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김정민 피스워커데님 대표 - 천방지축 원단쟁이 “데님 디자이너 되다”
[인터뷰] 김정민 피스워커데님 대표 - 천방지축 원단쟁이 “데님 디자이너 되다”
  • 한국섬유신문 / /이원형 기자 [email protected]
  • 승인 2015.04.0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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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만원 짜리 청바지가 나올 수 있는 이유는 지구 반대편 광활한 목화 밭에서 쉴새없이 일하는 노동자들의 피땀 때문이에요. 그들은 평생 일해도 청바지 한 번 입어볼 수 없어요. 노동자의 땀과 눈물을 기억하고 만드는 것이 제 마음 속 캠페인이자 브랜드 동력이기도 합니다.”

5년차 남성데님브랜드 ‘피스워커데님(PIECE WORKER DENIM)’ 김정민 대표<사진·30>는 지금까지 안해본 일이 없다. 세계적인 데님 패브릭 브랜드 이스코 데님에서 5년을 일했을 당시에도 이런 저런 잡일을 뛰며 생계를 유지했다. 돈을 모으는 건 고사하고 이리저리 데님 업계를 뛰어다니며 청바지에 대해 모르는 게 없을 만큼 발로 뛰며 공부했다.

“이스코 데님은 터키 태생으로 디올옴므, 생로랑, 디젤 등 유명 브랜드에 질 좋은 원단을 공급하는 곳입니다. 이 곳에서 다양한 원단을 만지며 감각을 익힌 게 브랜드 런칭에 많은 도움이 됐어요. 이렇게 좋은 원단을 왜 안쓸까? 라는 생각이 들었을 때 알았죠. 제가 직접 만들어서 보여줘야겠다는 것을.”


김 대표는 고등학교 때부터 인천 구제시장에서 구제 제품을 떼다가 옥션에 팔만큼 옷을 좋아했다.그리고 20살 한창 뜨거운 나이에 동대문에 진출(?)했다. 우물 안에 있다 세상 밖에 나온 개구리 처럼 동대문은 한 마디로 별천지였다.

“동대문에 처음 입성하고 고생도 많이 했지만 정말 다이나믹한 시간이었어요. 구제 제품을 팔다보니 유명 브랜드 짝퉁이다 뭐다 해서 소송도 당할 뻔 했습니다. 하지만 매일 쉴새없이 돌아다니면서 원단을 팔았어요. 대학에서는 디자인학과를 다니면서 디자이너에 대한 꿈도 조각해 나갔습니다.”

피스워커데님 제품은 실밥 많고 삐뚤빼뚤한 스티치 데님과는 다르다. 조그만 사무실에 원단 기둥 수십개와 스와치를 쌓아놓고 밤낮을 디자인 연구에 몰두한다. 부자재, 원단 어느하나 쉽게 넘어가지 않고 봉제도 꼼꼼히 한다. 7~10만원 대 가격도 해외 프리미엄 데님에 비하면 합리적이다. 그 결과 ‘에이랜드’ 가로수길, 코엑스, 홍대, 잠실 점을 포함한 11개 매장에 입점됐으며 프랑스 파리의 편집샵에도 들어갔다. 자체 온라인 스토어와 무신사에서도 활발한 판매를 하고 있다.

“지금까지 홍보를 일절 하지 않았어요. 입소문으로 사랑받고 싶은 욕심이 있었거든요. 튼튼하고 질 좋은 데님을 사고 싶어하는 소비자들이 더 많아졌으면 좋겠습니다. 한번에 대박나기보단 마니아들을 상대로 차근차근 알려지고 싶어요.”

피스워커는 일용직 노동자라는 뜻이다. 그가 실제로 뛰어다녔던 현장이기도 하다. 뜨거운 햇빛 아래서 땀을 흘리는 일용직 아저씨들의 얼굴을 보고 가슴 깊숙이 희열을 느낀 김 대표는 그렇게 브랜드를 만들었다. 브랜드 로고도 용접 마스크다.

김 대표는 “브랜드를 만들고 보니 ‘피스 워크(piece work)’라는게 한 사람이 처음부터 끝까지 옷을 만드는 , 장인정신이라는 뜻이 있더라. 우연인지 필연인지 기분 좋은 순간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앞서 말한 캠페인에 대해서도 꼭 실천해 나가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캄보디아 목화 노동자에게 목사님을 통해 청바지를 기부했지만 피드백이 없어 소식조차 들을 수 없었습니다.”
다음달 여성 라인 데님을 런칭하는 김 대표의 최종 꿈은 토탈 데님브랜드로 우뚝 서는 것, 목화 노동자에 대한 캠페인 또한 꾸준히 이어가는 것이다. 10년 전 인천 구제 시장을 휘젓고 다니던 철부지 고등학생에서 자신만의 철학으로 똘똘 뭉친 김정민 대표가 누구보다 기특하다. 피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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