어 들이기 위해 매일 새 제품을 생산해 고객 반응이 없으면 다시 디자인하기를 반복, 1000족이 넘는 다양한 구두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소공인들은 개발을 할 수 있는 자금이 부족하고 하나를 개발해 봤자 경쟁력에서 밀린다고 안타까움을 나타냈다. “협회에 개발비가 모이면 다양한 디자인이 나와서 시너지 효과가 나타납니다. 물류비, 디자인비, 개발비로 공동사업장, 공동 판매장, 공동 판로를 할 수 있게 소공인에 대한 관심과 정책적 지원을 바랍니다. ”
박 회장은 성수동이 구두 뿐만 아니라 가방, 액세서리, 음식 등 복합 문화 공간으로 탄생해 상생 협력해 나가기를 꿈꾼다고 덧붙였다. 지하철 2호선 성수역에는 구두를 테마로 한 ‘슈스팟 성수(Shoespot Seongsu)’가 있다. 1960년대까지 서울역 염천교를 중심으로 형성된 구둣가게들은 1970~80년대 명동, 1990년대 이후 성수동으로 옮겨갔다.
구두 제작 과정과 역사, 성수역 업체들의 이름을 볼 수 있다. 서울시가 지원하는 성수역 교각 주변 공간을 활용해 만든 구두 공동판매장 ‘프롬SS’도 있다. 현재 성동제화협회 회원은 30여 업체다. 100% 장인정신으로 다시 한번 성수동 수제화의 부활을 꿈꾸는 이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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