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피전문가에서 방향전환
우븐 프로모션 업체 창업
한 분야에서 오래 몸 담은 사람이 새로운 길에 도전하기란 쉽지 않다.
우븐 프로모션 업체 ‘에프엘(FL)’의 이병국 대표는 20년간 ‘삼양모피’에서 활약하다 지난해 11월 프로모션업계에 첫 걸음마를 뗐다. 프로모션 산업은 “패션업계가 잘되야 프로모션이 산다”는 말이 있을 만큼 경기를 잘 타는 산업 중 하나다. 이 대표는 유난히 까다로운 길을 선택한 이유에 대해 “시대의 흐름에 맞춰서 움직인 것 뿐이다”라고 말했다.
“모피업계를 아예 떠난 건 아닙니다. 베트남 생산공장을 자가공장으로 활용하고 있어요. 형과 아우처럼 힘든 일이 있으면 언제나 달려가는 사이입니다. 프로모션 업체 중 자가공장을 가지고 있는 회사가 많지 않아요. 회사 기반을 마련하는 데 중요한 역할이 됐습니다.”
‘일하는 순간만큼은 항상 오너의 정신으로 일하자’를 모토로 삼은 그는 대학생 시절 화학공학과를 과감하게 포기하고 패션디자인과로 전과했다. 그 당시 패션시장은 최대 전성기였다. 옷이라는 아이템에 모두의 이목이 쏠리는 때였다.
“집안에 패션업계에 종사하시는 분들도 계셨고 그 시절 패션시장은 말도 못하게 인기가 많았어요.패션이라는 분야에서 지금까지 활약할 수 있다는 것이 영광입니다.” 친·인척 관계가 누구보다 끈끈한 모피업계에서 20년간 살아남은 이병국 대표의 힘은 무엇이었을까.
그는 “디자인, 영업, 생산을 두루두루 거쳐서 모피에 대한 시장파악을 잘 해왔다”며 “한 분야에만 안주해 있었다면 살아남지 못했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실제 그는 지금도 업계를 종횡무진하느라 하루종일 바쁘다. 프로모션 업체 대표라면 무조건 갖춰야할 덕목(?)이기도 하다.
‘에프엘’은 현재 베트남 자가공장을 기반으로 10개 업체에 납품을 하고 있다. 마코스포츠와 펠틱스, 팬콧, 지센, 플레이보이골프 등 다양한 컨셉의 브랜드가 주 고객이다. “이 업계에서 살아남기 위해선 디자인, 품질, 가격경쟁력 이 세박자가 모두 갖춰져야 합니다. 저희는 베트남 공장에서 물건을 들여오고 있기 때문에 임가공비가 국내보다 저렴한게 장점이죠. 12명의 디자이너들도 캐주얼, 여성복, 스포츠웨어 팀으로 나눠져 체계적인 제품 개발에 몰두하고 있습니다.”
올 해 매출 100억을 꿈꾸는 이 대표는 자신의 동력이 젊음, 그리고 열정이라 말한다. “지금 내 에너지가 젊은 애들에 비해 한 물 가긴 했지만 누구보다 바쁘게 뛰어다닐 힘은 남아있습니다. 누군가가 나를 불러주기를 기다리지 않고 먼저 찾아가는 것. 젊은 날로 돌아가진 못하지만 그 때의 초심을 유지하는 것. 그것이 바로 나의 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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