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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세무역 이명호 사장은 지난 11월 9일 브라질 상파울
로에서 큰 낭패를 보았다. 아침 일찍 호텔을 나와 거래
처에서 상담을 위해 바이어를 기다리던 중 화장실에 들
러 손을 씻다가 양복 바지 뒷주머니에 꽂아 두었던 지
갑이 없어진 것을 발견하고는 화들짝 놀랐다. 시간은
현지 시각으로 오전 11시 30분경.
지갑안에는 美 달러화 및 브라질 레알화, 우리나라 원
화를 합쳐 총 600여만원에 달하는 현금이 들어 있었고
그밖에 해외 여행에 필수인 각종 크레디트 카드등이 함
께 있었기 때문에 지갑을 못찾을 경우 큰 피해를 볼 수
도 있는 난감한 상황이었다.
이사장은 대체 어디에서 지갑을 잃어버렸는지 모르는체
분주히 오가다가 택시에서 내려 걸어왔던 길을 차분히
되짚어 나가 보았다.
기억을 더듬어 나가던중 마지막으로 택시를 내렸던 지
점에 이르러 이사장은 눈에 익은 자동차 한대를 발견했
다.
자신이 탔던 택시는 미터기가 특이해 꼼꼼하게 기억해
두던 터였다. 그리고 거기서 약 수미터 떨어진 곳을 본
순간, 이 사장은 낮익은 얼굴과 눈이 마주쳤다. 자신이
탔던 택시 기사였다.
자초지종은 이랬다. 현금이 많아 불룩했던 지갑은 택시
를 내리면서 이사장 주머니에서 빠져 나왔고 택시기사
는 손님이 내린후 빈차에 남아 있는 지갑을 발견, 주인
을 찾기 위해 같은 구역을 서너바퀴나 돌고 있었다. 결
국 이 택시기사는 지갑에 있는 사진을 토대로 손님을
내려준 지점에서 혹시 사진 속의 인물을 본 적이 있는
지 수소문하던중, 마침 길을 되짚어 오던 이사장과 눈
이 마주친 것이었다.
택시기사의 이름은 Ricardo de Rosa. 이사장은 고마움
의 표시로 사례를 하려고 했으나 택시기사는 『주인의
물건을 주인에게 되돌려 주는 일은 당연한 일』이라며
극구 사양했다.
이명호 사장은 『지갑을 잃어버리면 99.9%는 되찾을
방법이 없다는 브라질에서 이런 방식으로 지갑을 되찾
는 것은 대단한 행운』이라며 그 고마움을 잊지 못해
기사의 인적사항을 자세히 적어 귀국, 언젠가 기회가
되면 다시 한번 보답할 생각이다.
<정기창 기자>